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화 Jun 03. 2024

가치 있는 일

아들 어떻게 생각해? (11)

아들 : 엄마 갖고 싶은 거 있어?


엄마 : 아니 없는데~


아들 : 엄마~ 갖고 싶은 거 진짜 없어? 내 통장에서 돈 꺼내서 필요한 거 사!


엄마 : 엄마는 유호랑 맛있는 거 먹고 일하고 저녁에 편하게 잠자리에 들고 그냥 그게 젤 좋아~ 오늘도 무사해서 다행이다.. 그러다 맛있는 거 먹고 그거면 돼! 계속 생각해도 지금은 그러네.. 엄마도 전에는 갖고 싶은 거 많았어. 옷도 사고 싶고 예쁜 거 사모으고 근데 지금은 진짜로 그런 게 없어! 계속 같은 말인데 잘 자고 잘 먹고 그게 다 연결되어 있는 거거든? 잘 자야 일하는데 무리 없고 일해서 유호랑 맛있는 거 먹고~


아들 :  그렇구나 그럼 나도 휴대폰 사지 말고 엄마랑 맛있는 거 먹어야지!

엄마 : 아니 너는 안 그래도 돼~ 너는 사보고 싶은 거 해봐도 돼~


남부럽지 않을 만큼 돈이 있는 것도 아니고

태평스레 맘이 편한 것만도 아니다.

소소하게 속 시끄럽고 대단히도 고단하다.

하지만 이번 질문에 만큼은 고민도 없이 대답했다.

아니 아들이 두어 번 더 묻길래 조금 더 생각은 해보았다.

그런데 정말로 크게 갖고 싶은 게 없었다.


그때는 미처 다 말하지 못했지만

대화를 곱씹어보다 문득 알게 되었다.

나의 충족된 지점이 바로 아이란 것을.

너를 키우는 일이 너무나 가치 있는 일이라서

지금 내가 허기질 일이 없었다는 것을.

매거진의 이전글 해보고 안 해보고의 차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