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가는 야구 관련 카페에 자주 올라오는 질문글 몇 개가 있다. <엘리트가 좋을까요 클럽이 좋을까요>, <아이가 야구를 좋아하는데 언제 시작하면 좋을까요>, <레슨 따로 시키시나요?> 등등... 그중 가장 자주 올라오는 질문 중의 하나가 바로 비용에 대한 것이다. 야구를 시키려면 얼마가 드는지 앞으로 어떻게 대비를 해야 하는지 많이들 궁금해한다.
나도 얼마나 쓰나 싶어 대략적으로 메모를 해 놓은 게 있는데 크게 장비부터 월회비, 운영비, 거기에 대회 참가하고 소소하게 추가되는 경비까지 생각보다 많아져서 쓰다 말았다. 그리고 지역별로 학교별로 천차만별이라 하고 또 중학교 이상부터는 더 많이 들기 때문에 초등학교까지는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란 말도 있어서 그동안 마음을 놓아버린 것도 있었다. 그래도 가계에 직접 관련이 있는 매우 현실적이긴 부분이기 때문에 아이 시즌아웃을 기념 삼아 한 번 정리해보려고 한다.
1. 유니폼 : 100만 원+ (년)
- 동계, 하계 해서 100만 원 정도가 든다. 입단할 때 그전 선배들의 소체 지원금으로 유니폼을 지급받아 큰돈 들이지 않고 입단을 했고 순차적으로 하나씩 추가 구입했다. 생각보다 바지 정복이 많이 필요하다. 상의는 닳을 일이 없고 깨끗하게 유지되는 반면 나 같은 경우는 하의가 감당이 안 됐다. 바지는 늘 여유 있게 4벌 정도 유지했고 흙먼지가 묻거나 뚫어지면 바로 버리는 편이었다. 지금은 졸업이 얼마 남지 않아 그냥 뚫어진 것도 입힌다. 무엇보다 양말이 땀에 절어서 제일 많이 사서 교체해 주었고 운동화는 일반야구화와 포인트화를 사이즈별로 같이 사줘야 했다.
2. 장비 : 100만 원 (년)
- 선수 장비로 사준 건 글러브 세 개, 연습용 나무 배트 한 개, 나머지는 기존에 아빠가 썼던 내야글러브, 포수글러브 등이 3개 정도 있었다. 장비보다는 소소하게 훈련 용품들을 많이 구입했는데 배팅장갑도 지저분해지고 냄새나서 교체해줘야 하고, 암가드, 헬멧 등도 따로 구입한다. 추가로 고무밴드, 모래주머니, 아령, 줄넘기 등도 따로 준비하라고 하고 특히 모래주머니가 잘 터져서 이것만 4세트 정도 구입했다.
3. 동계비 : 100만 원 (년)
- 2년간 동계를 따로 가보지 않았다. 첫해는 입단 전 3주 해외여행이 잡혀있어서 다녀와서 합류했고 그때는 외부 레슨장으로 오갔다고 했다. 두 번째 해는 학교 운동장에서 훈련하며 필라테스 강사 비용만 추가 납부했다. 올해는 동계리그 차원으로 지방을 가긴 했는데 대회비에서도 언급하겠지만 평균 숙박, 식사, 차량해서 하루 10만 원 정도 잡는 게 정설이다. 다른 학교는 주변학교와 조인해서 지방을 가기도 하고 어떤 학교는 교육청 지원금이 남아서 제주도로 동계를 다녀온 곳도 있었다.
4. 월회비 : 60만 원 (월)
- 올해 기준 가장 많은 달이 66만 원, 가장 적은 달이 48만 원이었다. 회비는 야구부 인원수별로 1/N이긴 하지만 저학년은 50% 할인해 주는 곳도 있고 형제할인이 적용되는 곳도 있어서 학교별로 상이하다. 평균 60만 원 정도 잡으면 무난할 것 같다. 참고로 입단했을 때는 회비가 30만 원 정도였다. 인원도 중요하지만 코치진의 급여액도 중요한 요소다.
5. 레슨비 : 36만 원 (월)
- 5학년 초 시작한 레슨장은 1회 한 시간 6만 원을 냈고 이건 지인찬스를 쓴 금액이라 정확한 시세는 아니었다. 다른 지인으로부터 그때 당시 평균이 8~10만 원 선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다음 간 곳은 2시간에 9만 원이라 무척 저렴한 편이었는데 이후 확장이전 하면서 1시간에 9만 원으로 변경되었다. 그래도 주변에서는 비싼 금액은 아니라고 한다. 초등, 중등, 고등 금액이 다르고 서울지역이 조금 더 비싸다는 말도 있다. 물론 더 저렴한 곳도 있다. 보통 10회씩 결제하는데 우리 레슨장은 특이하게 4회차씩 납부받는다.
6. 운영비 : 30만 원 (월)
- 말 그대로 운영하기 나름인 금액이다. 아이들이 쓰는 모든 물건과 야구부 운영에 필요한 물건을 공동으로 사고 매달 1/N 한다. 공식적인 비용은 아니어서 쉬쉬하는 곳이 많고 공식적인 자료를 남기지도 않는데 어디까지나 실제 하는 비용이고 어떤 달은 20만 원대로 적지만 어떤 달은 40~50만 원까지도 올라간다.
7. 대회비
- 지역예선 대회는 차량기름값이면 충분하지만 지역대표로 전국대회에 나가거나 타 지역 대회에 참석하게 되면 숙박, 식사, 차량 비용이 따로 든다. 선수들 편하라고 차량은 리무진급으로 준비했고 올해는 지방을 여러 번 갔다. 흥타령기 천안, 소체 경남 밀양, 울진대회, 협회장기, 박찬호기까지 5번 정도 이동했으며, 비용은 정확한 산정은 어려워 운영비로 갈음한다.
8. 기름값
- 훈련장으로, 연습경기장으로, 대회장으로 아이들 실어 나르는 비용이다.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비용이지만 차량이 없는 곳에서 엄연히 존재하는 비용이다. 자원해서 진행한다. 봉사개념이다.
9. 사설 동계비 : 120만 원
- 보통 초6과 중3이 졸업하고 상급학교로 진학 전에 겨울방학에 생길 훈련 공백시에 쓰는 비용이다. 아들 같은 경우 두 달은 조금 부담스러워서 1월은 쉬면서 개인운동을 하다 2월 한 달 집중훈련을 하기로 했다.
년으로 계산한 금액은 평균 10만 원으로 잡고 표기된 금액을 더해보면 월 166만 원이 나오는데 체감상 이보다 더 든다고 느껴진다. 경기 보러 가고 대회 따라다니는 금액도 별도고 병원비에 운동하는 아이 먹고 마시는 것도 무시 못한다. 그래도 지방 대회 따라가는 비용은 여행 간다는 생각으로 그러려니 하는데 여행 가서 할 수 있는 선택지는 '야구장'밖에 없다는 게 함정이다. 이제 곧 중학교에 입학하면 월회비와 레슨비도 조금 오를 것 같고 특히나 동계비가 확연히 올라갈 것이다. 이렇게 적다 보니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다. 야구 잘하면 효자, 야구 그만두면 더 효자라는 말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