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클볼 레슨일지(4)

2026.01.06(화)

by 유화

연말이기도 했고, 아이 졸업여행도 다녀오고 이제는 <엄마표 자체 동계프로그램>까지 운영하려다 보니 이래저래 운동을 건너뛸 수밖에 없는 상황이 왔다. 그래서 화요일 개인레슨, 수요일 듀엣레슨을 한 번에 받고 구례에 다시 내려가려고 4시간 운전을 해서 올라왔다.


이런 나의 열정을 코치님이 아셔야 할 텐데.. 오늘 <공격> 배우기로 했다고 말씀드리면서 스윙발리랑 펀치발리는 기억나는데 백핸드는 잘 모르겠다는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것만 모르는 건 아닐 수도 있다는 말로 시작하는 걸 보니 오늘도 내 열정은 보이지 않으신 듯하다. (나는 괜찮다.)


역시나 스윙발리 동작이 잘 나오지 않았고 어색해하던 모양새가, 춤을 추러 온 게 아니라는 말을 듣자마자 차차 자세가 잡히는 거 보면서 나는 문득 T들을 존경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언행은 마음은 쓰리지만 무언갈 배우는 데는 최고인 것 같다. 백핸드 동작도 제대로 처음 꼼꼼히 배운 것 같아 너무 재미있다고 하자 잘해야 재밌는 거란 말씀도 잊지 않으셨다. 아무래도 코치님은 내가 10년 뒤쯤 국가대표가 될지도 모른다는 큰 꿈이 있으신 것 같다.


그간 듀엣도 좋긴 했지만 개인레슨을 하면서 좋은 점은 레슨이 끝나고 하는 피칭머신 스윙 때 동작 하나하나를 복기해 보며 천천히 연습을 할 수 있다는 거다. 그전엔 수다를 떨거나 의미 없이 스윙을 해서 이 반복되는 동작이 참 재미가 없었는데 혼자 하면서 집중도 잘되고 발움직임도 자연스러워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왼쪽으로 보내는 연습을 하세요."


와, 내가 만족해하는 게 보이나? 볼이 가운데로 잘못 가는 거 언제 보신 건지 다른 사람 레슨하러 가시면서도 놓치치 않고 코칭을 해주신다. 감격해서 내일 운동 쉴까 살짝 고민하다 이런 훈련을 매일 하는 아들 얼굴이 아른 거려서 묵묵히 볼을 정리하며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