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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화 Jul 06. 2016

그대 그 악을 거두었으면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2012년) 2016년 5월 기록


밀레니엄은 신문사 이름이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기 전 가장 궁금했던 점이라 혹시 몰라 먼저 밝혀둔다). 스웨덴을 배경으로 한 영화라서 그런지 북유럽의 춥고 스산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 영화는 실제 스웨덴에서 만든 작품이 원작이며, 2009년 무려 세 편이 연속으로 개봉되었다. 그 때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으나 헐리웃에서 ‘다니엘 크레이그’를 내세워 발 빠르게 리메이크하며 흥행에 꽤나 성공을 하게 된다.   

2012년에 개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에서야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굳이 찾아보게 된 이유는 최근 연속으로 섭렵중인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영화란 사실 때문이었다. 핀처 감독은 연출 면에서 대단한 찬사를 받고 있고, 사실 여러 방면으로 탁월함을 갖췄지만 무엇보다 스토리텔링이 남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원작 소설이 워낙 베스트셀러였기에 스토리가 탄탄한 건 이미 증명되었겠으나, 그래도 구성력 있는 표현들이 잘 나타난 건 핀처 감독이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부패재벌을 폭로한 밀레니엄의 기자 ‘미카엘’은 또 다른 재벌 헨리크의 제안으로 그의 가족사를 캐게 되고 그 일로 조수격인 천재 해커 ‘리스베트’를 만나 둘은 파트너가 되어 사건을 해결해 간다. 두 사람에 대한 소개가 각각의 사건으로 진행되다 둘이 만나게 되는 점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루니마라는 ‘007의 히어로’ 다니엘을 넘어서는 어마어마한 존재감을 보여주는데 그녀가 연기한 '리스베트'는 이 영화의 전부라 할 만큼 독보적인 캐릭터였다. 영화가 끝나고 그녀가 소셜네트워크의 ‘에리카’였다는 사실에 놀라 한동안 검색에 검색을 멈추지 못했다.      

그녀에 대한 필모와 이미지, 그리고 가족관계 등 새롭고 놀라운 사실들이 영화만큼이나 흥미로웠다. 무언가 홀린 듯 자신에게 이목을 집중시키는 그녀는 너무나 매력적으로 맡은 배역에 충실한 연기를 해내는데, 그 결과 「펑크룩과 피어싱」, 그리고 「파격적인 헤어스타일」을 완벽히 소화해낸다. 어두운 과거를 숨기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선택한 ‘눈에 띄지 않는 삶’의 모습 역시 그녀는 자연스럽게 그려낸다.      


여리고 작은 체구 탓에, 그리고 가진 게 없고 이용당할 위치에 놓였다는 사실 탓에 영화 중간 비리 공무원에게 성적인 가학을 당하는 장면에서는 정말이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약한 자를 좀먹으며 자기 배를 채우는 탐욕자들에 대한 분노가 일었으나, 또한 그 이상으로 복수해내는 장면에서는 통쾌함을 느꼈다. 다소 잔인함이 있기에 영화를 보려고 한다면 이 부분에 대한 약간의 마음의 준비가 필요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쨌든 두 사람은 보기 좋게 사건을 해결하고 이러저러한 장면들로 프롤로그는 꽤나 길게 이어지는데 이상하게 이 부분이 상당히 좋았다. 다음 편을 예고하기위해 좀 더 공들인 면이 느껴졌다고 해야 할까. 스웨덴 원작도 꽤 수작이라는 정보가 있어 현재 찾아볼 것인지 살짝 고민 중이지만 헐리웃에서의 '밀레니엄 2'가 나온다면 리스베트의 활약상을 기대로 그 영화만은 고민 없이 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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