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작품 수업은 국어 교과에서 문학 영역을 수업할 때 한 권의 작품을 전부 다 읽고, 혹은 읽으면서 진행하는 수업이다. 기존의 교과서에는 문학 작품이 일부분만 제시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고, 깊게 감상하는데 도움을 주지 못한다. 2017년부터 적용 중인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한 학기 한 권 읽기’라는 이름으로 도입되었다.
2014년 이계삼 선생님의 ‘삶을 위한 국어 교육’을 읽으면서 관심을 가지게 된 온 작품 수업은 이듬해인 2015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4년간 20여 권 정도의 책을 가지고 수업했다. 읽으면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한 수업도 있고 읽어 주기만 한 수업도 있다.
온작품 수업을 할 때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책을 어떤 방법으로 읽을 것인가’였다. 집에서 책을 읽어오고 학교에서 수업을 하는 방법과 학교에서 함께 읽으며 수업하는 방법이 있는데, 전자는 읽어오지 않는 아이들이 생기고, 후자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에 전자는 더 많은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점, 후자는 책의 내용을 더 자세히 깊게 생각하고 이야기 나누며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난 주로 학교에서 함께 읽는 방법을 택했다. 평소 아침 시간이나 수업 시간에 책 읽을 시간을 자주 주면서 각자 자연스럽게 책 읽는 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하고, 온 작품 수업 시간에는 깊고 자세하게 읽으며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싶었다.
그날 수업할 부분을 읽어 주고 나서 교육 과정 성취기준을 참고하여 뒷이야기 상상하기, 인물이 추구하는 삶 알아보기, 사건의 배경과 전개과정 파악하기, 어려운 단어 찾아보기 등을 공부했다. 한편으로는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토의, 토론, 질문 만들기, 연극, 인형극, 클레이 애니메이션 제작 같은 여러 활동을 자유롭게 펼쳤다.
나는 온 작품 수업을 하기 전에 처음에 어떤 수업을 할 것인지 생각하면서 책을 한 번 읽고, 활동지를 만들거나 수업을 구체적으로 준비하면서 두 번 읽고, 아이들과 수업하면서 세 번 읽었다. 아이들이 책의 이야기와 준비한 활동을 재미있어할 때, 아이들 입에서 예상하지 못한 다양한 질문과 이야기들이 쏟아질 때, 평소 책과는 거리가 먼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수업한 책을 펼쳐 들고 뒷부분을 읽을 때, 혼자 읽을 때는 무슨 말인지 잘 몰랐는데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니까 알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 보람을 느꼈다. 책을 읽으면서도 계속해서 머릿속에 생각과 질문을 떠올리며 어떻게 수업에 적용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동안 잊고 지냈던 문학 자체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온작품 수업은 아이들이 타인과 세상을 바라보는 힘과 상상력을 키우고, 자신의 삶과 연관 지어 스스로를 성찰하는 자세를 기르기 위해서 정말 중요하다. 인간의 얼굴, 몸통, 팔다리가 각자 따로 움직이지 않고 하나의 몸으로서 유기적으로 움직이듯이 문학 또한 교과서의 토막 난 일부분이 아닌 작품 전체를 읽으면서 공부할 때, 아이들은 문학을 알아가고 느끼며 문학 자체에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