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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동문 Jul 24. 2019

모두 다 잘 어울린다는 건

  안타깝게도 학교에서는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심각한 따돌림 문제까지 발생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까?

  우선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의 특성을 생각해 보자. 그 아이에게 친구들이 다가서기 힘든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지저분하고 냄새가 나거나, 생각과 말, 행동의 자기 중심성이 강해서 소통이 힘들 수 있다. 친구들과 어울려본 경험이 적거나 어울리는 방법을 몰라서 거친 언어와 폭력적인 행동을 일삼기도 한다. 다른 아이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함께 놀기 어렵다.

  지나치게 얌전하고 조용한 아이들도 있다. 요즘 말로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는 아이들이다. 수업 시간은 물론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도 조용히 앉아서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린다. 이런 아이들은 친구들에게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간혹 자기와 성향이 맞는 아이를 만나 친구를 사귀기도 한다. 다른 친구들 입장에서는 의도적으로 따돌리는 것은 아니다.   

  모든 친구들에게 이와 같은 아이들과 무조건 함께 놀아야 한다고 억지로 강요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런 이유가 있다는 건 알겠다. 이해한다. 하지만 세상은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곳이다. 자신과 많이 다르기 때문에 어울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겠지만, 너무 일부러 피하지는 말고 기회 있을 때 같이 놀면 좋겠다. 그래야 그 친구도 우리도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방법을 계속 배울 수 있다. 나와 다르다고, 차이가 있다고 해서 차별해서는 안 된다’라는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해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학급 다모임과, 다양한 놀이, 체육 활동, 모둠 수업을 통하여 서로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실제로 이러한 노력 끝에 아이들 간의 관계가 많이 발전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런데 만약 여러 사람이 한 아이를 의도적으로 괴롭히고 그 사람에게 언어, 신체 폭력을 행사했다면, 이는 분명 잘못된 행동이라는 사실을 정확하게 알려 주어야 한다. 그 아이가 어떤 고통과 괴로움을 겪었고,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하였는지 알고 나서 진심 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 사안의 심각성에 따라 학부모의 사과와 교육도 필요하다. 더 심각할 경우에는 학부모에게 법적인 책임도 물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처벌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피해를 입은 아이 마음의 치료와 잘못을 한 아이의 반성과 성장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교사와 부모 입장에서 다른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를 바라본다는 건  힘든 일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섣불리 개입하는 건 조심해야 한다. 잘못했다가는 아이들에게 반감을 사고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사회성 부분에서도 아이들의 성장 속도는 다르다. 우선 급한 마음은 내려놓아야 한다. 어른들이 보기에 많이 답답하더라도 아이들의 표정과 말, 행동을 세심하게 살펴보자. 아이들이 이야기를 꺼낸다면 귀 기울이고 공감하며 기다리자. 언제 어떤 말을 해주고, 함께 움직일 수 있을지를 고민하자. 교사가 아이들을 향한 따스한 시선과 적절한 행동을 거두어들이지 않는다면 아이들은 각자의 속도에 따라 자연스럽게 커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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