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평범하고 부족한 교사다. 많은 교사들이 가지고 있는 석사 학위도 없고, 특정한 분야에 대한 깊고 넓은 뛰어난 전문성도 없다. 초등교사가 지니면 좋을 훌륭한 예체능 실력도 없다. 감정 조절이 안 될 때가 많아서 아이들에게 소리 지르며 화내기 일쑤다. 수업을 특별하게 잘하는 것도 아니다. 이런 나에게 교사로서의 장점을 찾아본다면 그건 딱 한 가지. 바로 ‘반성’이었다.
처음 6학년 담임을 할 때였다. 나름대로 무엇인가를 열심히 설명하는데 교실 분위기는 축 처져 있었다. 설명하는 나도 답답해질 무렵, 한 아이가 손을 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선생님~ 우리 재미있게 수업해요~ 재미있게…….”
재미있게라…….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내 수업이 그렇게 재미가 없었구나. 아이들에게 미안했다. 오죽 지루했으면 저렇게까지 직접 말할까. 그 때부터 수업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생활 교육 역시 비슷하다. 아이가 문제 행동을 보이면 교사인 나는 화를 내고 잠시 후 왜 그렇게 화를 냈을 까 반성을 한다. 그리고 아이에게 사과를 했다. 이런 패턴이 수없이 반복되었다. 그럴수록 마음은 불편하고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았다. 책과 연수를 찾았다. 특히 2015년부터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는 학교에서 만난 여러 좋은 선생님들과 함께 수업과 생활 교육에 대하여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이곳의 글은 그동안의 반성과 고민, 공부와 실천의 기록이다. 이미 세상에는 분야별 수업, 생활 교육과 관련해서 훌륭한 책들이 차고 넘친다. 내가 하는 이야기들은 그런 책들에서 다룬 내용들의 되풀이와 요약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난 무엇보다 책에서 본 내용들을 내 것으로 만들고, 변형하기 위하여 노력했다. 난 그 책을 쓴 사람처럼 공부하고, 느끼고, 교육을 준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무작정 따라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다른 사람이 실천한 내용을 그대로 적용하는 건,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고 움직이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초등교사는 다루어야 할 과목이 많고,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그래서 나름대로 이런 저런 내용들을 담았다. 비록 마트에서 상품을 나열한 것 같은 내 이야기가 초등교육에서 여러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지금도 나처럼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살아남기 위하여 고군분투하는 선생님들께 아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