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재미란 '예측할 수 없는 상태' 혹은 '어떤 일이 벌어지기 직전'이다. 그러니 계획이 느슨한 여행을 좋아한다. 무겁고 완벽한 것보단 가볍고 어딘가 여유 있는 것을 택한다.
인근 화산 이슈로 비행기가 회항하고 결항되는 소식 속에서, 나는 가족들의 권유와 인터넷의 호들갑에 밀려 결국 비행기를 취소했다. 문제는 그다음 날 아침이었다. 평온하게 케이크를 먹고 있는 나에게 폭풍 같은 후회가 밀려왔다.
'잠깐, 내가 이런 결정을 하는 데에 너무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막상 내 속의 이야기를 듣지는 않았잖아?'
결국 혼자 남아서 후회하는 건 내 몫인데, 왜 나는 내 의지를 타인에게 맡겼을까. 시간이 없다. 나는 바로 집으로 돌아가 짐을 챙겨 공항으로 출발했다. 비행기 티켓은 공항철도에서 끊으면 되고, 숙소는 이미 예약되어 있다.
살면서 주변의 말을 안 듣고 살 수는 없다. 근데 그런 말들은 너무 고맙지만 어떤 것도 책임져주지 않는다. 여행뿐만 아니라 어떤 선택이나 새로운 시도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조금이라도 위험해 보이면 다들 한 마디씩 하지만, 그 위험을 뚫고 얻을 '재미'와 '성장'은 그들의 장부에 기록되지 않는다.
결정은 스스로의 의지로 하자. 나는 불확실성을 사랑한다.
1. '후회의 비용'을 계산하기
가족들의 말을 듣고 집에 머물렀을 때 느낀 '폭풍 같은 후회'가 바로 회피의 비용이다. 때로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보다, 내 목소리를 무시했을 때 치러야 할 정서적 손실이 훨씬 크다.
2. '공항철도'에서의 마음가짐
짐을 다시 싸서 공항철도에 몸을 실었을 때의 그 단단한 결심을 기억하기. 완벽한 준비가 아니라 '일단 가면서 티켓을 끊는' 유연함이야말로 내가 원하던 '재미'의 본질이다.
3. 책임지지 않는 조언에 휘둘리지 않기
사람들은 자신의 공포를 당신에게 투사한다. 하지만 '화산재 속에서도 나만의 숙성을 이어가겠다'
는 자기 신뢰를 선택했다. 이것이 바로 도피하지 않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