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소년|글 니콜라 디가르드, 그림 케라스코에트, 옮김 박재연
다른 아이들은 나를 좋아하지 않아. 내가 종이로 만들어졌기 때문이지.
후, 하고 바람을 불어서 나를 날려 버리려 하고, 나를 찢어 버리겠다고 겁을 주기도 해.
낄낄대며 나를 놀려대지. 나더러 약해 빠졌다고들 해. 세상은 강한 사람만 좋아한다고도 하고.
내가 깜빡 잠들면 내 얼굴에 낙서를 하기도 해. 지우려면 몇 날 며칠이 걸리는 낙서들.
어느 날 밤, 엄마가 무슨 일이 있냐고 물었어.
나는 엄마에게 대답했어.
“내가 종이로 만들어져서 다른 아이들이 나를 괴롭혀요.
나도 다른 아이들처럼 그냥 평범한 아이가 되고 싶어요.”
엄마가 나를 꼭 안고 말했어.
“우리 아가, 엄마는 네 모습 그대로 널 사랑한단다.”
그날 밤, 나는 잠을 잘 수 없었어.
이렇게 버림받은 기분이 든 적은 처음이야. 너무 화가 나!
있는 그대로 나를 사랑한다고? 그래서?
내가 무슨 일을 겪는지 엄마가 어떻게 알아요?
엄만 피와 살이 있는 사람이잖아!
난 종이로 된 아이라고요. 다른 아이들처럼 되고 싶어요!
발이 시커멓게 될까 봐 겁내지 않고 불 위를 뛰어넘고 싶어요!
구깃구깃해지는 대신 푸릇푸릇한 멍이 들고 싶다고요!
빗속에서도 우글쭈글해지지 않고 신나게 놀고 싶어요!
집 문을 쾅 닫고 나와 숨이 턱에 닿도록 달렸어.
마치 내가 누구인지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것처럼......
다시는 돌아오고 싶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