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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삶조각사 이지원 Feb 15. 2022

잠의 구조, 우리 뇌는 어떻게 잠을 조절하고 있는가

깨어나지 않았으면 몰랐을 새벽

잠의 구조, 우리 뇌는 어떻게 잠을 조절하고 있는가


깨어나지 않았으면 몰랐을 새벽 맞이하는 뿌듯함과 행복에 빠지다 보니 자꾸 좋은 잠(수면)에 대해 공부하게 된다. 그냥 느끼면서 하는 것 하고, 알면서 하는 것 하고는 천지차이니까. 제법 잠을 안다 생각하고 실천했는데 어떤 날은 개운했고 또 어떤 날은 그렇지 못했다. 충분한 시간을 잤는데도 오히려 몸은 천근만근, 대체 뭐가 잘못된 건지 궁금해졌다.

그래서였을까 좋은 잠을 위해선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갤럭시 워치4를 큰맘 먹고 구입한 것도 그 때문이다. 잠자리에 들 때 워치를 차고 잠들면, 코골이, 수면리듬 등 수면 상태를 체크해 준다. 자세한 계산 방식은 모르지만 수면 상태에 점수를 매기고, 수면 리듬이란 것을 보여주는데, 점수와 그래프가 흔히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


 잠(수면)의 구조, 렘수면과 비렘수면



찾아보니 잠도 다 같은 잠이 아닌 모양이다. 신뢰할 만한 출처에 의하면, 잠은 크게 나눠 렘(REM : Rapid Eye Movement) 수면과 비렘(non-REM : Non-Rapid Eye Movement) 수면으로 구성된다. 각 수면 상태는 서로 다른 특징을 보이는데, 대표적인 게 안구 운동이다. 수면 중에 이 안구 운동을 빠르게 하는 것이 안구 운동 수면, 바로 렘수면이고, 반대로 빠른 안구 운동이 나타나지 않는 수면이 바로 비렘수면인 것이다. 크게 나눠 렘수면은 정신활동을 정리하고, 비렘수면은 신체적 충전을 한다.


꿈은 렘수면 상태에서 꾼다. 렘수면은 전체 수면 시간의 20~25%를 차지하고 깨어 있을 때와 같은 형태의 뇌파가 나타나는 얕은 수면 상태를 말한다. 이때 외관으로는 근육 긴장이 거의 풀어져 온몸이 축 늘어진 상태가 된다. 대신 뇌는 활발하게 활동을 해 교감신경은 긴장 상태가 되고, 맥박이나 호흡, 혈압 등의 자율신경 기능은 불규칙적으로 변화한다. 낮 동안 습득된 단기 기억이 장기기억으로 저장되는 과정도 이때 이뤄진다.


꿈은 렘수면 때 해마에서 대뇌피질로 이동된 단기 기억이 기존에 저장되어 있던 장기 기억과 비교, 검토되는 과정에서 신경 세포들의 연결이 일시적으로 섞여 평소 간직된 기억이 왜곡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참고로, 갓난아기는 하루 수면 시간의 50퍼센트를 렘수면 상태에 할애한다. 이 비중은 성장하면서 줄어들다가 성인이 되면 수면 시간의 20퍼센트 정도만 렘수면 상태를 유지한다. 그래서 "렘수면이 두뇌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이는 잠자는 동안에 자란다."라는 말을 하는 것이다.


비렘수면은 전체 수면 시간의 75~80%를 차지한다. 여기서 다시 비렘수면은 뇌파의 변화에 따라 4단계로 나누고, 얕은 수면 상태인 1단계와 2단계, 깊은 수면 상태인 3단계와 4단계로 구분한다. 비렘수면을 육안으로 보면 근육은 비교적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맥박이나 호흡, 혈압 등은 안정되어 숨소리까지 편안해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비렘수면 3단계와 4단계를 특별히 '서파수면'이라 부르는데, '서파수면'은 아주 깊은 잠을 자는 숙면 상태다. 전체 수면 시간 구성을 보면 렘수면과 비렘수면은 약 90분에서 120분의 주기로 약 3회에서 5회 정도를 반복하면 정상이다. '서파수면'은 2기에서 3기 사이(두 번째 잠, 세 번째 잠)에만 일어나는데 그 후에는 거의 얕은 잠만 계속 자다가 천천히 렘수면의 비율이 늘어나고 결국에는 눈을 뜨게 된다.


비렘수면에 접어들 때 뇌의 대뇌피질은 활동을 줄이고 휴식 상태에 들어가게 된다. 대뇌 활동량이 적을수록 깊은 잠이 들었다고 보는데 비렘수면이 절정일 때는 뇌가 쉬고 있는 상태가 되어 큰 소음이 나도 눈을 뜨지 않는다. 특히 위에서 말한 '서파수면'은 조직의 회복이나 면역기능을 높여주는 대뇌 휴식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사진 및 자료 출처 : 대한수면연구확회

 사람에게 필요한 적정 수면시간


정적 수면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일반적으로 성인은 평균 7~8시간, 어린이는 9~10시간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개개인에게 맞는 수면 시간을 그렇게 일반화해서는 안된다. 어떤 전문가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잠자고 아침에 일어나도 피곤하지 않고 낮 동안 졸리지 않으면 그게 바로 개인에게 딱 맞는 잠의 양이라고 말이다.

대표적인 수면의 역할은 회복, 에너지 보존, 기억, 면역, 감정 조절이다. 당연히 잠이 부족하면, 피곤하고 주간 졸림증, 기억력, 집중력 감소, 감정 기복, 식욕 증가, 체증 증가 같은 장애가 일어난다. 실제 24시간 이상을 안 자면 혈중 알코올 농도 0.1%와 같은 상태가 된다고 하는데, 이는 운전면허가 취소되는 정도의 높은 수치다.

과거에 일어난 체르노빌과 우주선 챌린저호의 폭발 참사는 그 원인이 근무자의 수면 부족에 의한 실수였단다.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만약 수면의 양이 부족하지 않음에도 주간 졸림이나 일상이 개운치 않다면 우린 수면의 질을 의심해 봐야 한다. 여러분 중 이런 유형은 늦지 않게 꼭 수면 장애 진료를 받아 보시길.


■ 잠을 잘 자기 위한 기본 수칙


첫째, 매일 규칙적인 시간이 잠들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라!

둘째, 잠자는 환경은 조용하고, 환하지 않도록 챙긴다. 너무 덥거나 추운 것도 좋지 않다.

셋째, 매일 규칙적은 운동을 하라. 하지만 자기 직전 지나친 운동은 오히려 잠을 방해한다.

넷째,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나 음식은 피한다.

다섯째, 자기 전 음주나 흡연은 절대 금물! 특히 술은 수면을 유도해 주는 것 같지만 수면 무호흡증을 악화시키고, 수면 후반기로 가면 잠을 자주 깨도록 하는 원인이 된다.

여섯째, 자기 전 따뜻한 목욕은 도움이 되기도 한다.

일곱째, 자기 전 배가 고파도 안되지만 과식은 더더욱 안된다.

여덟째, 잠자리에 들어 시계를 보고나 휴대전화를 보는 일은 삼간다.

아홉째, 잠자리에 들어 TV를 보거나 독서, 취식 등 다른 일을 하면 잠들기 힘들어진다.

열 번째, 잠자리에 들었는데 쉬이 잠이 오지 않거나 중간에 깨어 다시 잠들기 힘든 경우 일어나서 잠시 다른 일을 해보는 것도 좋다. 그러다 졸리면 그때 얼른 잠자리로 돌아간다.

열한 번째, 밤에 밝은 빛에 노출되면 제대로 된 잠을 잘 수가 없다.


■ 우리 뇌는 잠을 어떻게 조절하는가


수면과 각성은 다음에서 설명하는 "수면 욕구"와 "생체 시계"라는 커다란 두 축에 의해 조정된다.

수면 욕구

모든 사람에겐 수면 욕구가 있다. 오래 깨어있으면 있을수록 잠자고 싶은 욕구는 더 커지게 된다. 우리 몸은 항상 최적의 생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를 전문용어로 '신체 항상성'이라고 부르고, 우리가 관심 있는 '수면 욕구'는 이 항상성 중 하나다. 잠이 부족하면 낮에도 자꾸 졸리면서 일찍 잠이 들게 되고, 잠을 자면 수면 욕구가 해소되어 더 이상 졸리지 않게 된다.

생체시계

우리 몸이 '수면 욕구' 하나만 가지고, 수면과 각성을 조절한다면, 밤에 잠을 못 잔 다음날은 깨어있지 못해야 맞다. 하지만, 실제 전날 적게 잤어도 낮에 오히려 정신이 말똥말똥한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생체시계' 때문이다. 생체시계는 뇌의 시상하부의 "상교차핵"이라는 부분에 존재하는데 이것이 사람을 각성, 즉 낮에 깨어 있게 만들고, 밤에는 잠에 취하게 만든다고 알려져 있다.


사진 및 자료 출처 : 대한수면연구확회

이를 토대로 해석하면, 우리가 보통 점심을 먹고 졸린 식곤증은 오전 중 깨어 있음으로 인해 생기는 수면 욕구 때문이다.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출근을 하고 그 이후부터 계속 증가한 수면 욕구가 점점 높아지면서 생체시계의 각성 신호(낮에는 각성되어 있고, 밤에 잠잔다는)를 일시적으로 이겨 생긴다. 이 잠깐의 순간을 이기면 다시 생체시계 각성 신호가 더 강해지고, 다시 밤이 되어 잠자기 전까진 졸리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 생체주기, 생체시계의 주기는 사람마다 다르다. 아침형 인간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스케줄을 선호하고, 야행성 인간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을 선호하는데, 이 선호가 반복되면 일정한 수면주기와 각성 주기를 갖게 된다.

가끔 이도 저도 아닌 사람들도 있다. 지나치게 극단적인 수면 각성 주기를 가진 사람들인데, 초저녁에 잠이 들어 이른 새벽에 깨거나 새벽에 잠들어 점심때가 되어서야 일어난다. 이런 경우 정상적인 사회생활은 힘들다고 봐야 한다. 냉정하게 따지면 이와 같은 사례는 수면 장애의 일종이며, 전문용어로 '일주기성 수면장애'라 칭한다. 그냥 지나치지 말자. 병 된다.


사진 및 자료 출처 : 대한수면연구확회


 조금씩 알고부터 나의 잠은 분명 나아지고 있다.


필요해서 세운 나름의 프로젝트로 잠을 공부하고 정리해가며, 나의 잠은 분명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 몰랐을 때와 전혀 다른 느낌이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그 안에서 기회를 엿볼 수 있는 것처럼 오늘의 나는 잠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깨닫고 그로 인한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려 한다. 내가 잠에 대해 공부하는 이유다.

남과 같은 시간을 노력해서는 절대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넘을 수 없다. 주어지는 시간이 아니다. 만들어 가는 시간이다. 이전 습관대로라면 없었을 시간을 새롭게 만들어 자신에게 쓴다. 내가 새벽을 사랑하는 이유다. 진짜 사랑하면 우린 방법을 찾는다.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해 그것을 지키기 위한 온갖 창의력을 발휘한다.


누가 하란 것도 아니다. 사랑하니 규칙적으로 일찍 잠자리에 든다. 지켜야 하니 가끔 즐기던 술도 끊었다. 금연은 물론이다. 숙면에 빛이 방해된다고 하여 안대도 챙긴다. 늘 같은 시간 잠자리에 들어 조금 빠른 숙면 상태 유도를 위해 '맞춤 리듬 음악'을 켠다. 잠들었다 깨는 시간을 기록하고, 코골이 여부, 렘수면과 비렘수면의 상태 주기를 그래프로 보며, 스스로 반성을 하거나 때론 '좋아'를 불끈 외친다.


남들도 똑같은 하루를 나는 이틀처럼 산다. 깨는 새벽 3시 반부터 잠드는 밤 10시까지 18시간 반을 허투루 쓰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 나는 오늘 하루도 같은 레벨의 사람들보다 조금은 앞설 수 있다고 믿는다. 분명한 것은 이렇게 살면 변한다는 것이다. 삶을 대하는 자세가 바뀌면 옷매무새 하나부터 바뀐다. 안 되겠다 싶어 마음을 먹고 생각을 바꾼 다음 이어지는 행동을 조금씩 바꾼 결과다. 특히 그중에서 새벽의 소중함을 알게 된 것과 잠에 대해 얻게 된 깨달음은 내게 결정적인 '인생 치트키'였다.


현재 시각 새벽 5시 11분! 나는 오늘도 글 한편을 쓰고 새벽길 달리러 일어선다. 세상 중심으로 들어갈 채비를 한다. 그 누구를 위해서도 말고, 오직 당신만을 생각해라. 남과 비교하면서도 하지 마라. 새벽을 깨우고 달리는 일은 숱한 남이 아닌 당신을 위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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