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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삶조각사 이지원 Mar 17. 2022

음악은 편안한 잠을 부르고, 향은 잠을 붙잡는다.

깨어나지 않았으면 몰랐을 새벽

음악은 편안한 잠을 부르고, 향은 잠을 붙잡는다.


 1  음악은 편안한 잠을 부르고,


통계에 따르면, 현대 미국인의 약 25%가 거의 매일 잠드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런 현상은 지구 반대편에 있는 대한민국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음악이 잠에 미치는 영향 연구를 조사한 결과들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은데, 오픈 액세스 저널 PLOS ONE은 지난 2019년 11월 14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수면을 위한 음악 사용법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영국 셰필드 대학의 타비사 트라한 박사와 동료 연구진에 의해 수행됐다.

수면과 음악의 상관관계

세상이 좋아져 의료용 수면 보조 기구까지 시장에 나왔다. 잠은 확실히 빨리 들지만, 대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들도 많다. 장기간 사용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그런 이유에서 일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잠들기 전 조용한 음악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된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잠들기 전에 음악을 듣는다. 하지만 음악이 수면과 수면 습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 데이터는 거의 없다. 이 때문에 트라한 박사와 그 동료들은 어떤 종류의 음악이 잠을 자는 데 도움이 되는지, 또 그 이유는 무엇인지 온라인 설문조사를 하기로 했다.

조사 참여 인원은 651명, 이 중 62%가 잠들 때 음악을 듣는다고 답했다. 또 응답 결과에는 545명의 아티스트와 14개 종류의 음악 장르가 포함돼 있었다. 특히 수면 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음악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고 굳게 믿었는데, 그 이유는 양질의 수면을 취하는데 방해가 되는 자극을 차단한다는 것이다. 특히 젊을수록 잠을 자기 위해 음악을 활용하는 경우는 더 많았다.

수면 보조 도구로서의 음악

잠들었을 때 경험하는 생물학적 변화는 음악을 들을 때 경험하는 변화와 아주 유사하다. 심장 박동 수와 호흡 속도가 느려지고 혈압이 떨어지며 근육이 이완된다. 동시에 스트레스와 불안감이 줄어들고, 세로토닌과 옥시토신과 같은 수면 친화적인 호르몬이 방출된다.

음악은 종류에 따라 그 쓰임새가 다른데, 잠자리에 들기 전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싶다면 속도가 느린 곡이 이상적이다. 빠르기는 1분당 60~80 비트의 곡으로 클래식, 재즈, 포크 송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음악으로 숙면하는 법

숙면에는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잔잔한 음악이 좋다. 하지만 외로움이나 슬픔을 느끼게 하는 이별 노래나 강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음악은 피할 일이다. 이런 노래는 자꾸 그때를 떠올리게 해 오히려 잠을 방해한다. 하나 더 가사 있는 음악보다 없는 것이 더 좋다. 가사가 있는 것은 마찬가지로 감정적인 자극을 불러일으킨다. 긴장이 풀려 무의식 중에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경우도 있다.

수면에 도움이 되는 침실 환경을 조성하고, 침실에선 되도록 잠자는 것 외에 다른 일은 하지 않는다. 침실은 평온하고 조용한 것이 좋고, 조명도 약한 것이 낫다. 수면 전문가들은 잠들기 전 최소 30~45분간 편안한 음악 듣기를 권장한다.

주의할 점은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사용이다. 잠자기 전 오랫동안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착용하면 청력에 손상을 줄 수 있고, 누워 자는 경우 불편함을 유발하게 된다.

인간의 뇌는 편안해지면 '알파파'라는 뇌파를 발생시키는데 같은 알파파를 발생시키는 음악을 들으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한다. 이런 종류의 음악으로는 쇼팽의 '전주곡 제7번 A장조 OP 28 No.7. 좋은 기억 속을 향내처럼 즐거운 추억이 감돈다'와 '자장가 D플랫 장조 Op. 57'를 추천한다. 또 바흐의 '마태수난곡 BWV 244 Op.26, 나 예수 곁에 깨어 있으리'와 '마태수난곡 BWV 244 Op.47,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가 여기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모차르트의 '아베 베룸 코르푸스 K618'도 좋다.

이외의 곡들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음악이면 도움이 된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들려주던 자장가라면 더욱 좋다. 마음이 편한, 박자가 규칙적인 곡을 조용히 틀어두면 된다. 교감신경이 우위인 상태에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부교감신경 우위로 자율신경 체계가 바뀌게 되고 이어 몸과 마음이 모두 편안해지는 것이다.


 2  향은 잠을 붙잡는다.


로마제국 때부터 인간은 편안히 잠들기 위해 향을 이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향을 수면에 이용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아로마테라피다. 아로마는 '향', 테라피는 '치료'를 의미하는 프랑스어다. 식물에서 추출한 성분의 힘을 빌려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서 자율신경계 균형을 바로잡는 것이 목적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깊은 잠을 부르는데 효과가 높다고 알려진 향은 '라벤더'다. 로마제국에서는 입욕제나 세탁세제로도 사용됐다고 한다. 몇 가지 더 소개하면, 캐머마일은 진정과 진통 효과가 있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발견한 이 천연 향은 요즘 사람들에게 허브티로 더 많이 애용된다.

백단향이라고 불리는 샌들우드도 좋다. 항염 작용이 뛰어나서 두통과 요통, 몸이 아픈 사람들에게 문향 요법, 그러니까 가슴속 깊이 향을 들이마셔 음미하는 치료법으로 사용된다. 클라리 세이지 향은 호르몬의 균형을 잡아주고, 생리 전에 긴장을 풀어주어 생리주기를 바로잡아주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스위트오렌지는 이름 그대로 감귤계 향이 나는 종류다. 신체를 따뜻하게 하는 것이 특징인데 마음 안정에 특효향이다. 이런 향의 에센스 오일을 욕조에 몇 방울 떨어트려 목욕을 하거나 잠자리에 들기 전 아로마 램프에 향을 피운다. 향 속에서 잠깐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고, 우리 몸은 잠들 준비를 하게 된다. 최근엔 아로마 캔들이나 아로마 베개까지 나와 있다고 하니 전문점에서 판매원의 도움으로 받아 마음에 드는 향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렇게 음악과 함께 향을 병행하면, 깊은 잠을 부르는데 상당히 도움이 된다. 노력은 결과를 배신하지 않는다. 처음엔 거추장스럽고 너무 요란하게 부산을 떠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그 효과에 매료되면 말려도 계속하게 될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음악은 편안한 잠을 부르고, 향은 그걸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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