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유혹
원래도 허리가 좋지는 않았다.
그런데 퇴사를 말하고 며칠 뒤
재활피티를 받다 허리를 다쳐 병원에 갔더니
생각보다 더 심각한 상태였다.
누워있는 것도 서있는 것도 아팠고,
특히 사무실에 앉아있는 것이 고역이었다.
의사도 몇 주 쉬어야 한다고 하였고,
‘역시 퇴사가 아닌 병가를 냈어야 했나’ 후회가 들었다.
그 타이밍에 팀장님께서 정말 병가로 바꿀 생각 없냐고 물어보셔서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싶은 심정이었다.
육체적으로 너무 힘드니 마음도 약해지고
잠도 오지 않았다.
잠이 오지 않으니 더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진짜 퇴사하고 뭐 하지?‘
겨우 잠에 들면 꿈에서도 회사를 갔다.
이 정도면 상사병이다.
그렇게 힘이 없이 어느 날 산부인과 정기진료를 갔는데
내가 갖고 있던 질병이 없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작년에 시술을 했는데도 안 없어지고 3개월 전만 해도 있던 것이 갑자기 사라진 것이다.
초음파를 봐주신 분도, 담당 교수님도 놀라셨다.
친구는 “퇴사 사실만으로 그 질병이 없어진 것이 아니냐”라고 했고, 사실 그건 말이 되지는 않지만 아무튼 난 다시 힘이 나기 시작했다.
그동안 질병 때문에 피했던 음식들도 많이 먹고 허리도 회복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았다.
병가가 아닌 퇴사가 맞고 더 이상 흔들리지 말자고.
(이쯤 되면 사실 회사가 유혹하는 것이 아닌, 나 혼자 유혹을 받고 나 혼자 싸우고 있는 것이다.)
물론 후회하지 않을 자신은 없다.
이렇게 아쉬움이 남는 회사를 관두는 것이니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커버 사진은 ChatGPT로 만든 이미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