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는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오열한 퇴사 날

by 뉴잼 NEW JAM

몇 주간 점심, 저녁 약속이 가득했다.

타회사로 이직해서 육아휴직 중인 분,

허리디스크로 병가 중인 분도 근처에 오셔서

맛있는 음식을 사주시며 축하화 격려를 해주셨다.

생각지도 못한 분들까지도 따뜻하게 챙겨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었다.

무릎보호대, 영양제, 아이마스크, 양산, 향수,

그릇세트, 케이크, 베이킹 레시피, 여행 에세이,

스타벅스 카드, 특색 있는 컵들.

내가 좋아하는 러닝과 신혼생활, 백수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살뜰히 마음 써주셨다.


아이마스크는 퇴사 전날까지 함께 촬영한 사내강사분께서 선물해 주신 것인데,

본인 강의를 보느라 피곤했을 눈을 위한 것이라며...

첫 촬영이시다 보니 적응하시는 시간이 좀 필요했는데,

마음이 많이 쓰이셨나 보다.

(퇴사 당일까지 가장 신경 쓰이던 프로젝트였는데,

부디 잘 마무리되고 강사님도 더욱 잘 되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무엇보다 가장 감사했던 것은 손편지들이었다.

나도 처음에 손 편지를 써볼까 하다가

감사인사 스티커를 붙인 꿀스틱과

회사 메신저 메시지로 대신하였는데,

그동안의 추억과 앞으로의 응원이 담긴 진심 어린 편지들에 눈물이 났다.



그리고 퇴사 당일.

마지막날은 매우 바빴다.

우선 남편 차를 타고 오전 6시까지 회사에 가서

모니터 받침대, 발 받침대, 책 등 무거운 짐들을 옮겼다.

근무시간에 하면 민폐일 것 같아 아무도 없는 시간을 택했다.

그리고 꿀스틱을 자리마다 올려두었는데,

건물이 3개라 왔다 갔다 땀을 한 바가지 흘렸다.


중간중간 대면/비대면으로 사람들과 인사를 하고,

점심시간에는 타 그룹 친구들이 퇴사파티를 해주고,

(마지막 점심을 누구와 먹느냐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아 신기했다.)

오후에는 전날 촬영본 가편을 검토하고,

퇴직메일을 쓰고,

퇴직 관련 서류 원본을 제출하고,

PC 등을 반납하고,

마지막으로 그룹원들 다 같이 모인 자리에서 오열했다.


그룹장님께서 출장 중이셔서 영상통화로 인사를 해주셨는데, 그냥 갑자기 눈물이 났다. (동료들이 어느 포인트에서 눈물이 난 것인지 물어볼 정도였다.)

나도 마지막 소감을 말했는데,

더 이상 왜 퇴사를 하려고 했는지가 떠오르지 않았다.

퇴사를 하기로 하고 회사가 더 애틋해졌달까.

그룹 분들에게 혹시나 퇴사 생각이 나신다면

저에게 말씀 달라고,

제가 한 번만 더 설득해 드리겠다고 감히 말씀드렸다.

그룹 분들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며,

모르는 척 되돌리자며 우스갯소리를 하셨다.

그리고 쌀빵 만들면 PM들이 꼼꼼한 검수를 해주시겠다며, 꼭 가져오라고 해주셨다.


오후 4시 좀 넘어 짐을 싸서 나왔다.

그룹 분들 포함해서 같은 층의 많은 분들이 엘리베이터까지 마중 나와주셨고,

마지막 모습을 영상, 사진으로 남겨주셨다.

매일 그렇게도 늦게 오던 엘리베이터가 생각보다 너무 일찍 와서 다들 당황했다.

6년 넘는 회사 생활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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