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4일 차 나트랑 풀코스 마라톤 완주하기

퇴사 후 첫 버킷리스트

by 뉴잼 NEW JAM

D-18

몇 달간의 고민 끝, 나트랑 마라톤에 등록하였다.

올해 4월에 열린 여명국제마라톤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풀코스 마라톤이다.


거의 안 뛰어본 상태에서 10km 마라톤에 등록했었고,

10km 두 번 뛰고 난 다음엔 하프를,

하프 두 번 뛰고 난 다음엔 국내 풀코스를,

국내 풀코스 한 번 뛰고 난 다음엔

해외에서도 풀코스를 뛰고 싶단 생각이 막연히 들었다.


하반기부터는 임신 준비를 할 예정이었기에

8월 안에 열리는,

그리고 평소에 가고 싶었던 동남아 대회를 찾아보았고

나트랑 VNEXPRESS 마라톤이 딱이었다.


처음 찾아보았을 때는 퇴사 전이었기에

며칠을 갈지도 고민이었고,

막상 그 더운 곳에서 뛸 수 있을지 두렵기도 하고,

아주 혹시나 그전에 임신할 가능성도 있기에

마지막까지 선택을 미루다 마감 직전 등록을 하였다.


D-2.

마라톤 3일 전 새벽, 나트랑에 도착하였다.

첫날은 아무 걱정 없이 신나게 놀다가

다음 날, 스쿠터를 빌려 레이스키트를 받아왔다.

배번호와 싱글렛, 에너지젤, 파스 등이 들어있었는데

이때부터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D-1.

오늘의 목표는 오후 5시 전에 잠자리에 드는 것이다.

다음 날 대회가 새벽 2시 반에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새벽 5시 반에 일어나 달리러 나갔다.

토요일 새벽 나트랑 해변은 오후 2시처럼 활기찼다.

하루를 일찍 시작한 사람들 무리 속에서

마치 나도 부지런한 사람이 된 것처럼 느껴졌다.

퇴사 3일 차, 나트랑에서 나는 또 다른 의미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D-0.

아직 어두운 12시 반, 알람에 맞춰 바로 일어났다.

어제 미리 사둔 에너지바와 에너지젤, 바나나, 오트밀크, 식염포도당을 챙겨 먹고 대회장으로 나갔다.

대회장은 여러 나라 사람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드디어 2시 반, 출발을 알리는 경적 소리와 함께 대회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2km 지점.

예상보다 너무 빨리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일단 땀이 너무나도 많이 났다. (원래 땀이 잘 안 난다.) 모자를 벗어던지고 싶어 근처에 잠시 숨겨둘 곳이 없나 찾아보기도 했다.

몸은 너무 무겁고 목은 계속 말랐다.

물을 먹으면 바로 배가 당기는 편이라 최대한 안 마시는 편인데, 이번에는 총 23개의 급수대를 모두 들렀다.

물과 탄산음료를 마시고 온몸에 물을 뿌렸다.

목마름->물 마심->배가 당기지만 목마름->물 마심....

이것을 23번 반복한 끝에 완주를 할 수 있었다.


끝까지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은

퇴사 후 첫 도전이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달린 건지 끝나자마자 다리를 절뚝거렸다.

지나가다 의무실이 있어 들어가더니,

바로 눕히신 후 의료진 세 분이 마사지를 해주셨다.

무릎, 발목만 아프고 나머지는 괜찮다고 말씀드렸는데

말씀을 잘못 드렸는지 온몸에 얼음팩을 대주셨다.

온몸이 얼어붙는 느낌이었지만, 다행히 회복은 빨랐다.



에너지젤 6개, 그리고 음료를 2L는 먹은 것 같은데

배가 많이 고팠다.

눈에 보이는 첫 번째 식당에 들어갔는데,

베트남에서 먹었던 음식 중 (객관적으로) 최고였다.

그리고 90분 마사지를 받았더니

10km 뛰었을 때 보다도 컨디션이 좋았다.

그 후엔 기절했다가 늦은 저녁 일어나

근처에서 저녁을 먹고 논알콜 칵테일을 마셨다.

마라톤 후 나트랑에서의 마지막 밤을 엄청 기대했는데,

그런대로 조용한 분위기에서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뛰면서 깨달았다.

- 내가 좋아하는 것: 대회 등록하기

- 내가 싫어하는 것: 달리기


그럼에도 제한시간 6시간 30분에 딱 맞춰

마지막으로 들어온 완주자의 모습은 정말 감동이었다.

다음엔 무슨 대회를 등록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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