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한 지 1주, 으른이 되어 가고 있다

(본격) 독립생활 시작, 벌써 한 주를 보냈다

by 소소롱

독립하여 생활한 지 한 주가 지났다. 사실 잔금을 치른 지는 3주가 지났지만, 거의 2주간은 침대, 책상 같은 가구들을 주문하고, 배송을 기다리느라 생활을 할 수가 없어 엄마 집에서 아침/저녁으로 왔다 갔다 하면서 보냈다.


백수가 집을 계약했으니 한 푼이라도 아껴보려고 셀프 등기를 하려고 하니 집을 계약 후 잔금 치르고 등기가 완료될 때까지는 계속 긴장상태였던 것 같다. 그래도 잔금을 치르고 혼자 등기소, 구청을 왔다 갔다 하며 무사히 등기를 완료했고, 그리고 나서야 집의 상태를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사실 집 보러 갔을 때는 전 주인분이 키우시던 개가 너무 짖어대는 통에 집을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막상 비어 있는 집을 보니까 고칠 곳도, 더러운 곳도 꽤 많았다. 그래도 등기하느라 밖으로 돌아다녔던 몇 시간 동안, 엄마와 언니, 조카까지 청소를 해주어서 조금은 깨끗해진 느낌이었다 (입주청소 하면 돈 든다고 언니가 열심히 청소해 줬다).


손을 봐야 할 곳들이 많기는 했지만 도배와 같은 인테리어, 입주 청소 서비스 같은 것들은 생략했다. 벽지가 낡은 느낌이 들고 군데군데 찢어진 부분도 있지만 심하지 않길래 각종 가구들로 가리기로 했고, 이틀에 걸쳐 혼자 먼지 쓸고 닦고 했다. 전 주인분이 쓰시던 가전 몇 가지를 넘겨받기로 해서 큼직한 가전들은 구입할 필요가 없었지만, 그래도 TV나 가구들은 전부 구입해야 했다. 사이즈를 재고, 집에 어울릴만한 가구를 주문, 배송까지 받고 하는데 1-2주가 소요되었고, 그동안 구입한 식물들을 돌보기 위해 아침, 저녁마다 커튼을 걷고 치고 왔다 갔다 하면서 생활했다.


그리고 비로소 지난 한 주는 온전히 '내 집'에서 생활을 했다. 비디오폰이 꺼져있길래 아무 생각 없이 켰다가 멀리 가족들과 외출한 사이, 혼자 큰 소리를 낸다며 민원이 들어와서 급하게 집으로 돌아오기도 하고(결국 새로 구입해야 한단다), 집에 인터넷이 설치되지 않아서 모자란 데이터를 쪼개서 며칠간 사용하기도 하고, 샤워호스/필터를 혼자 교체했는데 제품이 이상한 것인지 내가 잘못한 것인지(아직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음) 일주일간 물이 똑똑 새는 바람에 밤잠을 설치고, 윗집의 발망치 소리에 강제로 새벽 기상을 하는 등 거의 엉망진창이었다. '그냥 엄마랑 같이 살았으면 되는데 이게 웬 낭비인가'싶은 생각에 시무룩하기도 했지만, 어느 정도 적응을 해 나가고 있다. 새 집에서 밥도 처음으로 해 먹어 보고 (사실은 언니의 반찬들이지만).


아직 고쳐야 할 것도 많고, 없는 살림살이/가구도 많은 39 짤의 독립생활이지만 소소하게 가구 조립도 해 보기도 하고(나사가 튀어나와서 결과물이 엉성하기는 하다), 살림살이를 혼자 꾸려 나가면서 삶에 대한 책임감이 좀 더 생기고 부지런해진 느낌이다. 앞으로도 조금은 어설프지만 이것저것 해나가면서 으른이 되어 가야지.

(+이제는 부디 일도 구하고).


(본격) 독립생활 한 주가 지나고 새 밥솥에 밥도 해 먹은 나 칭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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