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네가 저녁으로 소고기 뭇국을 요리해준다고 했다. 국을 끓이며 반찬으로 구워 먹을 줄줄이 소시지에 칼집을 내고 있던 너의 곁으로 가서 말했다.
“문어 모양으로 잘라줘.”
“그래 알았어.”
비엔나소시지의 한쪽 끝을 네 등분으로 열심히 자르다가 너는 내게 물었다.
“왜 문어 모양으로 먹고 싶었어?”
“음. 내가 저번에 내가 너를 타코야끼처럼 그려서 보여줬잖아. 거기 밑에 문어 다리가 달려있던 게 갑자기 생각나서.”
너는 웃으며 나머지 소시지를 모두 문어모양으로 자르기 시작했다. 촘촘하게 칼집이 나는 걸 바라보며 문어모양으로 잘라진 소시지를 하나 집어먹다가 나도 궁금한 게 생겨서 물었다.
“너는 왜 나한테 소고기 뭇국을 해주고 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