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말들은
할머니가 차려주신 미역국과 흰 쌀밥 앞에서는 미처 끝까지 잠그지 못한 수도꼭지 마냥 눈물이 또옥똑 떨어졌다.
울지 말고, 당당하게 살어. 너도 이제 성인이잖냐.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어라. 너 마음 편하면 된거다. 힘든 일 있으면 혼자 끙끙 앓지 말고 할머니한테 얘기 좀 하고. 눈물 닦고 어여 먹어라.
그 미역국은 끓여진지 하루 지나서 입에 넣으면 미역이 스르르 녹을 정도로 풀어진, 내가 좋아하는 아주 부드러운 식감의 미역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