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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윤 Oct 23. 2024

조그맣게 사는 굴뚝새처럼

조그맣게 살아도

참새를 너무 닮아서 헷갈려

뒷꽁지를 가오 잡고서

내 허리만큼의 풀숲에서

휘이릭 사람 가까이로 날아드는

통통한 뱃살의 갈색 굴뚝새야


조그맣게 살고 갈색 옷 한 벌로

싫증 내지 않으니 잘만 싸다녀서

입에 물어줄 것이 남아돌아

배부름이 가득 차니 사람 틈새도

휘이릭 곁에 왔다 가는겨


참새랑도 친분이 있는 것이야

비스름히 닮아서 헷갈려놓고

누르스름해진 누룽지 빛깔을

퍼드덕 날개에 묻혀서

쥐빛나는 세상에 털어주는겨


마음들이 읽어가서 주워 담아

헛헛하지 않도록 그들 식탁에도

차 한 잔의 여유를 풀어주려고

두둑한 뱃살을 곰살맞게

문지른 세상은 누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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