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엔 잎사귀 꽉 찬 나무들이 바람귀신을 봤는가 몹시들 긴장한 채 듣기에 묘한 울음들을 쓰나미 맞은 파도 소리로 베껴 냈다.
핸드폰이나 SNS가 형성되지 않았던 시대에는 편지로 소통을 많이 했다. 연인을 떠나서 만남이 되는곳은 편지나 메모로 마음 전달을 했다. 음향이 깔리는 DJ BOX 안에서도.
나와 친구는 축제라는 음악 커피숍의 DJ를 보러 넋을 잃으러 자주 갔다. 다리를 저는 한 오빠와 교대하는 박인호라는 오빠한테 짜장면을 다 얻어먹었던 추억이 있으나 진정 내 남편감 한테는 편지는커녕 메모 한 장 받아본 적이 없다. 나는 얘들 키우면서도 어쩌다 쪽지를 양복 주머니에 넣어줬었는데 말이지.
이상하게 나는 편지를 쓰고 싶었다. 갈망하는 내게 친구들이 대타로 내 손을 빌리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톨스토이나 프로이트의 한 문장을 인용해 넣고 꽃잎이나 껌 하나를 붙여 동봉해 주기도 했다.
가을엔 이상하게도 편지를 쓰고 싶어진다.
그리고 이 시에서 흰 거품은 포말인데 포말이란 말이 내가 보기엔 부드럽지 않아서 이보다 유한 흰거품으로 표현해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