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코끼리, 희망을 향해 날아오르다
일상 속 지친 당신에게,
오늘도 희망을 향해 날아오르는
아기 코끼리 <덤보>
영화 <덤보>는 ‘서커스단 코끼리에게서 태어난 아기 코끼리가 하늘을 나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애니메이션 원작과 맥락을 같이 한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에서 동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것과 달리, 1차 세계대전이 끝난 1919년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부여하고 서커스단 사람들을 앞세우면서 가족들의 이야기로 확장되었다. 이처럼 인물 위주로 이야기가 구성되다 보니, 영화에서 덤보는 대사 없이 오로지 눈빛으로만 모든 감정과 이야기를 전한다. 천진하고 귀여운 덤보의 얼굴은 두 눈 가득 두려움과 기쁨, 슬픔을 고스란하게 나타내며 관객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당긴다.
월트 디즈니 픽처스에서 선보이는 실사영화의 묘미는 원작에서의 아기자기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인간들의 삶을 보여주는 데 있다. 이미 대중적으로 알려진 캐릭터를 활용해 삶과 일상을 담은 이야기로 새롭게 풀어가는 것이다. 영화 <미녀와 야수>에서는 주인공 ‘벨’이 원작보다 더 당당하고 자유롭게 등장해 주체적인 여성의 모습을 그려냈으며, 영화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에서는 직장인이 된 ‘로빈’에게 ‘곰돌이 푸’가 찾아와 함께 모험을 떠나면서 일상에 지쳐있던 관객에게 휴식을 안겨주었다. 이러한 영화들은 동화를 기억하는 성인에게 새로운 관점으로 보는 흥미로움을 주고, 가족 단위 관객들이 함께 영화를 보며 즐거운 시간이 되도록 안내한다. 마찬가지로 영화 덤보 또한 전쟁에서 한쪽 팔을 잃은 왕년의 서커스 스타 홀트와 그의 딸 밀리와 아들 조, 그리고 곡예사 콜레트의 이야기를 담는다. 그리고 그들이 아기 코끼리 덤보로부터 자신의 결핍을 위로받고 역경을 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또한 영화 덤보는 2010년 개봉한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디즈니와 함께 동화 속의 세계를 열어주었던 팀 버튼 감독이 다시 한번 메가폰을 잡아 관객들의 기대를 모았다. 상상 속의 세상을 현실로 그려내는 그의 연출력은 이번 영화에서도 빛을 발했다. 거대한 규모의 드림랜드에서 펼쳐지는 환상적인 장면들은 실제 크기의 세트장을 직접 제작하여 구현해냈다고. 컨테이너에 갇힌 어미 코끼리가 아기 덤보를 코로 쓰다듬으며 노래하는 장면은 애니메이션에서도 명장면으로 손꼽히는데, 실사영화에서도 감독의 기존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따뜻함으로 연출해내 감수성을 자극하였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관람을 시작하게 되지만, 어느새 드높은 곳에 홀로 선 덤보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두 손을 모으고 가슴 졸이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날아올랐을 때 쾌감을 느끼고 나면,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던 그 시절의 동심으로 돌아간 느낌을 준다. 2차원 애니메이션 세계가 실사로 펼쳐지듯 우리의 삶 속에서도 동화 같은 기적이 일어날지 모른다. 복잡한 세상에서 지친 어느 날, 기적의 코끼리가 펼치는 환상적인 동화의 세계로 떠나보길 바란다.
덤보 | 팀 버튼 감독 | 미국
글 NEWLOOKS 편집부
사진 제공 월트 디즈니 픽처스, 팀 버튼 프로덕션, 인피니트 디텍디브 프로덕션, 시크릿 머신 엔터테인먼트,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모션 픽처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