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임하기 전에 학부모 대상 안내장이 나가야 된다고 해서 작성했다. 글이란 게 참 묘하다. 쓸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잘 안 되고 어느 순간 한 자락에 다 풀어쓰게 된다. 글 쓰는 사람들의 고충을 매번 글 쓸 때마다 느끼게 된다. 이 편지가 모든 사람은 아니어도 한 두 사람에게라도 의미 있게 다가갔으면 좋겠다.
안녕하세요. 서정교육공동체 여러분!
2022년 3월 1일자로 서정초에 부임하게 된 교장 서우철입니다.
8년만에 서정초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개교하면서 서정초를 함께 만들어갔던 추억이 아직 온전하게 남아있는데 다시 돌아오게 되어 더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그 때 함께 했던 아이들은 이미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이 되었겠네요. 아이들이 어떤 모습으로 성장했을까 참 궁금해집니다. 길거리를 지나가다 만나면 못 알아볼까봐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서정초의 교육을 통해 훌륭하게 잘 성장했을거라 믿어집니다.
서정초는 함께 했던 모든 분들에게 정말 특별한 학교였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 교사, 학부모 서정교육공동체 모두가 정성을 다했던 학교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모두의 정성은 서정초를 넘어 우리나라 초등학교 학교 문화를 바꾸어 놓는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그만큼 그동안의 노력은 정말 값지고 의미가 컸다고 생각합니다.
서정초에서 부임하면서 서정교육공동체의 정성을 이어가기 위해 다음과 같은 다짐과 당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서정은 서정교육공동체 모두의 학교입니다. 서정초가 그 어느 학교보다 빛났던 이유는 교육공동체가 함께 만들어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고민해 주시고 함께 실천해 주시고 함께 이야기 나누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교육공동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서정초가 될 수 있도록 학교장으로 최선을 다해 소통하며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둘째, 서정은 보다 더 아이들이 배움의 주인,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는 교육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동안 주제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통합적인 사고력을 키우면서 배움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앞으로 더 나아가 아이들이 좀 더 주체적으로 배움을 설계하고 운영해 나갈 수 있도록 하여 스스로 배움의 주인이 될 수 있는 교육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주제중심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성장한 선생님들의 교육과정 기획력이 아이들의 자발성과 어울어져 보다 깊이있는 배움으로 나아갈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선생님들이 교육과정과 수업과 아이들에 몰입하실 수 있게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학부모님들도 선생님들이 마음껏 창의적인 교육기획력을 발휘하실 수 있게 격려 해 주시고 지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교육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듯이 선생님들께서 신이 나서 교육에 몰입하셔야 교육의 질은 올라갑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더욱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서정 혁신교육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고 방법을 찾아 실행해 나가겠습니다. 교원들이 계속 바뀌는 공교육의 특성상 서정 고유의 혁신교육은 항상 지속가능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혁신교육의 토양이 튼튼해져야 혁신교육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토양이 튼튼해 지기 위해서는 혁신교육의 시스템이 잘 이어져야 하고 교원이 바뀌어도 서정초의 교육을 함께 고민하고 지원하는 인프라가 자리잡고 있어야 합니다. 학교 내에서는 교육 시스템이 굳건히 이어지도록 지켜 나가고 학교와 연결되는 지역사회에 함께 교육을 고민하고 지원하는 인프라를 많이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학생수 감소로 인해 발생하는 유휴공간을 활용하여 인프라를 만들고 넓혀 나가서 서정 혁신교육의 지속발전을 이루어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문제의식에 공감해주시고 함께 나서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코로나 19가 아직 우리 모두를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마음껏 꿈을 꾸고 친구들과 행복한 학교 생활을 보내야 하는데 코로나 19로 인해 우리 아이들에게는 잃어버린 2년이 되어 버린 걸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안타까워집니다. 이젠 우리 모두에게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렵더라도 이대로 코로나 19에 갇힌 학창시절이 되지 않도록 서정교육공동체가 힘을 내야 합니다. 아이들의 학창시절과 미래를 생각하며 서정교육공동체가 함께 고민하고 힘을 모아갔으면 좋겠습니다.
3월이 다가오는데도 아직 날씨가 많이 춥습니다. 하지만 분명 3월에는 아이들의 밝은 웃음으로 훈훈해 질것입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려도 잘 이겨내시어 가정에 평화와 행복이 항상 깃들기를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