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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헌 Sep 04. 2024

원하는 감정을 만들기 위한 강아지 스킨십

  우리의 상상력이라는 위대한 기능을 알았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상상의 힘을 활용하여 감정을 컨트롤할 시간이 되었다. 뇌를 원하는 대로 바꿔보자. 


  좌뇌 강아지와 함께하는 감정 컨트롤     


  우리 마음속에는 수많은 근심 걱정이 가득하다. 그것을 떠올리고 싶지 않지만, 좋은 생각만 하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가슴이 답답하고, 무언가 가슴 속에 응어리가 들어있는 것처럼 쓰라리다. 좌뇌 강아지가 떨고 있는 한 그 어떤 뇌의 기능도 그를 이길 수 없다. 우리는 그를 컨트롤 해야만 한다.


<5장_감정의 강아지들이 나를 지배하고 있다> 참조

  

1. 품에 안고 쓰다듬기


  감정적으로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좌뇌 강아지를 불러라. 나만의 이름을 지어줘도 좋다. 어쨌든 그 이름을 부르고, 그를 품에 안아라. 어떻게? 그냥 진짜 강아지를 안는 상상을 해라. 다만 그 강아지가 나의 근심가득하고 두려운 감정일 뿐이다.


  그를 계속해서 쓰다듬으면서 괜찮다고 진정하라고 말해라. 이건 두려운 상황이 아니며, 그 무엇도 실제로 나를 해치지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라. 우리는 이 상황을 헤쳐 나갈 용기와 힘이 있으며,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고 전해줘라. 그리고 위기 상황 때마다 나에게 누구보다 빨리 말해줘서 고맙다고 꼭 껴안아 줘라. 그의 떨림이 줄어들 때까지 위로의 말을 건네라. 속으로 해도 좋고, 입 밖으로 말해도 좋다.


  우리가 생각하고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뇌의 실제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진심을 다해 강아지에게 말해라. 그리고 진정될 때까지 계속해라.


  그러면 좌뇌 강아지는 서서히 안정을 되찾을 것이다. 좌뇌 강아지가 흥분한 상태에서는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그러니 반드시 좌뇌 강아지의 흥분 상태를 진정시켜야 한다.


2. 질문하고 위로하기

     

  좌뇌 강아지가 진정되었다면 이제 대화를 나눌 차례다. 


  ‘트라우마는 어떻게 유전되는가’의 저자 마크 월린은 ‘상상의 대화’를 트라우마를 치료하는데 사용한다. 앞서 7화에서 우리는 트라우마의 유전에 대해서 예를 들었는데, 동사한 삼촌에 대한 가족 트라우마를 물려받아, 공포와 불면증에 시달린 이가 ‘제시’였다.


  제시는 존재조차 몰랐던 삼촌과 상상의 대화를 나누는데, 단지 그것만으로도 평정심을 되찾았다. 제시의 삼촌은 숨을 내쉬라고, 그 공포를 놓아 자신에게 돌려보내라고 말했다. 제시는 삼촌과 상상으로 대화를 나눴지만 뇌 과학 연구에 따르면 제시가 활성화한 뉴런과 뇌 부위는 그가 실제로 삼촌과 직접 대화할 경우에 활성화하는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 상상 이후로 제시는 불면증 없이 잠을 잘 잔다고 알려왔다고 한다.


  트라우마조차도 이렇게 회복된다. (우리가 이 장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트라우마 치료에 대한 것이 아니니, 트라우마가 심하면 심리치료를 받기를 권한다.) 그러니 우리도 강아지와 대화하라. 이렇게 아파하는 이유가 뭔지 그의 목소리를 들어라. 공감해주고 위로해줘라. 그의 가슴 아픈 사연을 경청해라. 혹은 제시의 삼촌처럼 필요한 등장인물을 만들어서 대화에 참여시켜도 좋다. 나에게 맞는 상황을 설정하고, 나의 감정을 풀어내라.

  여기서 기억해야 할 점은 지금은 감정을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결책은 그 다음 순서다. (이 부분은 뒤에서 다룰 것이다.)


  글로 작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마음아 넌 누구니’의 박상미 저자 어머니는 화병으로 두통에 시달렸다고 한다. 두통이 심해 약을 먹어도 효과가 잠시 뿐이었고, 밤에 두통이 찾아오면 수면제를 먹어도 잠을 자지 못했다고 한다. 두통을 치료하기 위해 대형 병원을 수차례 다녔지만, 병의 원인도 찾지 못했다. 저자는 그것이 화병인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어머니가 '내 인생의 자서전'을 쓰기 시작하면서 악성 두통은 서서히 좋아지기 시작했다. 자신의 상처를 글로 풀기 시작하면서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그러더니 두통이 다 나았다. 트라우마를 치유할 때도 핵심 근원을 찾아서 감정을 풀어내는데, 자서전이 비슷한 효과를 낸 것이다.



  우리도 지금 현재의 감정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쌓여있는 감정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눠보자.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창피했던 일, 가슴 아팠던 일, 크게 다쳤던 일, 충격적인 일들을 모두 찾아내서 적어보자. 특히 많은 상처들이 가족들로부터 온다. 나의 삶에서 가족과 주위 사람들로부터 받았던 상처를 곰곰이 생각해보고 모두 떠올려보자. 부모님의 격렬했던 부부 싸움이나 상처의 말들, 형제 자매간의 다툼, 친척과의 문제들을 비롯한 가족사의 상처를 모두 적어보자. 의외로 매우 많다는 것에 놀랄 것이다. 평소에 의식하지 못했던 마음의 쓰레기들은 우리 마음 곳곳에 아직도 산재해 있다.


  그 상처들은 결코 시간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상처의 대상자들과 상상의 대화를 하고,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은 글로 적어보자. 내 마음의 상처를 준 그 타깃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조준해야만 마음은 풀린다. 강아지가 진심으로 안심을 하고, 눈물을 흘리면 우리 마음도 새롭게 열릴 것이다.


  혹시 이렇게 하는 게 좀 창피하고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드는가? 당신이 아무리 바보 같은 짓을 해도 손해 볼 것이 뭐가 있을까? 어차피 아무도 모를 텐데. 반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분명하다. 나를 바꿀 수 있는 것이다. 


  플로리다의 인지 연구회사 CEO이자 미국 국립 정신건강연구소의 연구원이었던 토마스 크룩 박사에 따르면 인간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호르몬을 높일 수 있으며, 뇌가 실제로 존재하는 친구와 상상 속 혹은 온라인상의 친구를 구별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러니 상상 속의 강아지 친구를 기꺼이 만들어라. 단, 반드시 몰입해서 진심으로 대화해야 한다.     


3. 10초의 호흡, 90초의 정지


  상대가 싸움을 걸어오면 일단 진정해라. 나의 좌뇌 강아지와 상대의 좌뇌 강아지가 붙으면 절대로 싸움을 멈출 수 없다. 가끔은 기분이 안 좋은 흥분 상태에서 홧김에 내리는 결정들을 경험해 봤을 것이다. 만일 차분한 기분으로 다시 생각을 했다면 다른 결정을 내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못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연인들을 떠나보냈던가. 또다시 후회하고 싶지 않다면 일단은 의도적으로 시간을 확보하라.



  즉각적으로 감정을 누그러뜨려야 할 때는 10초 호흡법이 효과적이다. ‘힐링 코드’의 알렉산더 로이드와 벤 존슨이 소개한 방법인데, 스트레스를 받을 때나 에너지 증강이 필요할 때, 부정적인 감정이 생길 때 즉각 효과가 일어나는 방법이다. 


  빠르고 강하게 숨을 내쉬고 들이쉬면서 배로 호흡을 하라. 이때 입으로 숨을 내쉬고 들이쉬어라. 횡격막을 이용해 들이쉴 때는 복부를 부풀이고 내쉴 때는 복부가 들어가도록 만든다. 10초 동안 호흡하되, 더 길어도 상관없다. 이 방법은 강한 호흡을 이용하는 것인데, 스트레스 주기를 방해해서 단 몇 초 내에 20분 동안 격렬한 운동과 명상을 함께한 것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고 한다. 스트레스가 생겼을 때 이 호흡법을 이용하면 도움이 되는데, 저자들은 하루 세 번 실시하기를 권한다.


  ‘나를 알고 싶을 때 뇌과학을 공부합니다’의 저자 질 볼트 테일러는 분노가 촉발되는 초기 신호에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우리에게 분노를 통제할 힘이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분노 회로가 촉발됐을 때, 특정 신경 고리가 작동했다가 완전히 멈추는 데는 90초의 시간이 걸린다고 말한다. 따라서 우리가 화가 났다면 즉각 대응하지 말고 90초의 시간을 주어 분노를 촉발한 화학성분이 혈류에서 완전히 빠져나가도록 기다리라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의 반응은 멈출 수 있는 데, 이때 화가 나는 생각을 멈추도록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두 가지 방법을 모두 사용하자. 화가 나거나 스트레스 상황이 발생하면 곧바로 10초 호흡법을 시행하라. 그리고 나머지 80초를 세라. 80초 동안 우뇌 강아지가 계속 흥분하지 않도록 진정시키고 괜찮다고 위로하라. 그러면 우리는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감정 상태로 되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우뇌 강아지와 함께하는 감정 컨트롤

 

  우뇌 강아지도 좌뇌 강아지에게 했던 것을 똑같이 해라. 무언가 장밋빛 전망에 흥분이 된다면 판단을 내리기에 앞서 우뇌 강아지를 진정 시켜라. 이때의 흥분은 화가 났을 때와 비슷한 신체변화다. 따라서 마찬가지로 말려야 한다.

  그를 가만히 놔뒀다가는 맹목적으로 사이비 종교에 심취하거나, 투자 설명회만 듣고 사기에 빠지거나, 데이트 폭력을 묵인해 줄지도 모른다. 모든 상황을 과장하는 허언증에 빠질 수도 있다.

  우뇌 강아지가 긍정적인 역할을 많이 하긴 하지만, 사고를 치면 대형 사고를 친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두 강아지 모두 우리가 제어해야 한다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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