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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헌 Sep 01. 2024

필요한 감정을 만드는 생각의 힘

지금 하고 있는 생각이 나를 만든다

  이번 장부터는 본격적으로 우리의 생각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의 인생은 긍정과 부정의 싸움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는 그 사람을 결정하게 된다. 우리의 뇌가 만들어내는 생각은 그 사람 자체라고 봐도 좋다.


  원하는 대로 뇌를 바꿀 수 있다     


  앞서 우리는 ‘어떻게 감정을 잘 관리할 것인가?’라는 인생 질문을 찾았다. 감정을 관리한다는 것은 우리가 원하는 감정 상태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정말로 원하는 대로 감정을 만들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충분히 가능하다. 가능하다는 과학적 증거는 너무도 많아서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우리를 구성하는 모든 것, 기쁨, 놀람, 걱정, 후회, 부끄러움, 만족, 흥미, 슬픔, 분노, 혐오, 경멸, 질투, 그리고 모든 기억과 의식은 천억 개나 되는 뇌세포의 활동 안에 모두 담겨 있다. 그리고 뇌세포는 끊임없이 변화하며, 우리의 생각과 경험에 의해 재구성된다.


  뇌 과학자인 질 볼트 테일러는 우리는 매 순간 우리가 이 세상에서 어떤 모습이 되고 싶은지를 선택할 힘이 있는데, 그 능력은 뇌 세포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즉, 우리는 뉴런의 연결망을 의도적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이 있으며, 더 이상 감정적 반응성에 묶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심리학 박사인 크리스 코트먼도 우리가 세상에 대한 어떠한 생각과 태도를 가지느냐에 따라서 다른 감정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감정은 나 자신에 대한 진술이며, 생각과 태도와 믿음에 대한 결과라는 것이다.



  합리적 정서행동치료를 만든 앨버트 엘리스 또한 비이성적 사고 패턴을 합리적인 사고방식으로 대체하면 긍정적인 감정과 생산적인 행동을 낳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행동 치료를 연구한 많은 과학자들은 생각을 바꾸면 감정이 바뀌고 행동을 수정할 수 있다는 무수한 증거들을 내놓았다.


  이처럼 우리의 머릿속 작동 법에는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커다란 힘이 존재하고 있으며,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통제할 힘을 우리는 명확히 가지고 있다. 우리가 뇌를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평화는 진실로 생각의 흐름”이라는 테일러 박사의 말은 말 그대로 진실인 것이다.


  상상력이라는 위대한 기능


  좀 더 구체적으로 우리의 상상의 힘에 대해 살펴보자. ‘꿈을 이룬 사람들의 뇌’의 저자 조 디스펜자에 따르면 뇌는 실제로 손동작을 하는 것과 손동작을 기억해내는 것의 차이를 모른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마음 속으로 어떤 행위를 연습하는 것’은 뇌에 새로운 회로를 만들어 발달시키는 강력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는 마음 속 시연만으로 뇌의 신경망을 발달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예로 들었는데, 실제로 피아노를 연습한 집단과 마음 속 시연만 한 집단의 신경망은 거의 비슷하게 변했다. 단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뇌가 발달한 것이다. 따라서 적당한 정신적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우리의 뇌는 육체적 노력과 정신적 노력의 차이를 구별하지 못한다.


  유명한 얼음 공장의 사례도 이를 잘 보여준다. 스코틀랜드의 한 항구에서 냉동 창고에 갇힌 선원이 얼어 죽는 일이 발생했다. 냉동 창고 안에는 충분한 음식이 있었지만, 그는 자신이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선원은 자신의 고통과 죽어가는 과정을 냉동 창고 벽에 기록했는데, 몸이 점점 얼어붙는 상황이 담겨 있었다. 그가 발견됐을 때는 극심한 추위에 동사한 모습이었는데, 정작 놀라운 점은 냉동 창고의 전원이 꺼져 있었다는 사실이다. 냉동 창고의 온도는 영상 19도였던 것이다.


  이 선원은 실제 상황이 아니라 오직 자신의 생각만으로 스스로를 죽였다. 그만큼 우리의 상상력의 힘은 엄청난 것이다.


  ‘기적을 부르는 뇌’의 저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노먼 도이지는 단순히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뇌를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눈을 감고 어떤 활동을 머릿속에 그리기만 해도 실제로 그 활동을 할 때와 똑같이 일차 시각피질이 발화한다. 어떤 사건을 상상할 때와 실제로 그 상황을 경험할 때 상당수의 동일한 뉴런과 뇌 영역이 활성화한다는 사실은 뇌 스캔으로도 입증되었다. 도이지는 시각화가 상상력과 기억을 모두 사용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뇌의 구조와 기능 모두가 여러 가지 정신 훈련에 반응하여 변화한다는 증거는 지금도 차고 넘치지만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니 우리는 이제 이 힘을 의심할 여지 없는 진실로 받아들이면 된다.



  그래서 조 디스펜자는 말했다. “뇌는 경험, 생각, 학습 등 모든 것에 반응하여 변화한다는 사실은 기정사실이 되었다. 뇌의 전형적인 활성화 패턴을 바꾸고 뇌세포 간의 새로운 연결을 강화함으로써 마음이나 태도를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 생각이란 우리가 만들어내고, 스스로 믿게 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믿음은 습관과 유사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다.”


  생각과 믿음이 바뀌면 감정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우리가 무엇이든 떠올리는 순간, 그 상황은 지금의 내 현실이 된다. 생각하기 전까지는 잊고 있었던 과거의 아픔 혹은 창피함, 그리고 생각하기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은 실재가 된다. 작동하지도 않은 냉동고는 나를 얼려버릴 수도 있다. 뇌는 우리의 생각에 반응하고 변화한다.


  우리의 몸과 뇌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 수 있는 명백한 능력이 있다. 그래서 나는 생각과 감정과 행동을 통해 얼마든지 새로워질 수 있다. 심지어 노년기에도 가능하다. 


  물론 많은 노력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마음을 바꾸는 일 보다 더 중요한 일이 뭐가 있을까? 많은 노력을 들인다 한들 당연히 해야만 하는 노력이 아니겠는가? 그러니 우리는 마음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을 얻기 위해 기꺼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마음을 바꾸는 일을 인생의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아야 한다.


  어떻게 감정을 관리할 것인가라는 인생 질문에 이제는 스스로 책임질 때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 우리가 그 길로 갈 것이다. 그러니 자신의 뇌를 절대로 과소평가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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