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를 위한 뇌의 대화
우리는 앞서 자기대화의 위력을 봤다. 연장선상에서 질 볼트 테일러의 ‘두뇌회담’이나 리치 칼가아드의 ‘자기 대화’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하버드 대학 뇌 과학자인 테일러는 좌뇌가 마비되는 뇌졸중을 겪으며, 자신의 뇌를 직접 관찰했는데, “어떤 회로망이 작동하고 있는지 인식할 능력뿐만 아니라, 그 회로망을 계속 작동시킬지 아니면 다른 회로망으로 바꿀지 선택할 능력이 내 안에 있다.”고 결론 내렸다. 우리가 뇌의 각 부분을 의도적을 활용하고, 생각과 감정의 세포구조를 자발적으로 바꿀 힘이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그녀는 뇌 속의 4가지 캐릭터들과 함께 두뇌회담을 개최하는데 그 다음 순간 최고의 행동을 취할 수 있다고 말한다. 두뇌 회담은 4가지 캐릭터들에게 모두 의견을 내도록 독려한 다음, 어떤 결정을 내리든 모두가 지지와 합의로 밀어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그녀는 두뇌회담이 이 세상에 자신을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드러낼지 결정하고 그에 완전히 책임이지는 일이자 자신의 힘을 소유하는 것이라 말한다.
‘레이트 블루머’의 저자 리치 칼가아드 역시 자기 대화의 효능을 극찬했다. 그는 우리가 자기 대화를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다고 단언한다.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긍정적인 자기 대화는 우리 자신의 감정과 생각과 에너지를 통제할 수 있게 해주어 성과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는데, 특히 동기부여를 해주는 자기 대화는 자기 효능감과 성과를 눈에 뜨게 올려 주었다. 그는 이것이 기이한 버릇처럼 보일지라도 자기 대화의 힘은 얼마든지 입증해 보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심리학자 매튜 리버만 박사 역시 감정을 언어화하는 것은 실제로 뇌 활동을 변화시키고 감정의 고통과 괴로움을 줄여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소리 내어 말하는 감정 표현은 매우 유익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 외에도 자기 대화의 힘에 대한 증거는 무수히 많다. 그러니 이러한 과학적 토대를 근거로 진정한 생각의 힘과 두뇌의 작용을 우리도 활용해 보자.
이번 장에서 등장하는 뇌는, 감정의 뇌 위에 있는 대뇌신피질, 즉 ‘새로운 뇌’의 활용이다. 대뇌신피질도 감정뇌와 마찬가지로 좌뇌와 우뇌가 있는데, 좌뇌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논리의 영역이다. 언어적, 분석적, 판단지향, 정확, 계획적 등의 특징이 있다. 반면 우뇌는 비언어적, 경험적, 감각적, 유연, 집단적, 그림으로 사고하는 특징이 있다. 한마디로 사고형 좌뇌는 ‘논리적 분석가’로, 사고형 우뇌는 ‘전체적 영성가’로 정의할 수 있다.
첫 단계가 감정 뇌인 강아지를 진정시키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사고형 뇌와 만나는 다음 단계로 나아갈 차례다.
나를 지켜주는 9명의 신들이 있다. 그들은 언제나 내가 필요로 할 때 나에게 온다. 세상을 살아가다 고민이 있거나 연민이 느껴지거나 지쳤을 때 나는 언제나 신들을 소환할 수 있다. 그들은 나의 모든 것에 관여하고 조언하고 힘을 줄 수 있는 존재다. 나의 모든 것을 허심탄회하고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이자, 무한 사랑을 주는 존재이다. 그들은 다음과 같다.
1. 희망과 신념
2. 창조와 지혜
3. 용기와 행동
4. 건강
5. 생활
6. 시간과 인내
7. 품성과 봉사
8. 경제
9. 사랑
나는 이들을 9신이라 부른다. 그리고 필요할 때마다 우리는 내 머리 속에 모여 대화를 한다.
가끔 삶에 대한 회의가 들 때, 그들은 인생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다. 추진하는 일이 가로막혀 답답할 때 함께 대안을 고민하고, 새로운 책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궂은 날씨에도 함께 공원을 뛰어주며 나를 독려하고, 마음이 조급할 때마다 인내심을 갖게 해주고, 인생은 과정임을 다시금 얘기해준다. 주위에 고마움을 느끼게 하고, 축하와 감사할 줄 알고, 삶의 행복을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나의 실수를 용기있게 돌아보고 사과할 수 있게 해주며, 심지어 집안이 지저분할 때 말끔히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9신들 덕분에 머릿 속 강아지들을 더 잘 보살필 수 있고, 더 많은 애정을 쏟을 수도 있다. 수시로 대화하기도 하지만, 잠들기 전 조용한 저녁이 주로 대화하는 시간이다.
대화 방식은 자유롭게 해도 된다. 2인칭 대명사인 ‘너’를 사용하거나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마치 다른 사람과 얘기 하듯이 자신과 얘기하는 것은 더욱 효과가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 만큼, 이렇게 하면 우리는 자신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고, 유용한 답을 해줄 수 있다.
꼭 신이 아니어도 된다. 요정일수도 있고, 귀여운 동물 친구들일 수도 있다. 그리고 당연히 위에서 말한 9가지가 아니어도 좋다. 아이를 키운다면 육아의 신이 있을 수도 있고, 연주를 하는 사람은 음악의 신이 있을 수도 있다. 책의 신도 가능하다. 자신의 상황에 맞게 필요한 대화 상대를 만들어내면 된다. 지금 당신의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당신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 무엇을 해결해야 하고, 어떤 방법을 찾아야 하는가? 바로 그것을 만들어라.
나는 이 방식을 ‘정신교감’이라 부른다. 이 방법은 매우 유용하고 강력한 방법이다. 그러니 바로 시작해보자. 자기 자신의 뇌와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다.
테일러 박사는 뇌 속의 뉴런들이 더 많이 연결되면 우리는 고차원적 수준의 차별화를 해낼 수 있고, 생각하고 느끼는 능력을 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했다.
신경과학자 앤드루 뉴버그 박사와 로버트 월드먼 박사도 말에는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힘이 있다고 했다. 그들은 긍정적인 단어를 떠올리기만 해도 뇌의 특정 영역이 영향을 받아 자기 인식뿐 아니라 타인을 바라보는 방식도 좋아진다고 설명한다.
도슨처치 박사는 시각화와 명상, 긍정적인 생각, 감정, 기도에 집중하면 우리의 마음을 평안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로 채울 수고,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제는 명확하다. 지금까지 수도 없이 과학자들의 결과를 제시했다. 더 이상 무슨 증거가 필요하겠는가? 우리는 생각만으로 뇌를 바꿀 수 있다. 당신이 마음속에 어떤 생각을 품든 그것이 곧 자기 자신이고, 자신을 만들어 간다. 그러니 우리 머리가 세상을 창조했듯이, 우리 스스로의 머릿속에도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라. 이제는 선택할 힘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다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명백히 나의 뇌는 나만이 움직일 수 있는 나의 세상이다.
이것이 ‘생각하는 감정형 생명체’에서 한 단계 진화한 ‘전체적 진화형 생명체’의 모습이다. 뇌를 통합하여 뉴런을 재조합하는 사람만이 정신교감을 통해 새로운 생명체로 거듭날 수 있다. 그 둘은 분명 다른 종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