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 : 그 강력하고 지긋지긋한 감정

by 정헌

두려움은 감정의 제왕이다. 두려움은 우리의 행동을 막는 주범이다. 우리의 모든 삶은 두려움으로 인해 가로막힌다. 모든 성공스토리에서 행동을 강조하는 것은 두려움을 이겨내라는 한결같은 메시지다. 그만큼 두려움은 우리 삶에서 커다란 부분을 차지한다.


우리가 느끼는 모든 부정적 감정의 근원은 두려움이다. 두려움에서 다양한 부정적 감정들이 파생되는 것이다. 그래서 두려움을 어떻게 다루는지가 내 인생의 삶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려움은 생명체라면 모두가 가지고 있는 기본 베이스다. 그것이 생존을 위한 필수 감정이기 때문이다.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생명체들은 온전히 살아남지 못했고, 후손을 남기지 못했다. 그래서 현생 생물체는 모두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겁쟁이 조상의 후예들이다. 그러니 내가 무언가를 두려워하거나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이 떨린다면 이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다.


그러니 안심하고 마음껏 두려워하고 떨어도 괜찮다. 그것이 기본 값이며 그것이 정상이다. 자기 계발서에서 행동하라고 그토록 외치는 것도 대부분 두려움에 행동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용기를 내고 행동하는 사람은 소수뿐이다. 우리가 다수다.


하지만 이런 말이 별로 위로가 되진 않을 것이다. 내 마음 속에는 두려움의 이면에 다른 감정도 꿈틀대기 때문이다. 우리는 무언가 다른 것을 느끼고 싶어 한다. 그것을 성공으로 부르던, 욕망으로 부르던, 우리는 무언가를 이루고 싶은 강렬한 감정을 느낀다.


그런데 인간 세상에서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두려움을 마주해야만 한다. 두려움을 넘어서서 행동해야지만 그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삶은 욕망의 행동과 두려움의 주저함이 계속 충돌하는 이중인격의 격전지다.


이성적으로는 두려움을 이기고 극복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감정적으로는 대부분 두려움의 편을 든다. 그러면 우리는 행동하는 대신 핑계를 동반한다. 그리곤 할 일을 미루고 친구를 만나러 나가거나, SNS를 하거나, 게임을 하는 등 회피 행동을 선택한다. 이불 속에서 나오지 않고 유튜브를 보는 것은 세상 행복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의 삶에 대한 불안감, 자신에 대한 실망감 들이 올라오며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는 또 다른 두려움이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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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니 두렵고, 안 하자니 그것도 두렵고


행동하려고 할 때도 두렵지만, 지금처럼 행동하지 못하고 시간만 보내는 것도 두려운 것이다. 하려니 두렵고, 하지 않으려니 역시 두려운, 두려움과 두려움이 충돌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생은 온통 두려움 투성이고, 두려움을 상대하는 것이 사실상 인생의 삶과 같다.


그러니 자신의 두려움을 잘 살펴봐야 한다. 그곳에서 부정적 감정들이 파생되기 때문이다.


두려움은 갈망을 만들어 낸다. 갈망은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는 것이다. 갈망 때문에 남이 가진 것에 대해 시기하고, 내가 갖지 못한 것에 대해 질투를 느끼게 된다.


두려움은 혐오를 만들어 낸다. 혐오는 싫어하고 미워하는 것이다. 혐오는 내가 더 잘났다는 우월감을 만들어내고, 상대를 비하하게 된다.


두려움은 불안을 만들어 낸다. 불안은 마음이 불편한 느낌이다. 불안하기 때문에 무언가에 집착을 하게 되거나 해야 할 것을 회피하게 된다.


두려움은 수치를 만들어 낸다. 수치심은 자기 비하의 감정이다. 이를 모면하기 위해 타인을 비난하거나 변명함으로써 자신을 보호하려고 한다.


이 모든 감정은 슬픔을 동반한다. 슬픔은 자신을 자책하게 되고, 자신을 원망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감정을 느끼면 우리는 분노한다. 불만족스러운 자신에게 화가 나거나 이 모든 것의 원인과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하고 상대에게 화를 낸다. 혹은 우리는 도피한다. 이 모든 감정을 감당할 수 없어서 사람을 피하고 내 안으로 숨어버린다.


모든 것이 두려움에서 비롯된다. 화를 내는 것은 얼핏 두려움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이것도 근원은 두려움이다. 화를 낸다는 건 위험을 느꼈기 때문이다. 위험을 느낀다는 건 외부의 공격에 대한 불안감이며, 이를 해소하고자 분노를 느끼게 된다. 그래서 분노의 근원적 감정도 두려움이다. 즉, 화를 내는 건 무언가가 두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 괴로움을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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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성공한 사람들이라고 해서 두려움에 특화된 사람들은 아니다. 그들도 사람이고, 그들도 똑같은 감정 뇌를 가지고 있으며, 똑같은 반응 회로를 가지고 있다. 다만 노력에 의해서든, 환경에 의해서든 그것을 작동시키는 방식들이 조금씩 다를 뿐이다.


그래서 자신이 무언가를 해야 하는 건 알겠지만 망설이거나 아무 것도 하기 싫다면 무엇이 두려운지 질문을 던져보아야 한다. 그것은 자신의 감정을 탐색하는 일이며, 지금의 감정뿐만 아니라 마음 깊은 곳의 감정을 찾는 것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나를 찾는 길이다.


나는 지금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이 질문 속에 나의 행동에 대한 대답이 있다. 그리고 내가 무엇을 마주해야 하는지, 무엇을 이겨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이제부터 두려움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마주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반드시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감정은 절대로 단순히 원한다고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마주하면 바꿀 수 있다. 이제 나의 두려움을 마주할 시간이다. 그리고 한가지, 두려움을 알고 나면 더이상 두려워지지 않을 것이다. 모르면 두렵지만, 알면 익숙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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