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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하다]윤석열 체포 여부, 공수처 심판대에 오르다

[권력감시]윤석열 내란 수사를 기록하다, 개와 늑대의 시간

by 뉴스하다

뉴스하다와 뉴스민, 뉴스타파함께재단이 공동 참여한 특별페이지 ‘윤석열 내란 수사를 기록하다’의 부제목은 ‘개와 늑대의 시간(개늑시)’이다.


개늑시는 윤석열 시대 충성을 다하던 3개 수사기관(검찰,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 벌이는 내란수사 주도권 싸움을 다룬다.


개늑시의 주목적은 3개 수사기관간 싸움이, 자칫 ‘실패한 쿠데타를 처벌하지 않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게 하기 위한 감시다.


우려는 일정 부분 현실이 됐다. 내란 이후 한 달이 지나도록 우두머리를 조사조차 하지 못했다. 지금 시민들은 불안감에 눈을 뜨면 ‘윤석열 체포’ 여부부터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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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내주고 유리한 형세 만든 검찰


제작진이 주목한 지점이 있다. 2024년 12월 18일. 검찰이 윤석열 내란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한다는 소식이었다.


당시 여론은 검찰이 내란수사에서 손을 떼고 공수처와 경찰이 꾸린 ‘공조수사본부’가 사건을 모두 이첩받아야 한다는 흐름이었다.


이 상황에서 검찰이 공수처로 윤석열 내란사건을 넘긴다니, 시민들과 여론은 안심했다. 그러나 실상은 윤석열 내란사건만 검찰이 뱉어낸 것이었다.


김용현 전 국방장관,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등 주요 피의자는 여전히 검찰이 수사하는 형상이었다.


결국 검찰은 수장이었던, 그래서 껄끄러운 윤석열은 수사하지 않고 자신의 생명 연장을 위해 군인들만 피의자로 입건한 셈이다. 공수처를 구슬려 ‘마지막 승부’를 걸 수 있게 됐다.


12월 18일 대검찰청이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다. 본래 검찰은 이렇게 친절하지 않다.


[Web발신]


[대검찰청 대변인실입니다]


○ 대검찰청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금일(12. 18.) 중복수사 방지 방안을 포함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사건 이첩 요청 관련 현안 및 기타 사안과 관련하여 협의를 진행하였음


○ 협의 결과, 검찰은 피의자 윤석열과 이상민에 대한 사건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이첩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요청한 피의자들 중 나머지 피의자들에 대한 이첩요청을 철회하기로 하였음


키세스 시위단 응원에도 2차 집행 포기한 공수처

오동운호(號), 여태 모든 행위가 윤석열 도우미 자처


당초 내란사건의 수사권한은 경찰만 갖고 있었다. 하지만 공수처는 자신의 존재 가치를 알리고자 뛰어들었다.


검찰이 없는 수사권을 갖기 위해 김용현 전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한다면서, 내란 혐의를 곁들인 방식을 공수처도 똑같이 써먹었다.


공수처의 탐욕은 시민들의 불안감을 극도로 끌어올렸다.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고도, 윤석열 체포에 실패하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진 것.


2025년 1월 3일 공수처가 윤석열 체포를 망설이자 경찰은 들끓었다. 특히 현장에 나간 경찰들의 반발이 심했다.


경찰과 협조해 강력하게 체포영장을 집행해야 함에도 공수처는 5시간 만에 스스로 물러났다. 윤석열을 국회에서 “대통령께서”라고 최고 예우한 오동운 처장의 완벽한 실패작품이다.


이후 공수처와 경찰 수뇌부를 비판하는 여론이 드세졌고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경찰특공대를 당장 출동시켜 체포하라고 성명서를 냈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공수처를 응원했다. 경찰은 경찰특공대를 내보낼 각오를 했다. 한남동 관저 앞에 모인 시민들은 ‘키세스 시위단’이 돼 응원봉을 들고 체포영장 집행에 기꺼이 함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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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공수처는 황당한 결정을 내린다. 체포영장 집행을 경찰에 일임하고 사건을 ‘지휘’하겠다는 것.


그것도 경찰과 협의없이 6일 아침 공문만 달랑 한장 보냈다. 1차 집행을 실패하고 사흘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


특히 공수처는 수사준칙(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상 폐지한 검사의 사법경찰관리 ‘지휘’권을 행사하겠다고 명시해, 경찰에게 퇴짜를 맞았다.


몇 시간 뒤, 공수처는 이 같은 입장을 철회했다. 이러면서 체포영장 집행 마지막날인 6일이 날아갔다.


황당한 일은 또 벌어진다. 1월 6일 오후 6시 한남동 관저 정문이 열리고 버스와 세단형 차량이 줄지어 빠져나온 것. 탑승자는 경호처 직원들로 보였다.


공수처가 체포영장 재발부를 위해 집행 실패한 1차 체포영장을 반납한 사실이 알려진 것. 이 틈새를 비집고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는 경호처 사람들이 정문으로 유유히 빠져나왔다.


자정까지 살아있는 체포영장을 굳이 오후 6시 전후로 반납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만약에라도 윤석열이 차량에 탑승해 빠져나왔다면, 공수처는 존폐 기로가 아닌 ‘폐지’해도 마땅한 상황에 몰렸다.


공수처 실패하면 자멸, ‘사즉생’ 각오로 경찰과 협조 필요


마지막 기회다. 2차 영장집행에 실패한다면 국민들은 공수처를 버릴 것이다. 공수처는 검찰개혁의 하나로 시민들 염원이 담겨 탄생했다.


비록 국민의힘 반대로 반쪽짜리지만 검찰을 기소청으로 변경하는 등 검찰개혁을 완수하는데 필요한 핵심조직이다.


공수처도, 오동운 처장도 2차 영장집행에 실패하면 ‘윤석열 도우미’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지는 걸 막기 어렵다.

특히 오동운 처장은 부장판사로 법복을 벗은 ‘나를 윤석열 대통령이 수장 자리에 앉혀준 것은 보은’이라고 절대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위기를 감지한 것 같긴 하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지난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참석해 “경호처의 경호를 빌미로 해서 영장집행이 무산됐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는 바”라고 말했다.


이어 “사법부에 의해 정당하게 발부된 체포영장이 제대로 집행되지 못해서 법치주의가 훼손되는 그런 모습을 보이게 한 점에 대해 공수처장으로서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책임을 통감하고 2차 집행이 차질 없도록 준비를 철저히 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윤석열에 대한 체포영장을 다시 발부했다.


수장의 내란죄 떠안은 경찰도 정신 바짝 차려야


검찰이나 공수처가 갖지 못한 윤석열 내란수사의 정당성이 있음에도 과감하게 나서지 못하는 경찰. 그들의 수장이 내란에 동조했다는 원죄 때문이다.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김준영 경기남부경찰청장 등 수사는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이 맡았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문상호 정보사령관은 수사를 마치고 검찰에 송치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수사는 공수처가 가져갔다. 한덕수 국무총리 수사는 진행하고 있다.


결국 경찰이 맡은 수사는 부담스러운 자신의 수장들이었다. 윤석열 체포영장 1차 집행 때 기동대 등 일선경찰들은 막아서는 경호처 직원들을 ‘현행범 체포’로 밀어붙이자고 했다.


그러나 수뇌부가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공수처와 함께 퇴각했다. 우두머리들이 내란혐의를 받고 있으니, 그 바로 밑에 수뇌부들도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행히 지금 공수처 덕분에 여론은 경찰에게 힘을 실고 있다. 이미 입건하고 소환 통보했던 박종준 경호처장과 김성훈 경호차장, 이광우 경호본부장 등은 반드시 붙잡아야 한다.


공수처는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을, 경찰은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하는 무리를 모조리 특수공무집행방해 현행범으로 체포해야 한다.


정치권은 친절하게 가이드라인까지 만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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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은 이번 2차 체포영장 집행뿐 아니라, 한국독립언론네트워크(KINN) 회원사와 함께 윤석열 내란수사를 끝까지 기록하고 감시할 것이다.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홍봄 기자 spring@newshada.org


〈기사보기〉

https://newshada.org/3114/


[개와 늑대의 시간, 윤석열 내란 수사를 기록하다] 페이지 바로가기

https://insurrection.vercel.app/insurr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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