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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 당일 불꽃놀이 업체, 오세훈 표창 받아

[뉴스하다]권력과 자본감시

by 뉴스하다

제주항공 참사 당일 한강에서 유람선 불꽃놀이를 벌인 현대해양레져㈜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앞서 표창장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이 업체 대표는 오 시장 역점사업인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다.


서울시가 해당 업체에 내린 제재를 감경하겠다고 나서자 이같은 유대관계에서 비롯된 ‘약속 대련’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30일 서울시는 제주항공 참사에도 불꽃쇼를 강행한 현대해양레져에게 서울 시계내 한강 6개월 운항금지 처분을 내렸다.


운항금지는 사실상 영업정지로, 6개월 금지는 강력한 행정처분으로 봐야 한다. 그러나 최근 서울시는 처분 감경을 검토하겠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일부 정치권에는 오세훈 시장이 불꽃놀이 때문에 욕을 먹으니까 격노해서 응징했다가, 수습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돈다. 그만큼 문제의 업체와 시정이 가까운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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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이 현대해양레져 대표에게 직접 표창 수여


현대해양레져는 2023년 12월 20일 서울관광대상 시상식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 오 시장은 김진만 현대해양레져 대표에게 직접 시장표창인 서울관광동행대상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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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표창 수상 후 언론을 통해 “여의도선착장을 만들어 그레이트 한강프로젝트와 함께 서울관광 비전인 ‘3·3·7·7’을 함께 하겠다”고 했다.


오 시장이 선포한 ‘3·3·7·7’은 연간관광객 3천만 명, 300만 원 지출, 7일 체류, 70% 재방문율을 뜻한다.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는 2007년 추진한 한강르네상스사업의 2탄으로, 오 시장의 역점사업이다. 한강을 중심으로 한 문화관광 인프라 확충이 주요 내용이다.


현대해양레져는 오 시장의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주요 콘텐츠인 유람선을 운영한다. 장차 수요와 항로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이 프로젝트 일환인 여의도선착장 사업도 2023년 따냈다. 여의도선착장은 한강공원 마포대교 동측에 민간사업비 300억 원을 들여 3층짜리 상부 터미널과 하부 부잔교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서울시의회를 중심으로 김 대표가 사업을 따내는 과정에서 사전 공모해 단독 입찰했다는 등 특혜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서울시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처분권 없는 서울시, 전형적인 행정 ‘쇼’


특혜 의혹부터 이번 제재 감경 검토까지 두고 본 박수빈 서울시의원, 박주민 국회의원 등 정치권은 오세훈 시장과 유대관계가 깊은 현대해양레져와 서울시간 ‘약속 대련’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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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 및 도선사업법 3조 1항 2호를 보면, 현대해양레져에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은 인천시에게 있다. 취재결과 서울시도 이 사실을 인정했다.


현대해양레져 운항금지(영업구역 제한)는 서울시가 인천시에 영업구역 변경 요청한 뒤, 인천시가 영업구역을 경인아라뱃길로 제한해 사업을 재허가해야 한다.


인천시 담당부서에 확인한 결과 서울시는 인천시에 변경, 협조 등 관련한 요청을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6개월 금지 처분 근거는 무엇일까.


서울시는 “시민들로부터 많은 항의가 있어 6개월간 서울 시계내 한강에서 운항 중지를 요청했고 사업자(현대해양레져)가 수용했다”고 밝혔다.


행정처분이 아니라 ‘요청’ 통보였다. 서울시는 인천시에 영업구역 변경 요청해 행정처분을 이끌어낼 수 있음에도 요청과 수용이라는 부드러운 태도로 현대해양레져를 대했다.


이후 현대해양레져는 서울시에 운항 금지에 대한 이견이 담긴 의견서를 제출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애도기간이 끝났고 너무 과하다는 의견을 받아서, 또 27일이 공휴일이 되면서 관광 활성화 측면에서 감안해야 되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수빈 서울시의원은 “서울시는 운항 중지를 업체가 자발적으로 한 것처럼 주장한다”며 “사실은 면허를 행사할 수 없게 된 거니까 처분이라고 봐야 하고, 위법한 처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감경 보도자료가 나온 것도 제가 처분 근거를 자료 요구하니까, 제가 과도하다고 비판할 걸로 보였는지 자료 주기 전날 ‘감경 조치 검토 중’이라고 보도자료를 냈다”고 설명했다.


대표이사 동일한데 관련 없다? 이상한 서울시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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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이런 태도를 취하는 이유는 현대해양레져와 표창장을 주고 받기도 했지만 김진만 대표가 여의도선착장 건립 사업자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치권 비판대로 ‘약속 대련’이라는 비유가 딱 맞아떨어진다.


박수빈 의원은 “여의도선착장 사업을 하면서 서울시 미래한강본부랑 밀접하게 소통하는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여의도선착장 사업은 불꽃크루즈를 운영하는 현대해양레져와 별개 법인이 추진하는 사업이며, 서울항 조성은 현대해양레져와 전혀 관련 없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대해양레져와 여의도선착장 사업자인 ㈜한강포레크루즈는 대표이사가 같은 사람이다. 법인등기부등본 확인 결과 생년월일, 주소까지 일치하는 김진만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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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레져는 한강불꽃크루즈를 운영하면서 서울시 미래한강본부 한강여가사업부와 서로 협조를 주고 받는다.


한강포레크루즈는 여의도선착장 사업을 하면서 미래한강본부 서울항조성과와 밀접하게 소통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두 법인 대표가) 사람은 같을 수 있어도, 어쨌거나 법인마다 하는 일은 다르지 않느냐”며 “현대해상레져는 불꽃크루즈를 운영하고 다른 법인(한강포레크루즈)은 서울항 조성사업을 하는 것인데, 그리고 잘못을 대표가 한 게 아니고 법인이 한 것이지 않느냐”고 두둔했다.


이어 “대표가 같더라도 정확히 다른 업무를 하는 법인이기 때문에 관련 없는 사업으로 보는 게 맞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KakaoTalk_20250114_181554450.jpg?resize=800%2C610&ssl=1 김진만 대표의 명절인사. 현대해양레져, 한강포레크루즈 대표이사라고 직접 썼다. 김진만 대표 SNS.


김진만 대표는 “서울시장님이 대권 후보이다 보니까 자꾸 이게 무슨 꺼리로 나와서 저희 사업 진행하는데 너무 어렵다”며 “서울시랑은 파트너십 관계로 가야 하는 것이고 서로 할 수 있는 정도로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나 서울시장님이랑 어떻게 관계가 깊을 수가 있느냐”며 “(서울시장 표창 수상 관련해) 제가 인천시장 표창도 2019년, 2023년에 받았는데, 다 공을 세워서 받는다”고 덧붙였다.


김진만 대표는 2022년 윤석열로부터 훈장 다음 가는 훈격인 산업포장도 수상했다. 2019년 박원순 서울시장 시절에는 서울관광재단이 주는 특별상도 받았다.


이와 관련, 오세훈 시장에게 수차례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 이후 서울시 신성종 대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고 대변인은 14일 오후 7시 37분 "(김진만 대표와 유대관계에 대해) 전혀 그건 아니"라며 "그건 저희가 충분히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2025년 1월 14일 오후 11시 58분 수정]


이어 신 대변인은 "서울관광 발전에 기여한 공로자들에게 서울시가, 현대해양레져에 표창을 수여한 것"이라며 "현대해양레져가 해당 문제에 대해 즉각 사과문을 발표한 점, 그동안 소외계층 무료 유람선 탑승 등 사회공헌활동이 꾸준히 있었던 점을 고려해 운항 중지기간 감경을 검토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2025년 1월 16일 오후 2시 수정]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홍봄 기자 spring@newshada.org


〈기사보기〉

https://newshada.org/3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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