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하다] 의원님 이게 뭡니까
이단비 국민의힘 인천시의원이 세금으로 선결제를 하고 공문서를 허위로 꾸민 것으로 드러났다.
의원연구단체 연구활동비를 목적과 다른 식사비 선결제에 쓰고, 이를 위해 증빙서류를 허위로 작성했다.
또 이 의원은 행사와 무관한 사진을 간담회 관련 자료인 듯 꾸며 결과 보고서를 조작했다.
현재 이 의원은 학벌 비하 등 막말 논란으로 징계를 결정할 윤리위원회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다 앞서 뉴스하다 보도로 성균관대 출신 인물들에게 세금을 퍼준 행위가 확인됐다.
법인카드를 제멋대로 사용한 행위까지 추가된다면 중징계를 피하기 어려운 상태에 놓인다.
이단비 의원은 자신의 부모집에서 5분 거리에 갈비 등을 판매하는 A식당을 회식 장소로 이용했다. A식당에서 2023년부터 2024년까지 3차례 총 100만 원을 세금으로 결제했다.
2024년 11월 26일 이단비 의원은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인천 도시브랜드 제고 연구회(이하 도시브랜드연구회)’ 최종보고회 뒤 A식당에서 회식했다.
이날 회식에는 14명이 참석했고 결제비용은 총 40만 원이었다.
이 의원은 2024년 5월 16일에도 도시브랜드연구회 간담회를 열고 A식당에서 회식 자리를 가졌다. 참석자는 14명, 총 결제비용은 40만 원이다.
2023년 5월 31일에는 이단비 의원은 ‘자치분권발전연구회’ 간담회를 마친 뒤 A식당에서 7명이 모여 회식비로 총 20만 원을 결제했다.
그러나 이 의원이 증빙용으로 제출한 영수증 3장에는 무엇을 먹었는지 알 수 있는 상품명(메뉴), 단가, 수량 등이 전혀 적혀 있지 않았다.
뉴스하다는 직접 A식당에 찾아가 원본 영수증 재발행을 요청했다. A식당은 재발행이 되지는 않지만 메뉴와 결제금액을 장부에 적어놨다며 확인시켜줬다.
2023년 5월 31일에는 영수증과 정확히 일치하는 장부 기록이 있다. 20만 원을 선결제했고 ‘다음주 6월 6일 저녁 6시 막걸리+갈비’라고 장부에 적혀 있다.
선결제는 지방공무원법 48조 성실의무 위반이다. 또 인천시의회 의원 행동강령 조례 5조(예산의 목적 외 사용 금지) 위반으로 징계 처분을 받을 수 있다.
2024년 5월 16일 기록은 장부에 명확히 나오지 않았지만 이단비 의원 일행이 먹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A사장이 지목한 기록(5월 18일)이 남아있었다.
오리백숙, 갈비, 소주와 맥주 등을 먹고 20만 원을 낸 것으로 돼 있다. ‘미수’라고 적힌 것으로 보아, 일부만 결제한 것으로 보인다.
A식당이 2024년 11월 26일 발행한 영수증의 흔적은 장부에서 찾을 수 없었다.
A식당 사장은 “남으면 나중에 와서 또 먹고 그러지, 그 사람들이 그거 절대 그냥 안 놔둔다”며 “나보다 더 기억을 잘한다”고 설명했다.
의원연구단체를 운영하는 지방의원은 매년 연구활동 결과보고서와 연구활동비 사용내역을 의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세금을 방만하게 쓰지 못하게 하는 장치다.
이단비 의원은 이 결과보고서를 일부 조작했다.
이 의원이 대표인 도시브랜드연구회는 2024년 11월 결과 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서 작성 참여자는 이단비 대표와 김용희, 신성영, 이용창 의원이다.
보고서 중 세부 연구활동내용을 보면 지난해 5월 16일 ‘인천공항 내 브랜드 구축 간담회’를 열었다는 기록이 있다.
장소는 ‘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 이단비 의원실’로 토론과 자문의견 청취, 자문위원 위촉장 전달 등을 했다고 썼다.
아래에는 이 의원과 성균관대 로스쿨 동문인 변호사 2명이 자문위원 위촉장을 든 사진을 첨부했다. 사진 촬영장소는 한 식당이었다.
제작진은 지난 9일 사진의 배경이 의원실이 아닌 식당인 이유를 이 의원에게 물었다.
이단비 의원은 “의원실에서 위촉하고 나서 밥을 먹으러 갔다”며 “필요하다고 하면 식당에서 찍은 사진들도 있다”고 해명했다.
거짓말이었다.
이 의원은 간담회 날 부평구 십정동 A식당에서 40만 원 어치 식사를 했다고 영수증을 제출했다. 해명대로라면 자문위원들과 사진을 찍은 곳은 A식당이어야만 한다.
취재 결과 장소는 인천도 아닌 서울 인사동의 한정식집 B식당이었다. 엉뚱한 곳에서 찍은 사진을 간담회 개최 근거 자료로 허위 첨부한 것.
이 의원은 2024년 10월 31일 B식당에 방문했다. 이날 ‘인천공항 환승투어 현장 체험 방문’ 명목으로 쓴 예산 34만2천600원 중 12만 원을 B식당에서 썼다.
허위 사진을 첨부한 간담회 당일 기록을 보면 행사 개최 여부도 의심이 가는 상황이다.
당일 오후 4시~5시 30분 의원실에서 간담회를 열었다고 보고했는데, A식당에서 결제한 시간은 17시 38분이다. 시의회와 A식당 거리는 자동차로 10분 가량 걸린다.
이 의원은 A식당에서 40만 원을 썼다고 했지만, 취재 결과 A식당 장부에는 2024년 5월 16일 식사비용을 낸 기록은 없었다.
뉴스하다는 보고서를 조작한 이유를 묻기 위해 재차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
시의회에 확인해보니 간담회 개최 여부를 증빙할 다른 사진은 없었다. 당시 보고서를 작성한 담당 공무원은 이단비 의원에게 사진을 받아서 썼다고 했다.
당시 담당자는 “(사진이 해당 간담회랑 관련이 없는지) 그거는 몰랐다”며 “의원에게 위촉장 전달식이라고 사진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단비 의원이 목적과 계획에 어긋나게 예산을 쓴 것으로 보이는 정황은 또 있다.
이 의원은 2024년 5월 28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찾았다. 자신이 대표를 맡은 도시브랜드연구회의 공간브랜딩 현장방문 일정이었다.
이단비 의원이 이틀 전 작성한 보고서에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현장방문이 계획돼 있다.
이 의원과 김용희 의원 등 총 8명이 일정에 참여하고, 예산은 1인당 3만 원 씩 총 24만 원으로 정했다.
연구단체 위원, 용역연구원 등 8명이 21만5천 원을 썼다고 보고했다. 증빙용으로 제출한 영수증을 받아봤더니 사용장소와 시간이 께름칙했다.
이 예산은 점심시간인 12시 56분, 맛집으로 유명한 미추홀구 학익동 인천지검 인근 소고기 전문점에서 쓰였다.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해당 소고기 전문점까지는 35㎞로 40분 가량이 걸린다. 이 식당은 인천시의회와도 5㎞ 가량 떨어져 있다.
오후 4시까지 공항을 방문한다는 계획과 달리 오전에 일정만 끝내고 식사를 위해 인천지검 앞까지 이동한 것.
이 의원은 방문 당일 오후 6시 예산을 사용하겠다고 결재문서를 작성했다. 실제 예산을 쓴 시간은 12시 56분으로 차이가 있다.
뉴스하다는 이단비 의원에게 식당 선결제와 허위 결재문서 작성, 결과보고서의 간담회 증빙 사진 조작, 계획과 맞지 않는 지출 등의 이유와 입장을 수 차례 물었지만 답하지 않았다.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홍봄 기자 spring@newshad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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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BFHRojpO0P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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