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하다] 김건희 특검
유정복 인천시장이 기독교방송인 극동방송 행사에 시민 혈세를 추가 편성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계획하지 않았던 예산이자, 300만 인천시민의 세금을 특정 종교방송에 떼어준 것. 극동방송과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는 채해병 특검의 수사 대상이다.
광복 80주년 기념일인 오는 15일 인천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2025 나라사랑 축제’가 열린다.
인천시는 이 행사를 위해 1억7천만 원을 급조했다. 행사 주관은 극동방송, 주최는 인천시와 인천시기독교총연합회다.
시는 당초 연간 예산으로 기독교와 불교 행사에 각각 2억 원씩, 천주교 행사에 1억 원을 배정했으나, 극동방송만을 위해 지난 1차 추경에서 특별히 예산을 세웠다.
조성환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의원 : 지금 하늘문화축제 말씀하셨는데 저도 설명은 들었는데 지금 우리 시민분들이나 이런 분들 보는 입장에서 볼 때는 1억 7천만 원이 갑자기 세워졌고 또 기독교 총연합회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또 보니까 자부담률이 굉장히 좀 낮아요.
윤도영 인천시 문화체육국장 : 그런데 이번에 기독교에 1억 7천만 원 증액되는 사업은 뭐냐 하면 저희가 광복 80주년하고 올해가 인천 선교 140주년입니다. 이것과 관련해 갖고 전체적으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나라 사랑 축제라고 그래서 큰 행사를 좀 하려고 하는 거고요.
조성환 의원 : 자부담에 대해서는 그 정도 비율이 낮은 것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는 겁니까?
윤도영 국장 : 전체 사업비는 저희가 2억원으로 예상하고 있고 그래서 저희가 1억 7천만 원, 자부담 3천만 원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부담의 비율이 낮지는 않습니다.
<2025년 6월 19일 제302회 인천시의회 제1차 정례회 제5차 문화복지위원회>
인천시는 1억7천만 원을 확보하기 위해 애초 있던 기독교 행사인 ‘하늘문화축제’ 예산을 85% 증액하는 것처럼 꾸몄다. 실상은 ‘나랑사랑축제’ 항목을 새로 만든 것과 마찬가지다.
나라사랑축제는 극동방송이 2011년부터 자체 개최하는 행사이고, 하늘문화축제는 인천시가 부활절과 성탄절 같은 대중화된 종교문화 행사를 지원하는 것으로 성격이 전혀 다르다.
1억7천만 원이 하늘문화축제 예산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보이게 했으나, 실제 예산은 극동방송 나라사랑축제에만 쓰인다.
특히 인천의 경우 극동방송 행사가 마치 인천시 행사처럼 보이도록 행사 주최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극동방송이 수원에서 나라사랑축제를 열었을 때 주최와 주관은 모두 극동방송이었고, 수원특례시는 후원으로 들어갔다. 2023년 대구 행사도 주최, 주관은 극동방송이었다.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은 후원으로 표기했다.
인천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나라사랑축제 예산에 대해 “일회성 행사 사업을 본예산이 아닌 추경으로 85%나 증액해 추진하려는 필요성에 대해 설명이 필요하다”고 심의 과정에서 지적했다.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는 유 시장이 직접 행사를 유치해줬다고 밝혔다.
지난달 극동방송 스튜디오에서 진행한 ‘2025 나라사랑축제 인천에 오기까지’라는 제목의 대담에서 김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시장님하고 저하고 만나서, 우리가 나라사랑축제를 해마다 해요. 인천에 선교사 들어오신지가 140년, 적어도 한국 동란 때에 인천상륙작전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 그게 75주년. 시장님이 흔쾌히 나라사랑축제를 인천으로 갖고 와라.”
<2025.7.31 극동방송 만나고 싶은 사람 듣고 싶은 이야기 1067회>
이 자리에서 유 시장은 “목사님께서 정말 나라사랑축제를 인천에서 성대하게 준비해주신데 대해서 감사말씀 드린다”고 화답했다.
유 시장은 인천시장에 첫 당선된 2014년부터 김장환 이사장과 자주 만남을 가졌다고 했다. 자신에게 많은 가르침과 사랑을 준 김 이사장을 존경하고, 각별하게 모신다는 것.
실제로 김 목사는 유 시장이 선거에 나설 때 힘을 실어줬다.
지난 4월 9일 대선 예비후보로 출마선언을 한 유정복 시장은 다음 날인 10일 김 이사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개인 SNS에 올리며 깊은 인연을 자랑했다.
유 시장은 “기독교 큰 어른이자 지도자이신 김장환 목사님께서 제 결의와 큰 걸음에 따뜻한 조언과 함께 여러 차례 기도로 힘을 실어줬다”고 작성했다.
두 사람은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만났다. 김장환 이사장이 그해 3월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을 초청했을 때 당시 인천시장 예비후보 신분이었던 유 시장은 극동방송을 찾아 접견했다.
접견 후 유정복 캠프에서는 유 시장과 펜스 전 부통령이 나란히 찍은 사진 등 자료를 배부했다.
펜스 전 부통령이 “(유 예비후보에 대해)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잘 이해하는 전 인천시장이자 중견 정치인으로 들었다”며 “만나게 돼 기쁘다”고 반가움을 표시했다는 내용의 기사가 줄줄이 나왔다.
지난 7월 24일 뉴스타파 보도를 보면 2022년 펜스 전 부통령 초청행사에 극동방송이 쓴 비용은 24만8천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억 원이다.
김 이사장이 거액을 들여 마련한 초청행사를 유 시장은 ‘한미동맹 강화에 뜻을 모았다’고 홍보하는 기회로 활용했다.
유 시장은 같은 해 4월 부활절을 맞아 김 이사장을 예방하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유 시장에게 “대한민국 국민과 정치를 위해 늘 옳은 길을 걸어 왔듯이 계획하는 일들에 기도와 응원을 드린다”고 격려했다고 알려졌다.
뉴스하다는 유 시장에게 김장환 이사장과 사적 친분으로 예산을 줬는지 등을 묻고자 수차례 연락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담당공무원은 “광복 80주년이고 한국 선교 140주년, 인천 상륙작전 기념 75주년 해서 올해만 특별히 하는 행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정복 시장과 극동방송 이사장 친분관계 때문에 이 행사 예산을 지원하느냐”는 제작진 질문에 담당공무원은 “아니”라고 대답했다.
또 “극동방송이라는 특정 종교단체에 예산을 많이 주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담당공무원은 “극동방송이라기 보다는 인천기독교총연합회(에 주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김장환 이사장은 윤석열, 김건희 부부와 가깝게 지냈다. 이 때문에 김 이사장은 채해병 순직사건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활동을 벌인 혐의를 받는다.
이명현 특별검사팀은 지난달 18일 채해병 순직사건 관련해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 자택과 사무실,
백명규 해병대 군종목사(소령)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김 이사장은 기독교계 대표적 원로목사 중 한 명으로 윤석열과 김건희 부부의 종교계 멘토로 알려졌다. 백 소령은 2023년 채해병 사건 수사 당시 임성근 전 사단장과 통화한 인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들이 채해병 수사 기록 이첩 과정에서 국방부와 임 전 사단장의 중간 통로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윤석열에 이어 지난 12일 김건희 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부장판사가 발부하자 극동방송 직원들이 김장환 이사장을 비판했다.
극동방송노동조합설립준비위원회는 13일 “윤석열 이어 김건희도 구속…그들(을) 만든 일등공신은 김장환 목사”라는 논평을 냈다.
준비위는 “김 목사는 과거 김건희가 경력위조와 주가조작 의혹 등으로 궁지에 몰렸을 때, 중앙사로 불러 위로하고 기도해줬다”며 “그 이전에는 무속 논란에 휩싸인 윤석열이 기도 요청도 안 했는데 축복 기도를 해주며 성경책까지 선물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쯤 되면, 기독교인들에게 ‘김장환의 이름으로 보증한다’는 메시지를 주고, 이견 없이 윤석열을 지지하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나 다름없다”고 평가했다.
준비위는 “이런 김 목사는 현재 전국 14개 방송망을 보유한 지상파 방송의 실질적 오너”라며 “미국 정계와 친분을 무기로 한국 정치판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그 영향력은 더 이상 자랑이 아니라 부끄러움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윤석열은 대통령 당선 후 매년 극동방송 나라사랑축제에 축전을 보냈다. 지난해 미국 워싱턴 DC에서 행사를 열었을 때도 영상 축전을 보내 한미 동맹을 강조했다.
홍봄 기자 spring@newshada.org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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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Ze6pjp1uGR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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