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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국정감사서 다뤄야 할 내란 청사폐쇄 증거

[내란의 밤] 유정복 인천시장 "청사 폐쇄하지 않았다" 주장

by 뉴스하다

오는 20일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 인천경찰청 현장 국정감사가 열린다.


내란 이후 첫 국감인 만큼 시정 전반에 대한 질문보다 청사 폐쇄 등 유정복 시장의 내란동조 의혹과 대선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수사 등이 다뤄질 전망이다.


뉴스하다는 이번 국감에서 규명돼야 할 사안들을 정리했다.


유정복 “비상계엄 당일 청사 폐쇄 없었다” 주장


유정복 인천시장은 청사 폐쇄로 계엄에 동조했다는 문제제기에 대해 계속 부인하고 있다.


지난 10일 <경인방송>에 출연해서도 “청사를 폐쇄한 적도 없고 또 계엄이라는 걸 누가 안 사람도 없고, 당연히 이 부분은 무슨 청사를 폐쇄했고 계엄에 관련이 있는 것처럼 얘기한 것은 정말 터무니없는 허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계엄 당일 직접 청사 폐쇄를 알린 것은 인천시였다.


비상계엄 선포로 인천시는 3일 오후 11시 20분께 시청사를 폐쇄하고, 유정복 시장과 정무부시장, 실·국장 등이 관련 긴급회의를 열었다고 기자들에게 직접 밝혔다.


청사 폐쇄 시점부터 2시간 20분 뒤인 4일 오전 1시 40분께 인천시는 출입기자들에게 “청사폐쇄는 행정안전부 행정명령에 따른 것으로 실질적인 폐쇄가 이뤄진 것은 아니”라고 말을 바꿨다.

image.jpeg?resize=550%2C688&ssl=1 인천시 공무원들이 출입기자 등에게 비상계엄 당일 23시 20분경 인천시청사를 폐쇄했다고 알린 카카오톡 갈무리. 글로벌이코노믹.


청사 폐쇄는 뉴스하다가 당직 공무원을 인터뷰했을 때도 확인됐다.


앞서 뉴스하다는 내란의 밤 인천시청 당직을 섰던 공무원들과 인터뷰했다. 인천시가 행안부 지시대로 청사 폐쇄와 출입을 통제했고, 국회 비상계엄 해제안 의결 후 해제한 사실을 확인했다.


당직자 A주무관은 “(행정안전부에서) 전화와 동시에 시스템상으로 ‘청사 폐쇄 및 출입 통제’라는 문구가 왔다”고 설명했다.


청사 폐쇄가 3시간 뒤 해제됐느냐는 질문에 A주무관은 “언론에 나온 것처럼 국회 의결되고 난 다음에 해제가 됐다”고 답했다.


실제로 폐쇄가 이뤄졌냐는 질문에 당직자 B팀장은 “폐쇄라는 부분이 문을 그냥 닫는 것”이라며 “폐쇄 의미가 밤에는 문 보안이나 이런 부분들만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즉각 조치가 이뤄졌냐는 질문에는 “네”라고 답했다. 명령을 받고 어떻게 조치했냐는 질문에 B팀장은 “청원경찰실에 가서 얘기하고 총무과장님에게 얘기했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증거 은폐 의혹


유정복 시장은 지난 조기대선에서 불법선거운동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인천시청과 인천경찰청 국정감사는 같은 날 진행된다.


인천경찰청이 유 시장과 관련 공무원들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하고 있기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해당 사건에 주목할 전망이다.


지난 9월 경찰은 인천시청 내 정무·홍보수석실과 홍보기획관실, 소통기획관실, 영상편집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인천시 공무원들은 대선 경선 과정에서 공무원 신분을 유지하면서 유 시장의 행사 개최 등을 지원한 혐의다.


이중 눈여겨 봐야 할 곳은 영상편집실.


유정복 시장은 경선 기간 동안 ‘유정복TV’라는 유튜브 채널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 유세 게시물을 올렸다. 선거 관련 동영상과 쇼츠를 게재했다.


그러나 4월 22일 당내 경선에 떨어지고 이틀 뒤인 24일 확인해 본 결과 유세 기간 올렸던 게시물 대부분을 비공개 또는 삭제한 상태였다. 남아있던 일부 게시물도 현재는 모두 사라졌다.


당시 영상은 하루에 몇 개씩 올라오기도 했고, 전부 더하면 수십 개 콘텐츠가 있었다. 제작진은 비공개 또는 삭제된 게시물의 일부 목록을 복구했다.


지난 4월 14일에는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 지지선언, 유 시장 아내 응원 영상을 올렸다. 4월 16일 ‘이재명의 생각? 유정복의 대답!’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유튜브에 공개됐다.

image-1.png?resize=800%2C375&ssl=1 지난 4월 24일에 갈무리한 유정복TV 최근영상. 영상은 이미 삭제 또는 비공개 상태로 볼 수 없었다. 네이버.


이밖에 ‘지금 필요한 대통령-유정복이 말하는 개헌,개혁,민생’ , 하늘도 알아본 준비된 대통령 유정복 등도 유튜브에 올라왔다가 지금은 찾아볼 수 없다.


유정복 시장은 지난 4월 14일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에 방문한 장면을 편집해 “하늘도 알아본 일하는 대통령”이란 영상도 올렸었다.


영상에는 “궂은 날씨에 촬영도 힘든 상황이 계속되고 (중략) 참배가 끝나자 갑자기 눈발이 멈추더니, 박 전 대통령이 밝은 햇살로 배웅을 하듯 유 후보와 일행들의 길을 환하게 비춰주고 기나긴 대선 레이스에서 승리를 확신하는 유 후보”라는 자막이 들어갔다.

image-1.jpeg?resize=800%2C783&ssl=1 유튜브 유정복TV 갈무리.


권위적인 모습을 담은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미디어오늘>이 기사를 쓰기도 했다.


지난 4월 20일 <미디어오늘>은 ‘‘시민과 어깨빵’ ‘푸시업 챌린지’ 황당한 대선 주자들의 SNS”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유 시장의 홍보 영상을 다뤘다.

image-2.png?resize=800%2C474&ssl=1 유정복 시장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안 흔한 정치인의 어깨빵 대처법’ 영상 갈무리. 미디어오늘.

영상을 보면 유 후보와 한 시민이 길을 가다가 서로 어깨가 부딪치는 장면이 나온다.


서로 불쾌한 표정을 지었는데 유 후보가 겉옷을 벗어 자신이 ‘시장 두 번, 국회의원 세 번, 장관 두 번’했다고 알리자 그 시민은 상대가 권력자임을 알아보고 불쾌했던 표정을 풀고 아무렇지 않은 듯 춤을 추며 가던 길을 가는 모습이 이어진다. 행인에게 사과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유 후보는 이 영상을 “안 흔한 정치인의 어깨빵 대처법”이라는 글과 함께 올렸는데 해당 게시글에는 “반대로 인천시민인 거 보고 유정복 정치인이 춤추는 게 보기 좋았을 것 같다. 시민들이 정치인 타이틀 보고 빌빌 기는 모습이 보기 안 좋다”는 댓글이 달렸다. 2025년 4월 20일 <미디어오늘>

image.png?resize=800%2C538&ssl=1 대선 경선 기간인 지난 4월 14일 유정복TV에 올라온 ‘유정복이 갑자기 운 이유? 뜻밖의 여인의 등장’을 누르자 재생할 수 없다는 안내가 나온다. 유정복TV.


이런 논란이 됐던 영상들도 찾아볼 수 없다. 남아있는 영상 링크 클릭하면 비공개 동영상, 또는 동영상을 재생할 수 없음이라고 나온다.


해당 영상들은 제작과 업로드, SNS 관리 등을 인천시 공무원들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있다.


제작진은 유 시장이 경선 탈락하기 하루 전인 4월 21일 ‘유정복TV’를 인천시 공무원이 관리하는 것이 아닌지 물었으나, 공무원은 부인했다. 그리고 3일 뒤 확인했을 때 영상은 모두 사라졌다.


영상을 비롯한 게시물을 삭제한 것이 누구인지, 공직선거법 위반을 은폐하기 위한 것인지 경찰 수사와 국정감사에서 진실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


김건희 멘토 김장환 목사에게 1억7천 급조해줬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기독교방송인 극동방송 행사에 시민 혈세를 추가 편성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계획에 없는 예산이자, 300만 인천시민의 세금을 특정 종교방송에 떼어준 것. 극동방송과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는 채해병 특검의 수사 대상이다.


광복 80주년 기념일인 지난 8월 15일 인천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2025 나라사랑 축제’가 열렸다.


인천시는 이 행사를 위해 1억7천만 원을 급조했다. 행사 주관은 극동방송, 주최는 인천시와 인천시기독교총연합회다.


시는 당초 연간 예산으로 기독교와 불교 행사에 각각 2억 원씩, 천주교 행사에 1억 원을 배정했으나, 극동방송만을 위해 지난 1차 추경에서 특별히 예산을 세워줬다.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는 유 시장이 직접 행사를 유치해줬다고 밝혔다.


지난 7월 극동방송 스튜디오에서 진행한 ‘2025 나라사랑축제 인천에 오기까지’라는 제목의 대담에서 김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시장님하고 저하고 만나서, 우리가 나라사랑축제를 해마다 해요. 인천에 선교사 들어오신지가 140년, 적어도 한국 동란 때에 인천상륙작전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 그게 75주년. 시장님이 흔쾌히 나라사랑축제를 인천으로 갖고 와라.” <2025.7.31 극동방송 만나고 싶은 사람 듣고 싶은 이야기 1067회>


김장환 이사장은 윤석열, 김건희 부부와 가깝게 지냈다. 이 때문에 김 이사장은 채해병 순직사건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활동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윤석열은 대통령 당선 후 매년 극동방송 나라사랑축제에 축전을 보냈다. 지난해 미국 워싱턴 DC에서 행사를 열었을 때도 영상 축전을 보내 한미 동맹을 강조했다.


홍봄 기자 spring@newshada.org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기사보기〉

https://newshada.org/4013/

〈영상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gTYicrbzUb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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