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무릎수술 독과점①]복지부 예산, 특정병원 쏠림

[뉴스하다] 권력감시, 보건복지부 노인무릎수술 지원사업 몰아주기 의혹

by 뉴스하다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노인 무릎인공관절 수술 지원사업’이 일부 전문병원들 배를 불리는 ‘카르텔’로 변질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사업은 만 60세 이상 저소득층에게 무릎 한 쪽당 수술비 120만 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보건복지부가 관리를 맡아 민간경상보조금을 내려준다.


2015년부터 2025년까지 투입한 예산은 총 339억7천900만 원. 특히 지난해 예산은 40억8천600만 원으로, 지난 10년 평균 대비 36.7% 올라 역대 최대 규모로 사업이 확대됐다.


복지부로부터 이 사업을 민간위탁 받아 11년 동안 운영한 곳은 노인의료나눔재단이다.


문제는 이 재단에 후원금을 내는 특정 병원들에 수술지원금이 몰린다는 점이다. 재단에 돈을 주고 환자를 유치하는 것은 아닌지 검증이 필요하다.


후원금 대비 예산 최대 32배 수혜, 환자 거래?

복지부 예산을 가장 많이 따간 곳은 ‘힘찬병원’ 계열이다. 전체 사업 예산 12.3%를 힘찬병원이 가져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남희 의원(민주당·광명을)에게서 입수한 자료(2025년 10월 27일 기준)를 보면, 힘찬병원이 수술 지원금 예산으로 복지부로부터 받은 돈은 총 41억6천460만 원.


힘찬병원이 재단에 낸 후원금은 사업시행 초기부터 현재까지 1억2천940만 원이다. 후원금 대비 무려 32.2배 이득을 봤다.


이 사업 예산을 받는 병원들은 사회공헌활동의 하나로 후원금을 낸다. 겉은 사회공헌이지만, 속내는 자기사업을 위한 투자금으로 비친다.

image-1.png?resize=800%2C450&ssl=1 힘찬병원은 노인의료나눔재단에 후원금 총 1억2천940만 원을 내고, 2015~2025년 무릎수술 예산 총 41억6천460만 원을 받아냈다. 이새벽 기자.


힘찬병원과 재단은 유독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은 라디오방송 인터뷰 등에서 재단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사업을 홍보했다.


재단은 각종 행사에서 힘찬병원 관계자들에게 장관상 등 각종 상을 수여했다. 재단은 2024년 11월 6일 2024년 사업성과 보고 및 창립 10주년 기념식에서 목동힘찬병원에 복지부장관상을 줬다.


2022년 12월 27일에는 김성민 강서힘찬병원장에게 보건복지위원장상, 2017년 12월 7일 이수천 목동힘찬병원장에게 같은 상 등을 수여했다.


재단과 각별한 사이인 노인전문 매체 ‘백세시대’는 힘찬병원 관련 기사를 100여 건 보도했다.


백세시대는 힘찬병원의 수술 사례를 지속적으로 홍보하며, 환자들의 선택을 유도하는 조력자 역할을 했다.

비슷한 구조로 이득을 본 곳은 힘찬병원 말고 더 있다.

image-2.png?resize=800%2C600&ssl=1 노인의료나눔재단과 협약을 맺고 후원하는 병원들은 지원금이라는 명목으로 표와 같이 예산을 받아낸다. 이새벽 기자.


“돈이 돈을 먹는 구조”… 시민사회·학계가 본 ‘카르텔’

무릎수술 지원사업 카르텔 의혹 조사의 필요성 제기는 조기현 돌봄청년커뮤니티 N인분 대표가 처음했다.


조 대표는 “무릎수술 카르텔이랄까. 복지부가 사업을 시작하니 지역에 전문병원이 생기고, 안 해도 되는 노인들까지 수술을 권유한다”며 “수술하면 초기 돌봄이 많이 필요해서 요양병원까지 생기고, 결국 ‘돈이 돈을 먹는 구조’가 됐다”고 지적했다.


조기현 대표는 대학교수 A씨와 대화를 인용해 실태를 전하기도 했다.


조 대표는 “A씨가 이 사업이 실제로 매번 예산이 소진되고 만족도도 높다고 나오는데, 그 바탕에는 혼자 사는 노인 꼬셔서 무릎수술 받게 한다”며 “그 이후 재활과정이 산업으로 발전하면서 이용률이 높아진 거라고 했다”고 전언했다.


A씨는 기자와 인터뷰를 거절하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는 “전 그저 어르신들과 함께 뒹굴면서 국가 노인건강정책을 고민하는 가운데, 드는 생각들을 말씀드렸다”고 문자메시지를 남겼다.


“병원 추천 안 한다”던 재단, 업계에선 “공공연한 비밀”

재단과 특정 병원들 사이 관계를 확인하고자 재단 사무실로 잠입 취재를 진행했다. 재단 관계자들은 직접 상담하러 오는 경우가 드문지,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재단이 무릎수술을 추천하는 병원이 있느냐”는 질문에 상담을 맡은 재단 관계자는 “병원 추천은 절대, 지정하면 큰 일난다”고 선을 그었다.


수술재료와 관련한 질문을 하자 이 관계자는 “병원이 알아서 쓰는 것이지 재단이 지정한 것은 없다”고 답하며 “관에서 오셨냐, 기자이냐?”고 질문하며 의심했다.

image-2.jpeg?resize=768%2C1024&ssl=1 서울시 중구 노인의료나눔재단 사무실 앞. 이새벽 기자.


그러나 이는 의료업계 증언과 정반대였다.


B의료(병원)재단 한 부서장 C씨는 “재단에 후원을 해야 환자를 보내주는 구조는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이미 힘찬병원 같은 대형 전문병원이 기득권을 쥐고 있어 다른 병원은 실익이 없다고 판단할 정도”라고 폭로했다.


또 C씨는 노인의료나눔재단 후원병원인 D병원 사례를 들어, 재단이 환자를 소개할 때 특정업체의 수술재료(인공관절)를 사용할 것을 요구했다는 내부 증언을 전해줬다.


특정 브랜드 사용을 요구했다면, 국민의 의료행위 선택권과 병원 자율성을 침해하는 부정 영업행위다.


복지부·재단·병원 “후원금과 지원금 관계, 금시초문”

재단 관계자는 ‘핵심 쟁점인 후원금과 지원금 예산 상관 관계’를 묻는 질문에 대해 “상담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후원금 수급 사실은 금시초문”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하지만 재단 공식 홈페이지에는 후원병원 명단이 버젓이 게시돼 있어, 이 해명은 사실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image-3.png?resize=800%2C450&ssl=1 노인의료나눔재단 홈페이지. 무릎수술 지원사업 예산을 많이 받아내는 병원 중심으로 정리했다.


이 관계자는 “환자들이 지인 등을 통해 잘하는 병원을 알아보고 보건소에 신청하면 재단은 결과만 통보할 뿐, 특정 병원을 추천하거나 재료 사용을 강요할 권한이 없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의료업계 종사자들 증언과 관련해 “근거 없는 소문일 뿐, 재단은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일축했다.


최대 수혜자인 힘찬병원 관계자는 ‘환자 매매’가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모르는 내용”이라며 “저도 일개 직원이라 확인해봐야 한다”고 답변을 꺼렸고, 결국 병원 측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복지부 노인건강과 관계자는 지난 2일 “(기자가) 받은 자료가 우리가 준 것일 텐데, 둘의 상관관계는 사실 확인된 바가 없다”는 명확한 답변을 피하며 사업지침을 근거로 절차적 정당성만 되풀이했다.


이 관계자는 특정 병원으로 지원금이 쏠리는 독식 구조에 대해 “환자가 병원을 선택하는 건데, 우리가 이 병원 가라 저 병원 가라 할 수 없는 부분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새벽 객원기자 dawnnews@naver.com


이새벽

영리기업에서 일하다, 비영리 대안언론 기자로 전업했다. 소셜섹터와 사회연대경제를 취재하며, 인권과 돌봄의 가치를 기록해왔다. 권력과 자본에 휘둘리지 않는 독립적 취재를 지향한다. 뉴스타파저널리즘스쿨(4기)을 수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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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무릎수술 독과점①] 특정병원 몰아주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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