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감시] '상장하면 수백억' 유통사에 불량 밀어내기 봐준 경찰
아이카이스트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합작법인이지만 경영권은 민간이 갖고 있었다. 카이스트는 사실상 들러리였다.
지분율은 의장이었던 김성진 씨 51%, 카이스트 49%로 알려졌지만 김 씨는 ‘휴모션’이라는 회사를 통해 지분을 소유했다.
휴모션을 ‘아이카이스트홀딩스’라는 법인으로 바꾸면서 A회장이 각자 대표이사로 참여했다. 휴모션이 가진 아이카이스트 지분 51%를 김성진 씨와 A회장이 나눠 가졌다.
아이카이스트홀딩스는 다시 ‘프라바이오’로 법인명을 바꿨다. 카이스트라는 틀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프라바이오는 과감해졌다. 불량제품이 쏟아지는데도 공격적인 유통에 나섰다. 미국 총판이던 김성훈 다오닉스 대표이사는 지난 5일 “불량률이 높은 걸 A회장은 알고 있으면서 물건을 줬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A회장 등 프라바이오 임직원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지만 경찰은 무혐의 처분했다.
프라바이오는 2015년과 2016년 사이 회계장부상 재고자산이 약 200배 증가했다.
재고자산의 폭발적 증가는 무엇을 뜻하는 걸까. 주식 상장을 위한 실적 쌓기였다면, 불량제품을 알면서도 떠넘긴 이유(고의)가 명확해진다.
경찰은 수사과정에서 재무제표를 증거로 받았지만, 고의성은 간과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뉴스하다는 이 내용을 입증할 만한 녹취록을 입수했다. A회장과 당시 아이카이스트홀딩스 B이사와 대화다.
A회장은 불량 사실 인정뿐 아니라, ‘주식 상장’을 언급했고 “판매로 버는 건 몇십 억”이지만 “주식으로 버는 건 몇백 억”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 매출을 가짜 매출로 봐”라고도 말했다. “회계사들”과 “가짜 서류”라는 말도 했다.
2017년 5월 말쯤 프라바이오는 협력업체가 프로바이오에 보낸 공문을 보여주면서, 고압모듈 관련 불량제품 2만 개에 대한 수리비를 다오닉스에 부담하라고 한다.
이 물량은 다오닉스가 받은 불량제품 3천여 개의 6배가 넘는 물량이다. 2017년 6월 2일 다오닉스는 협력업체 과실로 인한 불량 수리비를 부담할 수 없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다.
이는 김성훈 대표가 경찰 조사에서 진술한 불량률 30%에 달한다는 내용의 신빙성을 뒷받침하는 정황 증거다.
그럼에도 서울성동경찰서는 ‘실제 불량’인지 ‘단순 성능 개선’인지 알 수 없다고 판단했다. 불량률이 1%밖에 되지 않는다는 A회장 진술의 힘을 실어준 것.
그러나 프라바이오 협력업체가 보낸 공문에는 ‘에폭시 제거 후 재작업’과 ‘수리비’라는 단어가 존재했다.
사건을 맡았던 당시 경찰은 잃어버린 증거를 보완하겠다며 김성훈 대표에게 ‘반품표’를 다시 받아냈다.
A회장 측이 직접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제출한 반품표를 토대로 따져보니, 다오닉스가 납품받은 전체 물량 대비 불량률은 30%에 달했다.
경찰이 반품표를 다시 제출해달라고 한 것은, 제품의 불량률을 입증할 증거로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불송치이유서에는 “객관적인 증거자료가 없다”고 기재했다.
A회장 측이 스스로 작성한 증거를 김 대표가 제출했음에도 불송치이유서에는 정반대 내용을 기록한 것. 이는 허위 공문서 작성과 직무유기에 해당할 수 있다.
프라바이오 제품의 국내 판매(유통) 개시일은 2016년 3월 24일이었다. 로켓홀딩스와 제이스상사라는 회사가 제품별로 나눠서 국내 유통을 맡았다.
로켓홀딩스 블로그를 보면, 신제품 발표회 직후부터 대부분 제품이 불량이었다. 특히 수 차례에 걸쳐 제품을 교환해도, 여전히 불량은 그대로였으나 제품을 떠안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으로 보인다.
경찰은 초청장과 블로그 등을 증거로 받았고, 프라바이오 제품의 국내 판매 개시일이 2016년 3월 24일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그러나 A회장과 김성훈 대표 모두 제품 불량을 2017년 2월부터 인지했다고 판단했다. A회장 측 참고인인 프라바이오 전 직원 진술을 신뢰한 것.
이 때문에 A회장 등이 불량을 알면서도 제품을 납품해, 사기죄가 성립한다는 김성훈 대표의 주장은 허상이 됐다.
이 사건 수사를 맡은 경찰은 2022년 12월 19일 불송치이유서를 통해 “미국에 판매된 제품들이 불량이 많았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확인이 안 된다”며 “회사(프라바이오)에서 불량률이 높다는 사실을 알고 공급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은 “불량을 대비해 더 많은 제품을 고소인(김성훈 대표)에게 공급했고 불량이 확인되면 확인 후 정상제품으로 다시 보냈다”며 “(A회장 등이) 불량품에 대한 처리방법을 계속해서 논의한 점 등 사정에 비추어보면 위 문서만으로 피의자들이 처음부터 이 사건 제품들의 불량 비율을 인지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뉴스하다 제작진은 A회장에게 “녹취록에 수사 청탁했다는 내용이 있다”라고 질문했다.
A회장은 “다 거짓말이고 정말 있을 수도 없는 얘기”라며 “김성훈 대표가 민사 재판에서 지금 여러가지 자료 (저랑) 서로 내면서 어떤 게 맞는지 따지는 거니까, 정 궁금하면 재판 기록을 좀 달라고 하라”고 말했다.
현재 김 대표와 A회장은 민사소송(손해배상)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다. 1심은 A회장 손을 들어줬다.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홍봄 기자 spring@newshad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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