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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스하다 Jan 09. 2024

5·18 폄훼 신문 돌린 허식, 전두환·이승만 옹호

서울의봄 “반국가적세력에 의해서” 제작된 듯 발언

허식 인천시의회 의장이 12·12 쿠데타와 독재자인 이승만을 옹호하는 발언을 공식석상에서 내뱉은 것으로 확인됐다. 허 의장은 최근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DJ세력과 북한이 주도한 내란이라고 폄훼한 신문을 동료의원들에게 돌려 비판을 받고 있다.


허식 의장은 지난해 12월 12일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가 주최한 송년행사에서 “12·12는 전두환, 요즘 서울의 봄 영화에 나오는 그런 날이 아니고 또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유엔에서 대한민국을 승인한 날이 1948년 12월 12일”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서울의 봄 의도는 유엔에서 대한민국을 승인한 날을 가리려 한 거라는 그런 이야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허식 의장이 2023년 12월 12일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가 주최한 송년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허식 누리집>


특히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일이라고 하는데, 유엔에서 대한민국을 승인한 날은 1948년 12월 12일”이라며 “이거를 커버하기 위해서, 이거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덮기 위해서 서울의 봄이란 반국가적세력에 의해서”라며 영화를 반국가적세력이 만든 것처럼 발언했다.


이어 “우리 윤석열 대통령께서 작년, 금년 말씀하신 게 공산전체주의세력과 기회주의적인 추종세력, 반국가세력이 자유대한민국을 위협하고 있다고 미국의 상하원 합동회의에서도, 자유총연맹에서도 그런 말씀하셨다”며 “9월 1일 국립외교원 60주년 기념식에서도 윤 대통령께서 계속 말씀하신 게 공산주의, 전체주의 이런 세력들이 지금 북한 추종하는 세력, 공산주의 추종세력들이, 반국가세력들이 대한민국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허 의장은 이승만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발언을 이어나갔다. 


그는 “이승만 대통령 하면 ‘6·25 때 도망을 갔다’, ‘한강철교를 폭파했다’ 라며 나라를 버렸다고 하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역사교육이 너무 왜곡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인하대에 1979년 이승만 대통령 동상을 만들었는데, 5년만에 공산전체주의 세력에 의해서 내려져 파주 창고에 있다”며 “내년이 인하대 70주년인데 반드시 동상을 세워야 한다는 게 총동창회 목표이고 시의회도 적극적 지지한다”고 시의회의 입장을 내세워 동상 재건을 옹호했다.


그러면서 허 의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추진한 역사교과서를 인천지역에 배포하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허 의장은 “인천의 역사교과서 19개 전부 다 이승만 대통령, 박정희 대통령, 전두환 등 자유민주주의 신봉하는 대통령들을 다 독재자라고 똑같은 프레임(을 씌운다)”며 “이승만 박정희는 독재자, 전두환 노태우는 군부독재자, 그러면서 DJ와 노무현 등은 다 민주화세력 이런 프레임이 19개 교과서 공통적으로 실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이거를 지금 박근혜 대통령께서 만들려고 했던 국정교과서를 기본으로 그야말로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하는 그런 내용의 교과서를 만들려는 출판사가 있어 내년에 출판한다고 하니까, 우리 의회 차원에서도 기독교, 총연맹이랑 해서 교과서가 중·고등학교에 채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파했다. 


허식, 독재자 옹호 처음 아니다

최근 허식 의장은 단 번에 이름을 전국적으로 알렸다. 그는 지난 2일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신문을 시의원들에게 배포했다. 이 신문 1면은 ‘5·18은 DJ세력·北이 주도한 내란’이 톱기사였고, 2면 타이틀 기사 제목은 ‘가짜 판치는 5·18유공자…광주의 진실을 묻다’였다.

허 의장이 지난 2일 동료의원들에게 배포한 신문.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내용이 담겼다. <인천일보 갈무리>


<인천일보>가 이 신문을 입수해 보도했고 세상에 알려져, 허 의장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에 회부됐다. 그는 윤리위원회 개최 전 탈당계를 제출해 징계를 피했다.


허 의장은 이번 사태 이전부터 일관된 역사의식을 보여왔다. 


그는 지난해 6월 29일 시의회 제288회 5차 본회의에서 “워커 장군, 백선엽 장군 등 6·25 전쟁에서 활약한 영웅들과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업적 등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거나 왜곡되게 교육 받고 있는 현행 역사교육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역사교육 강화 방안을 교육청 등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허 의장이 지난해 6월 29일 시의회 제288회 5차 본회의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업적을 교육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천시의회방송 갈무리>


지난해 12월 20일 <파이낸셜뉴스>와 신년인터뷰에서도 “중·고등학생들이 이승만 대통령을 떠올릴 때 대한민국의 건국대통령이나 독립운동가로서보다는 독재자로 먼저 인식하는 등 우리 역사 교육이 편향돼 있다며 전문가들과 함께 이를 바로잡는 작업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허 의장은 이승만을 대한민국 건국대통령이자 독립운동가로 인천의 아이들에게 인식시키고자 하는 것. 그는 <파이낸셜뉴스>에 “중·고등학교 교과서로 승인을 받아 지역 학교에서 기존 19종 국정 교과서와 함께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해 아이들에게 가르친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인터뷰했다.


이승만은 대한민국임시정부와 독립군 자금을 횡령하다 탄핵당했다. 또 1948년부터 1960년까지 대통령을 지내면서 친일청산을 위한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무산시켰다. 독재자로 군림하다, 국민의 심판을 받아 쫓겨난 인물이다.


역사교과서 개정 실제 검토하기도

허 의장 인터뷰는 허언이 아니었다. <뉴스하다>가 지난해 11월 22일 보도한 ‘허식 인천시의회 의장의 불경 쇼핑’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면 허 의장은 시민 세금으로 수백만 원어치 불경과 함께 역사교과서 수십 권을 사들였다.


허식 의장은 지난해 3월 2일에만 각각 출판사가 다른 중학교 역사교과서 11권, 고등학교 역사교과서 10권 등 총 21권을 구입했다. 2주 뒤인 15일에도 저자가 다른 역사교과서를 중학교 3권, 고등학교 3권 등 총 6권을 사들였다.


역사교과서 개정은 광역의회가 할 수 없는 일임에도 허 의장은 스스로 책을 사들여, 스스로 개정 검토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DJ세력·北이 주도한 내란’이라는 신문을 배포한 이유 또한 그가 설파해온 독재자 옹호와 역사교과서 개정 시도의 연장선에 가깝다.


허식 의장은 인천시 동구선거구에서 투표수 2만8천942표 중 1만5천832표(54.7%)를 얻어 1만2천347표(42.7%)를 얻은 정종연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투표인 절반의 선택을 받았다.


이후 국민의힘이 다수인 인천시의회에서 당내 유일한 재선이라는 이유로 전체의원 의장으로 선출됐다. 인천시민을 대신해 의회에 자리한 의원 40명 중 39명이 찬성했다.


이와 관련, 허식 의장에게 여러 차례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남겼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홍봄 기자 spring@newshada.org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기사보기>

https://newshada.org/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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