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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스하다 Jan 19. 2024

인천시의회 교육 핑계로 세금 수천만 원 ‘펑펑’

3박 4일 간 부산 울산 여수 등 돌며 사실상 관광

인천시의회 의원과 사무처 직원들이 민간위탁업체로부터 수백만 원어치 식사를 제공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이 업체는 교육연수를 담당했던 곳으로 업무 관련성이 짙어, 청탁금지법 위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뉴스하다는 제9대 인천시의회 개원 직후인 2022년 7월 20일부터 23일까지 교육연수 일정을 취재했습니다. <편집자주>


# 위탁업체 중식 제공, 청탁금지법 위반 조사

인천시의회는 2022년 7월 20일부터 23일까지 의원 연수 명목으로 울산시, 부산시, 전남도를 방문했다. 결과보고서에는 의원은 29명, 공무원 12명 등 총 41명이 참석했다고 썼다.


제9대 의원연수 식사비용 지급현황을 보면 인천시의회는 3박 4일 간 10차례 식사자리를 가졌다. 이중 점심식사 3차례를 위탁업체인 교육기관이 제공한 것으로 기록했다. 교육기관은 대한정책연구소였다.

인천시의회가 작성한 제9대 의원연수 식사 비용 지급 현황. 점심식사 3차례를 교육기관이 제공했고 울산시와 부산시 지방의원들이 참석한 것으로 돼 있다.


대한정책연구소가 제공한 점식 식사비용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시의회가 4일차 점심 때 사용한 식사비(66만5천 원)로 미뤄 보면, 3차례에 걸쳐 150만 원 이상 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의회와 대한정책연구소가 수의계약을 맺은 산출내역서에는 의원 교육연수 비용이 1인당 62만 원으로 총 1천922만 원이다.


교육연수 비용은 또 1인당 교육비 42만 원, 강의교재비 5만 원, 강의실 사용료 9만 원, 교육운영비(다과, 문구, 보험, 교통비 등) 6만 원으로 나뉘어 있다. 식사비는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국민권익위원회는 대한정책연구소가 또 다른 교육연수 위탁을 받기 위해 인천시의회에 식사를 제공한 것은 아닌지 조사 중이다. 

대한정책연구소가 인천시의회에 제출한 교육연수비 산출내역서.


권익위는 인천시의회가 직접 식비를 지출한 저녁 식사자리에서 식사인원을 부풀린 것은 아닌지도 조사하고 있다.


2022년 7월 20일 인천시의회는 남포횟집에서 1인당 식비 3만 원씩 계산해 총 141만 원을 지출했다. 의원 35명, 직원 12명 등 총 47명이 참석한 것으로 돼 있다.


특히 시의회는 이 자리에 울산시의원 5명이 참석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울산시의회는 “2022. 7. 20. 기준 제9대 인천광역시의회와의 식사를 포함한 공식 일정”은 없었다고 답변했다. 인천시의회가 최소 5명은 부풀린 것.


식사 인원을 부풀린 정황은 다음날에도 확인된다. 시의회는 2022년 7월 21일 저녁 송도공원에서 150만 원을 지출했다. 이때도 의원 35명, 직원 12명 등 총 47명이 참석했고 1인당 식비는 3만1천914원이다. 부산시의원 5명이 참석한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부산시의회는 “인천시의회 의원연수 일정 중, 2022. 7. 21. 만찬에 의장단(의장·부의장)이 초청을 받았습니다. 이중 이대석 제2부의장이 참석했습니다”라고 답변했다. 인천시의회가 식사인원을 최소 4명은 부풀렸다.

제9대 의원연수 참석자 명단. 이순학 의원은 불참으로 표시돼 있다.


인천시의회가 공개한 참석자 명단에는 불참한 의원도 있었고, 일정에 늦게 합류한 직원들도 있었다. 식사 비용 지급현황에는 이들 모두 참석한 것으로 나온다.


#교육연수 핑계로 여행?

인천시의회는 3박 4일 동안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의원들이 직무교육을 받은 것으로 기록했지만, 실제로는 만찬을 즐기는 등 사실상 여행을 다녀온 것과 다름 없었다. 이들이 3박 4일 동안 쓴 비용은 식사비 675만9천 원, 숙박비, 버스비, 교육연수비 등 총 5천601만5천 원이다.


의원들과 의회사무처 직원들은 2022년 7월 20일부터 23일까지 인천에서 출발해 울산, 부산, 광양, 여수, 순천을 거쳐 인천으로 돌아왔다.


이들은 40여 명으로 넉넉하게 28인승 리무진 버스 2대를 926만4천 원을 주고 3박4일 간 빌려 편안하게 일정을 즐겼다.

제9대 의원연수 일정표. 대부분 관광 목적으로 채웠다.


숙소는 베스트웨스턴플러스 부산송도호텔이었고 2~3일차는 1회당 61만4천900원을 주고 호텔 조식을 먹었다. 4일차에는 대교식당에서 45만6천 원을 썼다.


이들은 부산송도호텔 2박, 여수 히든베이호텔에서 1박을 묵었다. 호텔비용만 1천899만8천 원이 나왔다. 


이들이 다닌 일정은 울산대공원, 부산항, 송도해상케이블카, 수영만요트경기장, 국립해양박물관, 광양항, 여수아르떼뮤지엄, 여수해양공원, 여수해상케이블카 탑승, 순천 송광사 등 벤치마킹이라는 명분으로 관광만 다녔다.


의원들은 여수에서 크루즈 탑승(66만 5천 원) 후 선상 불꽃쇼와 외국인공연(66만5천 원)을 즐겼고 해상케이블카(42만5천 원)도 탔다. 순천에서 송광사를 다녀온 것까지 따지면 179만4천 원을 여수, 순천 관광에만 사용했다.

크루즈 선상 불꽃놀이, 케이블카 등 결제내역.


시의원들이 교육시간인 오후 4시부터 7시 사이에 만찬을 즐긴 정황도 나왔다. 2022년 7월 22일 교육위원회 의원들이 여수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당시 장우삼 인천시교육청 부교육감은 여수로 내려갔다.


장 부교육감은 여수 출장 전 1인당 3만 원씩 36만 원을 여수지역 내 식당에서 쓰겠다고 지출품의도 했다. 그리고 여수의 한 회센터에서 30만 원을 결제했다. 품의서에는 오후 5시부터 식사 일정이 잡혀 있다.

장우삼 부교육감 지출품의서와 여수에서 결제한 영수증.


결제 시간은 오후 6시56분이다. 의원들이 직무교육(오후 4시~7시)을 받는 시간이었다. 장 부교육감과 교육위원회 의원들만 따로 나와 저녁 식사를 시작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아니라면 장 부교육감이 밥값을 일부 지출하고 간 것으로 봐야 한다.


이날 인천시의회는 같은 회센터에서 의원 30명, 직원 12명이 참석해 150만 원을 결제한다. 장 부교육감 결제 분까지 따지면 180만 원어치 저녁 식사를 했다. 1인당 4만2천857원이다.


행정안전부 지침상 1인당 식비를 4만 원을 넘을 수 없기 때문에 인천시교육청이 30만 원을 따로 결제하는 꼼수를 부린 건 아닌지 권익위 조사에서 밝혀야 할 일이다.


이처럼 의문점이 많은 교육연수 계획을 세우고 결재한 사람은 허식 의장이다. 아쉽게도 허 의장은 코로나19에 걸려 불참했다.

제9대 의원연수 계획은 인천시의회 입법정책담당관실에서 세우고 허식 의장이 결재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의회 관계자는 “권익위에서 조사 중에 있다”며 “계획상으로는 참석하기로 했는데, 거기(울산시의회, 부산시의회) 사정에 의해서 참석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초 거기(대한정책연구소)하고 수의계약할 때 그것(식사비)까지 저희가 협의해서 계약한 걸로 안다”며 “산출내역서에 다 포함돼 계약한 걸로, 점심 제공까지 녹아져 있다”고 말했다. 


교육위원회 의원들이 부교육감과 식사한 것과 관련, 인천시의회 관계자는 “저희가 가진 관련 자료에는 교육청 내용이 없어서 그 부분은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홍봄 기자 spring@newshada.org

그래픽 오나영 zero@newstapa.org


<기사보기>

https://newshada.org/1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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