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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스하다 Sep 13. 2024

조동성 회장의 경인방송 사유화 의혹 짙어져

[뉴스하다]미디어감시

뉴스하다는 앞서 조동성 경인방송 회장이 스스로 설립한 연구원에 ‘셀프 용역’을 주고 방송법을 위반한 혐의로 경찰에 고발당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조 회장이 자신의 아들을 비롯한 측근들을 경인방송 이사회에 참여시키는 등 공공재인 지상파 방송을 사유화하려 한다는 논란도 다뤘습니다.


경인방송에서 불거진 문제는 이뿐이 아니었습니다. <미디어스>는 지난 7월 22일 황효진 인천시 정무부시장이 경인방송 감사로 겸직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황 부시장은 지방공무원법상 겸직 금지 위반이고 경인방송은 상법상 감사 선임 의무 위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경인방송은 지난달 16일 주주총회를 열었습니다. 새로운 감사를 선임해 황 부시장을 해촉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주요 주주조차 참여하지 않은 이날 총회에서는 조 회장 지인이 감사로 임명돼 사유화 논란을 더하고 있습니다. 또 권혁철 이사는 차명 주식을 인정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경인방송은 지상파로서 시민 세금이 투입됩니다. 뉴스하다는 경인방송 주총에 직접 다녀왔습니다. 회의에서 오간 내용을 시민들에게 전달합니다.

지난달 8월 16일 열린 2024년 경인방송 임시주주총회 회의실. 이창호 기자.


새로 선임한 이사, 또 조동성 측근 의혹

現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직원

이번 주주총회의 안건은 새로운 감사 2명을 선임하는 건으로 단 한 건. 주주들에게 경인방송 측에서 제공한 문서에는 감사들 이력이 있었다.


눈에 띄는 사람은 A씨였다. A씨는 조동성 회장이 설립한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직원이다. 대학교 직책은 경영관리실장.


뉴스하다가 지난달 6일 보도한 ‘조동성 전 인천대 총장, 지상파 경인방송 사유화 논란’ 기사에서 제기한 사유화 의혹을 뒷받침하는 인사인 셈이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는 조 회장이 산업정책연구원을 설립하고 운영하면서 만들어졌다. 조 회장의 어머니가 초대 이사장을 지냈으며 조 회장과 그의 아들도 이사를 지냈다. 


조 회장은 2021년 3월 경인방송 지분을 사들인 이후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관련 인맥들을 끌어왔다.


앞서 조 회장의 아들이자 학교법인 이사였던 조정환 씨가 부사장과 대표이사를 지냈고, 강효상 동 학교 교수 역시 경인방송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밖에도 같은 학교 경영대학원 부총장이었던 김모 씨가 사외이사를 맡았으며, 최용주 부총장은 여전히 경인방송 사외이사 자리에 있다.


A씨와 함께 선임한 다른 감사 B씨는 한 기업체 대표이사이자 해당산업조합 이사장이다. 민천기 부회장과 미추홀구체육회에서 같이 임원을 맡았다.


이번 감사 선임이 일방적이라는 의견도 주총 때 나왔다.


권혁철 이사는 “나는 경인방송 사내이사로서 이 사람들(안건에 오른 감사 2명)을 감사로 제청한 적이 없다”며 “이 두 사람 전과나 사회적 평판조회를 했습니까? 이사회에서 서로 논의한 적이 있습니까? 내가 사내이사인데 (감사로 온다는 사람들) 오늘 와서 처음 봤다. 어떻게 이런 식으로 검증도 없이 상정하느냐”고 비판했다.


신임감사 A씨와 B씨는 이날 주총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기우 대표(의장)는 조동성 회장과 민천기 부회장으로부터 위임 받은 지분(71.04% 추정)으로 안건을 통과시켰다.


권혁철 경인방송 이사, 차명주식 인정

권혁철·강원모 “이기우 대표가 권영만 회장 추천”

주총은 참석자들끼리 의미 심장한 의견들을 제시하는 자리가 됐다.


주총에서 권혁철 경인방송 이사는 공개된 지분은 1.5%이지만 실제 자신의 주식은 16%라고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이기우 대표는 권 이사 말이 맞다면, 2024년 1월 31일 방송통신위원회 재허가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권 이사 주장이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권혁철 이사는 지금 구속된 권영만 전 경인방송 회장이 전횡을 휘두를 수 있게 추천한 사람이 이기우 대표라고 했다.


권 이사는 사기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 받은 권 전 회장을 아직도 등기이사로 두느냐고 지적했다.


권 전 회장은 2011년 9~12월 경기 용인 신갈지역 주상복합건물 분양 사업과 관련해 전기공사 발주 및 분양 대행권을 주겠다고 피해자들을 속여 총 4억 원을 뜯어낸 혐의로 지난 6월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실형을 선고 받았다.

2024년 9월 12일 발급한 경인방송 등기부등본. 권영만 전 회장이 여전히 사내이사로 돼 있고 지난달 16일 선임한 감사 2명을 8월 29일 등기에 올렸다.


권혁철 이사는 사기 혐의가 있는 사람을 경인방송 회장으로 추천한 이기우 대표를 비판했다.


“권영만이라는 사람을 회장 또 사내이사로 추천하신 장본인이 현재 이기우 대표이사입니다. 그리고 적극 동의 제청하신 분들이 조동성, 최용주입니다.”


강원모 전 경인방송 대표이사 직무대행도 이기우 대표가 권영만 회장을 추천했다고 강조했다.


“이기우 씨가 권영만이라는 사람을 뭘 알아요? 아는 거 하나도 없는 사람을 갖다가 추천해서 이사 만들고 회장 만든 거 아닙니까? 권영만 씨 회장으로 들어왔을 때 이기우 씨 처신 어땠습니까? ‘그 사람 말 다 들어줘라’ 그렇게 했잖아요. (중략) 왜 그러면 권영만 씨가 대표이사 도장을 가지고 있어요?”


이기우 대표는 권 이사와 강 전 직무대행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또 “권영만 씨가 대표이사 인장을 가지고 간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지난달 8월 16일 경인방송 주주총회 개최 전 인천참언론시민연합이 비민주적 지배구조를 개선하라고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창호 기자.


텅 빈 주주총회장, 경인방송 주주명부 확인해보니

지난 8월 16일 열린 주주총회에 참여한 주주는 10명 이하였다. 


참석한 주주(대리자 포함)는 이기우 경인방송 대표이사, 권혁철 이사, 강원모 전 대표이사 직무대행, 염성태 인천참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 윤관옥 인천일보 이사 등이다. 


주총 회의 의장은 최다액출자자인 조동성 회장에게 위임 받은 이기우 대표가 맡았다.


주총은 최다액출자자(대주주)인 조동성 회장, 민천기 부회장 등 주요인사도 참석하지 않은 채 진행됐다. 일부 참석한 주주들은 이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뉴스하다는 주총 참석 대상 주주가 누군지 확인하고자 주주명부를 입수했다. 명부에 따르면 경인방송 주주는 총 733명이다. 유명 연예인과 대기업, 언론사 등 다양한 계층이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강원래, 김혜연, 이봉원, 장윤정, 최양락, 故 현철 등 연예인과 경인일보, 인천일보, 한국방송공사(KBS) 조인스닷컴(중앙일보) OBS 등 언론사도 경인방송 주식을 갖고 있었다. 대기업인 KT, CJ미디어, 현대중공업 등도 주식을 소유했다.


뉴스하다는 스스로 알지 못하는 주주들을 위해, 그리고 공공재인 지상파 경인방송을 듣고 보는 시민들을 위해 주주명부를 공개한다. <주주명부는 브런치에 게재되지 않아 아래 기사로 이동해 확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홍봄 기자 spring@newshada.org

오나영 데이터기자 zero@newstapa.org


<기사보기>

https://newshada.org/2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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