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하다]자본감시
인천시 연수구 송도1공공하수처리시설 운영권을 두고 말이 많다.
인천지역 하수처리시설 60.5%를 운영하는 인천환경공단은 공공성 측면에서 직접 운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간기업은 경제성 측면에서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인천시는 공공과 민간 등 운영방식을 선택하기 위해 용역을 진행했다. 그 결과 민간에서 운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나왔다.
시는 용역보고서를 근거로 하수처리시설을 민간위탁 하기로 했다. 인천환경공단은 민간위탁을 반대하고 있다.
민간위탁 동의안이 지난달 14일 인천시의회 상임위원회 안건으로 올라왔다. 한 차례 안건이 보류됐지만 오는 28일 다시 상정된다.
뉴스하다는 민간위탁 방식과 인천환경공단 직영 중 어떤 방식이 객관적인지, 민간위탁 동의안을 작성하기 위한 기초자료(용역보고서)는 타당성이 있는지 분석했다.
인천시는 지난 9월 ‘송도1공공하수처리시설 관리대행사무의 민간위탁 동의안’을 인천시의회에 제출했다.
2025년 4월 해당시설 관리대행 기간이 끝나면서 다시 민간업체에 위탁을 주기 위해서다. 위탁기간은 5년이고, 연간 예산은 50억6천800만 원으로 산출했다.
시는 하수처리시설을 민간위탁해야 하는 근거로 전문기관 검토 자료를 함께 냈다. 여기서 전문기관은 관리이행계획 수립 용역을 맡은 브니엘네이처㈜다.
이 용역은 시가 하수처리시설의 사업추진방안과 관리이행계획을 수립하겠다며 2022년 1억8천900만 원을 들여 진행했다. 브니엘네이처가 수행한 용역을 한국환경공단이 검토했고, 최종본으로 용역보고회를 열었다.
용역결과는 ‘민간대행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이 경제성, 전문성에서 가장 높게 평가된다’고 나왔다.
민간위탁 기관 간 경쟁과 유인체계를 갖추고 있어 비용절감과 서비스 질 향상 효과가 크다는 것. 전문인력을 활용함으로써 관리 효율성이 증대되고, 전문성과 기술성을 높여 안정적 운영이 가능하다는 이유다.
문제는 브니엘네이처가 현재 송도1하수처리시설을 관리하는 업체라는 점이다.
시는 2010년 브니엘네이처 등과 이 시설 단순관리 대행협약을 맺었다. 5년 단위 계약으로 현재 2025년 3월까지 시설을 맡아 관리 중이다. 브니엘네이처가 지분 49%를 가졌고, 51%는 삼성베올리아인천환경㈜ 몫이다.
브니엘네이처는 송도1공공하수처리시설 외에도 인천시 서구 검단증설, 강화군, 옹진군 등 공공하수처리시설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민간위탁 동의안이 통과되면 송도1하수처리시설 운영업체 선정 입찰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용역과정에서 이해관계가 개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박창호 인천시의원은 지난 12일 산업경제위원회가 인천시 환경국을 상대로 진행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지난번 송도하수처리장 민간위탁 동의안이 들어왔는데 민간위탁 용역을 브니엘네이처에서 했다. 그런데 브니엘네이처와 삼성베올리아인천환경 (운영)지분이 51%대 49%다. 지분이 있는 회사에서 용역 수행하는게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용역결과에 대한 의견도 여럿으로 갈린다.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산정한 송도1하수처리시설 20년 간 운영비는 민간 1천27억600만 원, 인천환경공단 1천30억7천200만 원으로 3억6천600만 원 차이다.
경제성 측면에서 민간이 유리하다는 결과가 20년 간 고작 3억여 원 차이에서 나왔다. 민간에 비해 공단이 인건비와 제경비, 일반관리비가 높다.
이에 대해 인천환경공단은 용역에서 인건비와 일반관리비 등을 산출한 방식이 잘못됐다는 검토결과를 냈다.
브니엘네이처의 용역을 바탕으로 작성한 한국환경공단 검토 보고서에서 민간의 1인당 연간 인건비는 5천934만 원이고, 공단은 7천405만 원이다.
그러나 공단은 인건비 산출 기준년도를 동일하게 2022년으로 놓고 보면, 민간은 변동이 없는 반면 공단은 6천594만 원으로 용역보고서에 비해 810만 원 가량 낮아진다고 주장한다.
일반관리비 또한 용역 결과는 공단부담금을 1인당 1천947만 원으로 적용했지만, 2022년도 실제 부담금은 1천358만 원으로 차이가 있었다는 것.
전문성 측면에서 민간위탁이 뛰어나다는 용역 결과 역시 갑론을박이 있다. 시는 용역에 따라 송도1하수처리시설의 수처리방식인 바이오스티어(Biostyr)공법이 특수하기 때문에 공단에서 운영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봤다.
반면 김정범 인천환경공단 물환경본부장은 지난 10월 14일 시의회 민간위탁동의안 심의과정에서 “바이오스티어 공법 같은 경우에 우리가 볼 때 공법이 특수한 것이지 인력이 특수한 게 아니”라며 “운영은 고용승계나 아니면 인수인계, 또 전보직제를 활용해서 충분히 인수해서 대응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의견 대립에 대해 수도권 한 대학 상하수도전공 A교수는 “물론 공법이 국내에 많지도 않고 특수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대단하거나 어려운 건 아니”라며 “(공법 때문에 민간에 맡겨야한다는 것은) 억지 논리이고 어느 교수한테 물어봐도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용역의 적절성 논란이 불거지자 시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브니엘네이처에 맡겼다는 입장이다.
김철수 환경국장은 지난 12일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회계법이나 계약법 상에 전혀 문제 없고, 공모를 통해서 운영사를 결정했다”며 “용역을 추진한 것도 최종적으로는 한국환경공단에 검토 받았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창호 시의원은 “한 쪽으로 치우칠 수 있지 않느냐”며 민간위탁 방식이 유리하다고 나온 용역 결과에 대한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김철수 국장은 “물론 그런 우려의 목소리 있을 수 있는데, 담당부서에서 철저하게 관리 감독하고 있고 민간위탁 마무리 정산까지 꼼꼼히 살펴서 우려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박정호 브니엘네이처 대표이사는 “용역은 5개 업체와 (경쟁) 입찰해 낙찰받은 것”이라며 “기술진단 용역은 안 되지만, BTO사업이 끝나고 용역을 수행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 거기 (입찰) 들어갈지, 안 들어갈지도 모른다”며 “요즘 정책상 세종시, 양평군, 청도군, 논산시 등 하수처리시설 시공을 많이 하고 있고 운영관리 쪽은 이윤, 채용 등 여러가지 문제로 손을 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홍봄 기자 spring@newshada.org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박채린 뉴스어디 기자 rin@newswher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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