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같은 사랑으로 전 세계인을 감동시켰던 사자 부부가 나란히 숨을 거뒀다.
미국 LA동물원(Los Angeles Zoo)은 6년간 서로 '찐사랑'을 나눴던 사자 한 쌍이 한날한시 눈감았다고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공식 SNS에 전했다.
동물원 측은 "무거운 마음으로 아프리카 사자 한 쌍의 상실을 알린다"면서 "21년을 산 이들 사자를 인도적 차원에서 어쩔 수 없이 안락사했다"고 알렸다. 설명에 따르면 사자 부부는 노령으로 인한 질환들로 매우 지친 상태였다.
수컷 휴버트(Hubert)는 1999년 2월 7일 시카고 링컨파크 동물원에서 태어났다. 암컷 칼리사(Kalisa)는 1998년 12월 26일 오클라호마시티 동물원에서 태어났다. 그러던 지난 2014년, 그들은 LA동물원으로 와 운명의 동반자가 됐다.
사자 평균 수명이 17년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21년을 산 이들은 장수 커플에 속한다.
실제 휴버트와 칼리사는 깊은 유대감을 보이며 서로를 아끼고 보듬었다. 동물원 측은 이들이 각각 떨어져 있는 모습은 볼 수 없다고 했다.
휴버트는 평생 새끼 10마리를 낳았지만 칼리사와의 사이에선 새끼가 없었다. 하지만 이들은 서로에게 모든 시간을 쏟고 집중하며 충실한 관계를 이어나갔다.
동물원 측은 "휴버트와 칼리사의 웅장한 아름다움과 특별한 유대감은 직원들과 관람객들을 매료시켰다"고 전했다. 두 사자는 LA동물원의 상징이자 진정한 사랑의 본보기가 됐다.
동물원 대표 데니스 버렛(Dennis Verret)는 "우리 동물원 상징이었던 이들 사자 부부가 너무나 그리울 것"이라며 "휴버트와 칼리사에게 이별을 고해야 하는 일은 정말 가슴 아프지만 그 둘이 함께 떠났다는 사실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전세계에 서식하는 사자 개체수는 약 2만3000~3만9000마리로 추정된다. 사자는 국제 멸종위기 등급 취약(VU, Vulnerable) 종으로 등재돼 있으며 개체수는 점점 감소하고 있다. 주요 위협 요인은 밀렵 등 인간과의 충돌, 서식지 감소, 먹이 고갈, 질병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