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너무 일만 했더니 어디 좀 푸르른 자연에 가서 며칠 동안 푹 쉬다 오고 싶어..."
당신도 한 번쯤 이런 비슷한 얘기를 한 적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이런 말을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인간은 타고난 유전적 본능으로 녹색의 자연 환경을 동경한다고 미국 하버드대 생물학과 교수 에드워드 윌슨(Edward Wilson)은 1984년 주장했다.
윌슨 교수는 이처럼 자연을 좋아하는 생명체의 본질적이고 유전적인 소양, 녹색의 자연 환경을 좋아하는 인간의 유전적 소질을 '녹색갈증'이라고 이름 붙이고 이 개념을 대중화했다.
현대사회의 인위적인 문명 속에서 인간은 자연으로의 회귀를 갈망하며 자연과 교감이 이뤄질 때 비로소 심리적인 안정감을 얻는다는 얘기다.
윌슨 교수에 따르면 인간의 육체와 정신은 자연에 맞도록 진화해 왔다. 하지만 오늘날 대부분 현대인은 고층건물과 도로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여러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녹색갈증'은 영어로는 '바이오필리아(Biophilia)'라고 불린다. 생명(Bio-)에 애정(-philia)이 결합된 합성어로 직역하면 '생명애(愛)'다.
하지만 정신분석가 에리히 프롬이 이미 1964년 그의 저서<인간의 마음(The Heart of Man)>에서 자연에 대한 막연하고도 태생적인 그리움을 묘사할 때 이 용어를 사용했기 때문에 윌슨 교수의 바이오필리아는 '녹색갈증'으로 번역되고 있다.
우리가 들로 산으로 떠나며 마음의 평온함을 얻는 이유는 바로 이 '녹색갈증'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목이 마르면 시원한 물을 마셔야 하는 것처럼, 녹색이 그리울 땐 잠시라도 자연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우리의 본능은 자연을 갈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