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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스펭귄 Jul 14. 2020

벼락 맞아 죽은 순록 323마리 4년간 방치한 결과

(사진 노르웨이 환경청)/뉴스펭귄

언덕 위에 셀 수 없이 많은 순록 사체가 놓인 사진이 해외 커뮤니티 레딧에 지난 9일(한국시간) 게시돼 화제가 됐다. 


2016년 촬영된 사진 속 현장은 노르웨이 툰드라 지역 하르당에르비다(Hardangervidda) 국립공원 내 한 언덕이다. 당시 이 곳에 살던 순록 323마리가 벼락을 맞고 한꺼번에 죽은 사건이 발생했다. 국립공원 측은 사체를 수거하지 않고 그대로 두겠다고 말해 비판 받았다.

(사진 노르웨이 환경청)/뉴스펭귄

국립공원이 사체를 방치한다고 비판한 이들은 사체를 놔두면 해당 지역에 설치류가 들끓어 생태계가 악화하고 지역 경관을 해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국은 벼락이 자연현상임을 근거로 사체를 그대로 둔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순록 유해는 현재까지 해당 언덕에 그대로 있다.


비판과는 달리 사체 방치 4년 간 이 지역 생태계에는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이 지역 환경 연구 결과들은 순록 사체가 쌓인 지역 생태계가 정상적으로 동작함을 증명했다.


남동 노르웨이 대학교(University of South-Eastern Norway) 셰인 프랭크(Shane Frank)는 순록 떼죽음 이후 이 지역 생태계가 어떻게 변했는지 연구해 지난 3일 영국 학술지 왕립학회(Royal Society)에 논문을 게재했다.


프랭크의 연구 결과 순록 사체는 갈까마귀와 독수리, 여우 등 사체를 먹고 사는 동물에게 풍부한 먹이를 제공했다.

(사진 노르웨이 환경청)/뉴스펭귄

설치류 급증에 대한 걱정과 다르게 설치류도 과도하게 늘지 않았다. 해당 지역에 육식성 조류가 몰려들면서 설치류가 쉽게 접근하지 못했다.

(사진 노르웨이 환경청)/뉴스펭귄

다른 연구진이 생물학 학술지 바이올러지컬레터스(Biological Letters)에 지난 2019년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벼락에 죽은 순록 사체가 부패하면서 곤충이 다수 발생했다. 곤충은 작은 새들의 먹이가 됐다.


식물도 번성했다. 지난 2018년 프랭크가 참여한 연구에 따르면 사체로 생긴 빈 공간이 검은시로미(Crowberry)가 발아하는 데 도움을 줘 개체수가 크게 늘었다.


일반적으로 동물 사체가 발생하면 인간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옮겨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프랭크는 “모든 건 연결돼 있고 순환한다”며 자연현상으로 생긴 사체를 미관을 위해 옮기는 것에 반대한다고 영국 언론 가디언(Guardian)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한편, 국립공원과 노르웨이 환경청은 해당 사건을 조사했지만 한꺼번에 많은 순록이 죽은 원인은 정확히 밝혀내지 못했다. 이들은 한 마리 순록 혹은 지면에 벼락이 떨어졌고 땅에 고전류가 흐르면서 주변 순록도 함께 감전됐다고 추정했다.

2016년 촬영된 하르당에르비다 국립공원 (사진 노르웨이 환경청)/뉴스펭귄
2016년 촬영된 순록 사체 (사진 노르웨이 환경청)/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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