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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별 Mar 26. 2017

닉 나이트 사진전을 가다.

거침없이 아름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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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아는 동생과 함께 닉 나이트 사진전에 다녀오게 되었다. 단순한 끌림에 의해서 가게 되었고, 사진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공부를 한 것도 아니며, 사진에 취미가 있는 것도 아닌 나의 시선에서 보는 사진전은 또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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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강력한 인상을 주는 사진.

닉 나이트는 스킨헤드 문화를 직접 경험하며 사진으로 담아냈다. 사진에서 느껴지는 무언의 메시지가 나를 생각에 빠지게 만든다. 외국여행을 하며 전시회를 다녀보아도 역시나 가장 중요한 건 아무것도 모르고 보는 것과 알고 보는 것의 차이인 거 같다. 단순한 화보가 아닌, 실제 스킨헤드의 문화에 빠져들어 그들의 일상의 순간을 포착하는 느낌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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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과연 정의 내릴 수 있을까?

아름다움의 틀을 정해버린 순간, 내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이 아닌 것들은 모두 거짓이 되어버린다. 과연 내가 맞다고 믿고 있는 것들, 옳다고 정의 내리는 가치가 과연 나중에도,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바뀌지 않을 수 있을까? 친구를 잘 안다고 스스로 정의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친구는 자연스레 관점이 바뀔 거고, 바뀌는 부분조차 '너'이기에 그래도 여전히 많이 안다고 정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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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쩌면 조금 다른 시선으로 전시회를 바라봤던 거 같다. 전시회 중간중간에 있는 닉 나이트가 했던 말이 나오는데, 그 글들을, 자신의 생각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사진에 녹여냈던 건 아니었나 싶은 느낌을 받았다. 작품을 통해 나올 수 있었던 생각일 수도 있고, 생각을 통해 작품으로 표현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건 무려 1980~1990년대를 살아온 사람의 생각이라고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세련되고, 훌륭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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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지금과 전혀 다른 시대를 살았던 사람의 생각이 지금 봐도 어색하거나 이상하지 않을 수 있는 걸까?

어쩌면 삶이라고 하는 건 본질적인 부분이 존재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은 다들 다르지만,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들은 크게 다르지 않으니까 말이다. 본질에 가까운 사람들은 분명 시대를 초월하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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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은 2층부터 4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굉장하게도 층마다 전혀 다른 사람의 작품이라고 말해도 믿을 정도로 영역을 넘나드는 느낌을 주는 사진들이 굉장히 많았다. 단순히 사진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생각, 새로운 사람,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닉 나이트는 자신의 믿음에 대한 가치를 몸소 증명하고 보여주었다. 생각의 틀을 깨는, 다른 사람들과 차별성을 두는,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전시회가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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