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로 인한 변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마음에 찾아온 그 사람으로 인해서 내 일상의 궤도는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스스로 내 마음을 계속해서 담금질하고 있지만, 그 사람의 말 한마디에 내 기분이 좋았다가 나빴다가를 반복하는 요즘 내 마음이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어쩌면 '나'라는 존재의 거울이 어떻게 비치는지, '나'라는 나침반의 방향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너'라는 존재를 통해 나를 보게 된다.
너의 일상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 일상에 내가 포함되어 있으면 더 좋겠지만.
하루를 놓고 봤을 때 분명 우울한 하루가 있을 수도 있고, 기분 좋은 하루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 날의 기분이나 작은 감정까지도 함께 나누고 싶다. 처음에는 분명히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대하는지가 중요했다.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한숨 돌릴 여유가 생기면 나를 떠올릴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더 오롯이 나의 마음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 안부를 물어볼 수 있고, 자기 전에 하루는 어땠는지 이야기 나누는 그 순간들마저 너무 소중했고, 중요했다.
너에 대한 물음표가 점점 확신으로 바뀌어가는 찰나에 분명 많은 상처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상처받을 것이 분명해도 그만둘 수 없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속으로 수없이 외치며 포기하지 말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 끝에 분명 행복이 있을 수도 있고, 불행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제 와서 영화의 결말은 중요하지 않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행복했고, 설레었고, 웃을 수 있었기 때문에. 중간에 보다가 나오는 것이 아닌 끝까지 영화를 지켜보는 것조차도 과정이라고 느껴지기 때문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오롯이 너를 이해하려고 꼬박 하루를 썼던 날들이 늘어나고, 예전 같지 않은 반응에 하루에도 기분이 놀이기구 타듯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날들이 반복되는 와중에도 너의 얼굴을 떠올리며 웃음 지을 수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참 행복했고, 삶의 권태로움과 미래에 대한 고민조차 나의 고민이 되지 않았을 때 너라는 새로운 고민거리를 던져준 것만으로도 고마웠다.
어쩌면 지금 느끼는 감정은 단순히 좋아하는 감정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 아프고, 내 마음을 다 담을 수 있는 표현은 아닌 것 같다. 단어나 말이나 행동으로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텐데 말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건 정말 '사랑' 밖에는 없다. 그 무엇도 내 마음의 빈자리를 채워줄 수 없으니까. 내 아픔보다 너의 행복이 더 중요해지는 지금을 달리 설명하기 어렵다.
너의 오늘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옆에 있는 사람이 나였으면 좋겠지만 비록 내가 아닐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