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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별 Apr 06. 2017

생각의 온도.

일상의 기록#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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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를 보면 이게 과연 현실인가 싶을 정도의 일들이 일어나곤 한다. 도대체 내가 믿고 알아왔던 '사실'들은 모두 무엇이고, 나는 이제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과거에 내가 믿고 있던 것들은 사실이 아니었으며,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되었던 것들은 사실로 밝혀지기도 했다. 내가 믿었다는 사실만 존재했을 뿐. 끊임없이 의심하고 탐구하고 질문하는 생각의 흐름이 필요하다. 너무 맹신해서도 안되고, 너무 확신해서도 안된다. 요즘은 그런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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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굉장히 큰 축복이자 영광이다. 나를 필요로 한다는 건 그만큼 그 기대를 충족해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나로 인해서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고 위안을 얻을 수 있다면 약간의 부담은 충분히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훌륭하지는 못 하지만 더 나아지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니까. 어쩌면 살아가는 이유는 나를 기억해주고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의미가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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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현실을 살아가는 요즘이 굉장히 비현실적이다. 나는 지금 카페에서 글을 쓰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굶어 죽는 고통을 받는 아이들도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쇼핑을 하거나, 누군가는 취업을 위해서 공부를 하기도 할 것이다. 배고픔을 느끼는 소외받는 아이들에겐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이고, 나에게는 굶어 죽는다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그러니 현실적으로 생각하라는 말 자체가 얼마나 비현실적인지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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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어디서부터 잘못이 된 걸까?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기준들은 굉장히 높아졌다.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하거나 취업을 앞둔 사람들에게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들은 굉장히 높다. 보통의 노력으로는 도저히 그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을 뚫을 수 없다. 피나는 노력을 해야 간신히 취업을 하고, 취업을 하고 또 그 안에서 살아남으려 무던히도 노력해야 한다. 도대체 왜? 직장상사의 비위 맞춰가며, 야근을 밥 먹듯 하는 이유가 뭘까. 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 돈을 벌기 위해 '나'는 없어도 된다는 말인가. 소모품을 쓰듯 쓰고 버리는 대기업에 내 삶을 바쳐야 하는 이유가 뭘까. 게다가 대기업이 아니면 최소한의 생활조차 유지하기 힘든 현실이 참 야속하고 비참하다.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된다는 건 나를 조금씩 포기하는 과정은 아닐까?

어쩌면 경쟁은 초등학교를 들어가는 8살 남짓부터 이미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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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기 시작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겨울이 지나가듯이, 힘들고 지친 우리들 마음속에도 봄이 곧 찾아왔으면 좋겠다. 항상 365일이 봄이라면 봄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를 것 같다. 어둠이 존재하는 이유는 빛이 존재하기 때문이고, 희망이 존재하는 이유도 역설적으로 힘들고 고통받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인생이라는 끝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을 건너는 과정이 너무 힘들고 지쳐도, 그 끝에서 보이는 빛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더 나아갈 수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우리는 오늘을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너무 소중하고 존중받기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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