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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별 Apr 12. 2017

Begin Again

일상의 기록#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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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

운동장을 크게 한 바퀴 돌아서 다시 제자리에 왔다. 결국 다시 회사에 다니기로 했고, 내가 하고픈 것들을 끝내는 완주하지 못하고 잠깐 멈추었다. 인생을 마라톤과 비슷하다고 누군가 그랬다. 지금은 초반에 열심히 뛰다 잠시 숨고르기하는 시기라고 보인다. 인생이라는 마라톤에서 더 잘해보고자 일을 그만두었으나 더 빠르게 나아가진 못 했다. 확실히 인생이라는 마라톤에 있어서 체력(재력)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끝까지 해내는 힘이 아닐까.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나를 만들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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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풍경.

회사에 다시 다니게 되니 예전에 다니던 그 길을 다시금 거닐게 되었다. 버스를 타고 창문 밖을 바라보는데 벚꽃이 활짝 피어있는 것과 반대로 걸어 다니는 학생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했다. 속으로 그 시절이 좋은 건데 왜 즐기지 못하는 건가 싶어 아쉬움이 들기도 했지만, 이내 누군가도 나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떠올릴 수 있다고 느낀다. 40대~50대들이 바라보는 나는 혈기왕성하고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젊은 날이라고 말하지만, 정작 나는 그리 형기 왕성하지도,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을 거 같지도 않다. 나얼이라는 가수가 원작자는 아니지만 리메이크한 '언젠가는'이라는 노래에 이런 가사가 나온다.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

하지만 이제 뒤돌아보니

우린 젊고 사랑을 했구나"


지금 느끼는 감정이 사랑이고, 젊음이라는 걸 당장은 모를 순 있겠지만, 언젠가는, 뒤돌아보면 그 시절 우리가 행복했던 순간이 있었구나 싶은 마음에 조금이나마 가슴 따듯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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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글.

최근 들어 이리저리 핑계를 만들면서 글을 쓰지 않았다. 비롯 글에만 해당되는 사항은 아닌 듯하다. 이리저리 핑계를 만들어 술을 마셨고, 이리저리 핑계를 만들어 운동을 쉬고, 이리저리 핑계를 만들어 부모님과 저녁식사를 미뤘다. 사실 글쓰기도, 운동도, 부모님과의 저녁도 그냥 하면 되는 건데 세상에 안 되는 이유가 그리 많을까 싶을 정도로 미루고 또 미룬다. 글쓰기를 미루니 글 쓰는 것 자체가 무겁고 무서워졌고, 운동을 하려고 조금만 움직여도 힘들었다. 다시 무언가를 시작하는 데 있어서 예전만큼 관심이 가지 않을 수도 있고, 다시 시작하는데 두려움이 부담으로 이어져 시작조차 어려울 수 있다. 


다시 글을 조금씩 쓸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히 보면 '조금씩' 썼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내가 쓰는 글에는 무언가 깨달음이 있어서 내 글을 보는 사람들이 뭔가 좋은 느낌을 받았으면 싶었지만, 지금은 글이라는 게 꼭 그래야 하는 법은 없으니 일상을 소재로 조금씩 써보기 시작했고, 그것도 그 나름대로 좋았다. 운동을 조금씩 할 수 있었던 이유도 비슷하다. 운동이라고 하는 게 꼭 거창하게 헬스장에 다니면서 정해진 횟수에 정해진 중량에 맞게 하는 것도 좋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집 밖에서 조깅을 하고, 간단히 팔 굽혀 펴기를 하는 것부터가 중요했다. 처음부터, 오늘 운동한다고 크게 바뀌지 않겠지만, 분명한 건 글도 그렇고, 운동도 그 모든 것은 축적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다.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있듯이, 태산도 분명 티끌의 합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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