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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별 Apr 19. 2017

일상의기록#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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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 혹은 사실.

토요일에 느지막이 일어나 알바를 가려고 집을 나서는데 봄인데도 불구하고 따뜻해서 여름이구나 싶었다. 버스를 타러 집에서 100m 즈음을 걷고 있을 때, 내 주변으로 흰나비가 5초 이상 머물렀다가 날아갔다. 오늘은 뭔가 좋은 일들이 일어나려고 하는 건가? 싶은 마음에 괜스레 기분이 좋았다가, 어쩌면 흰나비는 그냥 지나가는 길인데 나 혼자서 착각한 건 아닐까 하는 마음에 울적하기도 했고. 흰나비를 만나면 금전운이 온다는 편견에 사로잡혀서 내가 만들어낸 생각에 내가 휘둘리는 건 아니었을지.


나에게 먼저 말을 걸어주고, 나에게 관심이 있구나 싶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정작 그 행동들이 단순히 호기심이 었는지 진정 관심이었는지 되돌아보면 정확히 모르겠다. 내가 만들어낸 허상 속에서 그게 사실인 거처럼 믿고, 착각의 늪에서 늪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계속 허우적대다가 아차 싶을 땐 이미 늦지 않았나 싶다. 


반대로 나의 행동 또한 그렇게 비칠 수 있다. 내가 했던 말이나 행동들이 상대방으로 하여금 다른 의도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집 방향이 비슷하니까 집에 같이 가자는 말도 해석하기에 따라서 다른 의미로 보인다. 그런 행동들이 모여서 오해와 소문을 만들기도 하는데, 정작 본인은 모를 수밖에 없다. 그런 의도가 아니었으니.


흰나비한테는 물어볼 수 없었다. 나에게 행운을 주려고 내 주변에 머물렀는지 말이다. 그렇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 대화라는 소중한 의사전달 방식이 존재하기 때문에 대화를 통해서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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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과 결과.

아침에 회사에 출근하려는데 어제 과음을 하는 바람에 택시를 타고 갈 수밖에 없었다. 사무실에 도착해서 택시 요금을 계산해보니 정확히 버스비에 10배가 들었다. 버스비의 10 배면 1주일을 버스 타고 다닐 수 있는 비용인데 말이다. 다시는 지각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고는 역시나 얼마 못 가서 또 지각을 하고 말았다. 돌이켜보니 지각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을 했으나, 내가 지각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히 생각하지 못했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드니까 늦게 일어나는 것이고, 자연스레 준비시간이 늦어지니까 버스도, 지하철도 놓칠 수밖에 없었다. 


모든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다. 원인이 있으니 결과가 있고, 결과가 있는 이유는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둘 중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보기는 힘들다. 다이어트에 실패하고, 인간관계에 치이고, 원하는 것들이 뜻대로 안 될 때 안 되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보곤 하는데, 대부분이 그렇듯 나 또한 원인을 밖에서 찾기 마련이다. 


내가 지각하는 이유는 아침에 늦게 일어나서가 아니라, 그 전날에 과음을 해서 늦게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걸 텐데 말이다. 술 약속을 거절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간다고 했던 사람은 다름 아닌 '나'니까. 갈까 말까 망설이긴 했지만, 간다고 말을 하고 나서 엄청나게 합리화를 했다. 내가 오늘 술을 마셔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나 스스로를 납득시켜야 마음이 편하니까. 


원인으로 인해서 하나의 결과가 나오지만, 그 결과는 또 다른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지각을 해서 혼이 난다면, 혼이 난 결과에 대한 원인이 지각이니까 말이다. 결국 우리의 모든 행동들은 각각 나눠져 있는 것이 아니라, 쭉 이어져 있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고, 다이어트도 마찬가지다.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손을 쓸 방법이 없지만,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있어서 원인에 대한 변수를 줄인다면 결과값으로 나오는 것들을 쉽게 예상해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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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

요즘 들어 선거철이라 그런지 길거리를 지나다니다 보면 신호등 사거리에서 해당 후보의 피켓을 들고 단체로 인사를 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보인다. 날씨가 추운 날에도, 더운 날에도 나와서 인사를 해주시지만 정작 그 후보에 내 마음이 더 쏠리지는 않는다. 마음이 가지 않는 데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피켓을 들고 인사를 해주시는 그분들과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 모든 분들이 그런 건 아니겠지만, 인사를 해주시는 분들의 표정이 항상 그리 밝지는 않으셨다. 표정에서 느껴지는 마음이라고 할까? 


주말에 영화관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지 벌써 4개월이 지났다. 처음에는 새로운 환경에 모든 것이 신기해서 관심이 가고 재미있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고 해야 하는 일들이 익숙하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편하다고 느껴지니까 처음 가졌던 관심과 재미는 그만큼 반감이 되기 시작했다. 영화가 끝나고 퇴장할 때 고객들에게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라는 인사를 해야 하는데 처음 인사를 할 땐 떨리기도 하고, 뭔가 감사하다는 말 자체도 민망한 거 같기도 하면서 말 자체에서 주는 느낌도 좋아서 혼자 뿌듯해하고 그랬다. 시간이 지나고 익숙해지고 반복되다 보니 인사를 하면서 자꾸 다른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인사는 하고 있지만, 내 마음이 다른 곳에 있구나 싶은 기분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하루를 마감하고 잠드는 순간까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사람을 만나고 대하며 하루를 보낸다.

식당에 가서, 혹은 일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이든, 친구를 만나던지 우리는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생각과 마음이 얼굴에서 드러난다고 해야 할까? 밝은 표정으로 나를 반겨주는 친구는 유독 더 반갑다. 누군가를 대하는 순간에 있어서 집중하지 않으면, 마음을 다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쉽게 눈치채고 만다. 대화를 하는 도중에 자꾸 휴대폰을 한다던지, 방금 이야기한 내용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던지 말이다. 왜 그런 태도로 나를 대하냐고 화를 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런 사람과의 관계가 더 깊어지길 원하지 않을 거 같다.


마음과 마음이 만나 관계를 이루어나가는 과정은 참 쉽지 않다. 고객의 마음을 얻는다던지, 친구들에게 믿음을 준다던지, 연인에게 사랑을 느끼게 한다던지, 사실 어느 하나도 쉬운 게 없다. 돌이켜보면 그럴 때일수록 제일 중요한 건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진정성' , '진심'이 아닐까 싶다. 진심이 아닌 마음은 언젠가 들통나기 마련이고, 진심을 담았다면 시간이 흐른 뒤에도 기억될 테니까 말이다. 마음에 남는 사람이 되고 싶다. 쉽게 지나쳐가는 그저 그런 사람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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