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운전이 어렵다.
한적한 도로에서는 아무 것도 아닌 일들이 복잡한 도로에서는 기술이 되고 실력이 된다. 물론 기술과 실력만으로는 부족하다. 하나 더 필요한 건 뭐?센스! 눈치껏 차선을 바꾸고, 눈치껏 속도를 조절하고, 눈치껏 최적의 경로를 선택해야 한다. 나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니라 도로 위 운전자들과의 조화가 필요하다. 매일 펼쳐지는 아슬아슬한 눈치 게임, 왜 매번 나만 끝까지 숫자를 못 외치고 남는 기분일까?목적지에 제일 늦게 도착하는 사람이 늘 나인 것만 같다.
차선 변경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차량 흐름에 맞게 자연스럽게 끼어드는 건 기술이 아닌 예술의 영역이고, 비보호 좌회전을 할 때 저-어-기 보이는 반대편 차량과 저-기 보이는 반대편 차량의 도달 속도를 가늠하는 것은 물리가 아닌 통찰력의 영역인 것 같다. 아무도 없는 횡단보도의 녹색불이 빨간불로 바뀔 때까지 우회전 하지 않고 기다리는 운전자를 우리는 얼마나 미워하는가? 한 도로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스쳐지나며 욕을 하고 욕을 먹으며 서로의 도덕성을 비난한 적은 얼마나 많은지.
그래서 매번 비는 소박한 소원 하나가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이다. 완전 자율주행 차량이 상용화되는 그때쯤 새 차를 뽑겠다고 몇 년전부터 말하고 다니는 중이다. 우리나라 도로에서 완전 자율주행은 언제쯤 가능해질까?10년? 5년? 아니면 3년? 최근의 발전 속로로 짐작해 보면 5년 전후가 되지 않을까?그때는 지금 이토록 부러워해 마지않는 운전 센스도, 운전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리는 기술과 실력도 의미를 상실할지도. 그러다 아이들이 내 나이 정도가 되면
- 한 때 사람이 직접 운전을 했대,
- 아니 그렇게 위험한 일이!
놀라는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
지금 몰고 있는 차량이 올해로 딱 10년이 됐다. 다행히 앞으로 몇 년은 더 문제없이 타고 다닐 수 있는 컨디션이다. 그러니 나는 느긋한 마음으로 새 차 소식을 기다려봐야겠다. 그때까지는 소심하게 긴장하며 눈치껏, 운전을 계속할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