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ggy_Marco, 출처 Pixabay
다툼이란 의견이나 이해의 대립으로 서로 따지며 싸우는 일이다. 언뜻 보기에는 사회적 지위가 같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하는 행동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부모와 자식, 스승과 제자, 사장과 손님, 직장 상사와 동료, 친구관계뿐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데 주로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에 의해 만들어지고 약한 사람이 들어가는 형식의 다툼은 죽음으로까지 몰고 간다. 이런 다툼은 처음에는 일방적인 방향으로 흐른다. 바로 상황을 만드는 자에 의해서다. 자신보다 약한 존재를 물색하고 다툼을 만들어낸다. 약한 존재는 자신도 모르게 다툼의 영역으로 들어간다. 무방비한 상태로 들어가 자괴감을 얻는다. 일방적으로 당하다 보니 화해는 쉽지 않다.
화해는 싸움하던 것을 멈추고 서로 가지고 있던 안 좋은 감정을 풀어 없애는 말이다. 하지만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에 의해서 발생한 화해 역시 일방적인 방향으로 흐른다. 다툼과는 반대로 다툼 상황에 들어온 자가 이해하고 안 좋은 감정을 풀어야 한다. 상황을 만드는 자는 변명하거나 마지못해 화해를 하는 척을 한다. 결국 상황에 들어온 자는 두 번 상처를 받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화해를 해야 할까? 그전에 우리는 알아야 할 점이 있다. 바로 감정이다. 상황을 만드는 자의 감정과 그 영역에 들어온 자의 감정을 다르다. 서로의 감정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감정을 노출을 한다 해도 화해는 쉽지 않다. 물론 자신의 감정을 상대방에게 표현하는 것은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한다. 하지만 사회적 지위가 다른 관계에서의 감정 표현은 더 큰 다툼을 발생시킬 수 있다.
감정을 표현하기 전 자신의 감정 상태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은 의식적인 것과 무의식적인 것이 있는데 대부분의 감정의 무의식에서 나온다. 특히 부정의 감정이 긍정의 감정보다 무의식적이다. 그 이유는 부정의 감정은 상대에 대한 분노와 이해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이럴 때 다툼이 발생된다. 한번 발생된 다툼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어느 누구도 화를 내고 있는 자신을 알지 못한다. 다만 상대에 대한 일방적인 화는 목소리가 커지고 모욕적인 말이 들릴 뿐이다. 화를 내는 사람이나 화를 받는 사람 모두 자신의 감정을 의식하지 못한 채 다툼은 계속된다. 만약 둘 중 어느 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감정 상태를 의식적으로 안다면 화를 내는 것을 중단하거나 화를 내는 상대를 이해할 수 있다. 상대에 대한 이해는 화해의 시작이다. 물론 화해가 일방적이 아닌 서로 가지고 있던 안 좋은 감정을 풀어내는 것이지만 시작은 언제나 한 방향이다
자신의 감정을 모른 채 누군가에 의해 억지로 화해를 할 때 더 큰 상처가 생긴다. 화를 내는 사람보다 화를 받는 사람의 감정이 얼마나 마음 깊은 곳까지 상처를 입는지 알 수 있다. 작년에 스포츠, 연예계 학폭 논란이 그 예이다. 화해는 상처를 입힌 사람은 기한이 있지만 상처를 받은 사람은 기한이 없다. 이해의 감정은 자신의 감정을 알아야 나오는 감정이다. 상처를 받은 사람은 상처를 입힌 사람보다 이해의 감정을 더 크게 가져야 한다. 참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감정을 알수록 상대가 입힌 상처가 빨리 사라지기 때문이다.
재작년 초까지 내 마음에 상처를 주는 사람이 있었다. 그가 다녀간 날이면 화가 났다. 하루 종일 그런 마음을 붙잡고 일을 하려니 뜻대로 되는 일이 없었다. 모든 불행이 그의 탓 같았다. 날 이렇게 만든 그를 용서하지 않았다. 싫은 감정을 표현해도 소용없었다. 오히려 그는 이런 내 감정을 재미있기라도 한 듯 괴롭혔다. 그래서 그의 행동을 이해하려 했다. 그가 오면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내 감정은 분노가 치밀었다. 마음먹은 대로 감정을 막을 수 없었다. 내 감정을 이해 없이 그의 감정을 이해하려 할수록 수없이 화를 내야 했다. 나는 그가 변하길 바랐다. 하지만 내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결국 내가 변하는 수밖에 없었다. 내 감정을 알기 위해 독서를 하고 나를 알고 있는 사람들보다 나를 모르는 사람들과 만남을 가졌다. 그렇게 일 년이 지나자 이상한 일이 생겼다. 나를 괴롭히던 그가 눈에 띄게 안 보였다. 반응하지 않으니 재미가 없던 모양이었다. 언제부터가 자신이 알던 모습이 아닌 것을 느끼자 더 이상 괴롭히지 않았다.
화해는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마음의 상처가 깊은 곳까지 도달하기 전에 사라지게 만들어야 한다. 어느 누구도 아니 자신과의 화해를 해야 한다. 화해는 상대를 향한 마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책에서 말한다. '상대를 바꿀 수 없다. 자신이 변해야 한다.' 화해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변하지 않고는 화해는 없다. 특히 상처를 준 상대가 갑자기 마음을 바꿔 용서를 구하는 일은 정말 보기 어렵다.
상처를 받은 사람은 상처를 입힌 사람이 먼저 다가와 용서를 구하길 원한다. 자신이 변해야 한다. 자신이 변하면 상대는 저절로 변하거나 주위에서 사라진다. 화해는 서로 가지고 있던 불편한 감정을 없애는 일이다. 그러나 자신의 불편한 감정을 없애는 일이 최선의 화해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