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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원시원 Aug 23. 2023

세상의 언어


© OpenClipart-Vectors, 출처 Pixabay


세상의 언어


세상의 언어라고 하면 인간의 언어를 떠올린다.

세상의 언어란 인간의 언어뿐만 아니라 이 모든 만물의 언어이다.

그 무엇의 느낌, 그것이 세상의 언어이다.


지금 나는 산을 오르고 있다. 

비 온터라 습기를 잔뜩 머문 산은 나의 산행을 더욱 힘들게 하였다.

때마침 불어오는 바람은 얼굴에 맺힌 땀방울을 날려버렸다.

나의 온몸에 바람의 언어가 지나는 순간, 쉼에, 행복감을 얻었다.


평소 눈에 안 보이던 것이 갑자기 들어올 때, 나는 세상의 언어를 맞이한다.

숲 속에서, 거리에서, 일상 속에서 어디서나 나타나고 심지어 꿈을 꾸면서도 나타난다.

세상의 언어는 살아있는 생명뿐만 아니라 나의 주위에 있는 모든 것에 의해 각각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

보이지 않는 공기조차 그것의 언어로 나에게  표현한다. 

상쾌함, 시원함, 깨끗함, 고마움..... 


어제 길을 가다 작은 동상을 발견했다.

23년째 같은 길을 걷지만 어제 처음 발견한 동상이었다.

아파트 후문 양옆에 놓인 해태를 닮은 작은 동상이었다.

나는 그 동상을 십분 남짓 바라보았다.

나는 동상의 언어에 나의 무심함에 놀랐고, 새로움의 얻었다.


세상의 언어는 무언가의 느낌이고 존재이다.

그것을 느낄 때, 나의 의식은 깨어난다.

이제 사물과 공간에 있는 나는 존재의 당연함보다 존재의 가치를 얻는다.

이 순간 나는 더 이상 불필요함에 빠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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