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영업자입니다.
“하루에 어떻게 그렇게 많은 걸 해?”
“잠은 제대로 자는 거야?”
얼마 전, 지인이 내게 물었다.
그 말에 나는 그저 웃으며 대답했다.
“그냥 하죠. 잠은 7시간은 자요.”
내가 특별한 걸 하는 건 아니다.
단지 조금씩, 아주 조금씩 시간을 내어 해온 일들이 쌓였을 뿐이다.
그리고 그 쌓임은, 어느 순간부터 나를 조금 다르게 만들어주었다.
사람들은 성공한 이들의 일상을 보며 감탄한다.
“대단해.” “어떻게 그 많은 일을 해낼 수 있지?”
하지만 그들에겐 그 일이 특별하지 않다.
당연하게 해온 일이기에, 익숙한 일상이 되어 있을 뿐이다.
그들의 ‘습관’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조금씩, 끝까지 해낸 결과다.
그리고 그 습관은 자란다.
늘, 더 깊고 단단하게 자란다.
마치 나무처럼.
나도 그렇게 시작했다.
작은 아침 산책 하나로.
아침 공기를 마시며 걷다 보니, 새벽에 일어나는 게 익숙해졌고,
새벽이 익숙해지니 조용한 시간에 책을 펼치게 되었다.
걸음을 걷다 보니 뛰고 싶어졌고,
달리다 보니 근력운동까지 해보고 싶어졌다.
처음엔 상상도 못 했던 변화들이,
하나의 습관에서 줄줄이 연결되어왔다.
하지만 이 변화가 쉬웠던 건 아니다.
산책 하나 시작하기까지 이불 속에서 수십 번 망설였다.
독서를 하겠다고 책을 펴면, 글자가 눈앞에서 노래 가사로 바뀌었고,
결국 책은 나에게 자장가가 되었다.
헬스장은 더 어려웠다.
하루 운동 후 찾아온 근육통에 며칠을 앓았고,
내 빈약한 몸이 비친 거울 속 모습에 민망함이 앞섰다.
사람들의 눈치가 보여서 사람들이 잘 쓰지 않는 기구를 골라 조용히 앉아 있었고,
그렇게 운동보다 ‘버티기’가 먼저였다.
나는 사실 게으른 사람이다.
변화가 두렵고, 익숙한 일상이 편하다.
자영업자로 바쁘게 살아가며, 늘 예측할 수 없는 하루를 살아가다 보면
‘새로운 오늘’은 때로는 너무 버겁게 다가온다.
그래서 나는 어제와 같은 오늘이 좋다.
그 익숙함 속에 숨어 지내고 싶을 때도 많다.
그런 나에게 ‘새로운 습관’이란 건 매번 결심을 요구했다.
그리고 수없이 무너지는 나를 다시 세우는 일의 반복이었다.
어쩌다 보니…?
아니다.
나에겐 그런 말은 해당되지 않는다.
나는 하다 보면 된다기보다,
‘버티다 보면 언젠가는 된다’는 쪽에 가깝다.
습관은 기적이 아니다.
그건 작은 용기의 반복이다.
그리고 그 반복이 쌓이면, 삶이 바뀐다.
조금씩.
그러나, 끝까지.
작은 시작 하나가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다.
걸음 하나가 하루를 바꾸고,
하루가 쌓여 지금의 내가 되었다.
누군가는 오늘도 말할 것이다.
“그냥 하다 보면 되지 않아?”
하지만 나는 안다.
그 말이 얼마나 쉽게 들려도, 그 안에 담긴 건 수많은 포기와 유혹을 이겨낸 작은 의지의 힘이라는 걸 말이다.
나는 오늘도, 나를 위해 조금씩 나아간다.
결국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니까.
조금씩, 그러나 끝까지.
그게 나를 만드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