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의 내 얼굴

괜찮아, 오늘의 너도

by 시원시원

말은 얼굴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누군가의 말을 듣고

그 사람의 얼굴을 떠올립니다.


말은 소리일 뿐인데,
때로는 온기를 주고,
어떤 때는 마음에 스크래치를 남깁니다.


그래서 말은
그 사람의 마음이 스쳐 나오는 바람과 같습니다.
온도도 있고, 방향도 있고, 때로는 속도도 있기 때문입니다.


가게를 운영하다 보면,
하루에도 수십 번, 낯선 이들과 말을 주고받습니다.

한 가지 예로

“이거, 얼마까지 해줄 수 있나요?”
“이 가격에 안 되면, 다른 데 알아볼게요.”

라며 단도직입적 말하는 손님이 있습니다.

이런 말을 들을 때면

마치 거래보다 저와 겨루기를 하러 온 듯한 느낌이 듭니다.

반면에, 어떤 분은 이렇게 말합니다.

“물건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그런데 조금만 깎아주실 수 있을까요?”


서로 다른 손님의 같은 목적, 같은 말의 방향이지만

누군가의 말에는 배려가 담겨 있고,
저에 대한 존중이 실려 있습니다.

결국 누가 더 좋은 대우를 받았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이기주 작가는 『언어의 온도』에서 말을 이렇게 말합니다.

“말은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지만
천 사람의 귀로 들어가고,
만 사람의 입으로 옮겨진다.”


말은 단지 전달의 수단이 아닙니다.
말은 그 사람의 품격이며,
그 사람의 모습입니다.

무심코 뱉은 말 한 줄에
그 사람의 내면이 고스란히 담기곤 합니다.


또한 이기주 작가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말은 품성이 말하고, 품성이 듣는 것이다.”

“자신의 말소리가 다른 사람의 귀를 틀어막게 한다면
그것은 소리가 아닌 소음이다.”


말은 습관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알아차릴 때 바꿀 수 있습니다.

어떤 말을 주로 쓰는지,
어떤 어조로 말을 꺼내는지,
내가 내뱉은 말이 누군가의 마음에 어떤 여운을 남겼는지를
돌아볼 수 있을 때,
비로소 말은 나를 빛나게 합니다.


우리는 종종
내 말이 옳은지, 정당 한 지에만 집중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그 말이 따뜻했는지, 부드러웠는지,
상대에 대한 예의를 담고 말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말은,
단순히 내 생각을 전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말은 곧 나의 얼굴이며,
나의 품성입니다.


그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우리의 말은 언제나

누군가의 마음에
기분 좋은 바람처럼 살며시 스며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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