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오늘의 너도
누군가 말했다.
'사람은 자기 수준만큼 말한다'
처음엔 그 말이 조금 날카롭게 들렸다.
하지만 살아보니, 자꾸만 고개가 끄덕여진다.
사람은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무심코 튀어나온 말 한마디에서 들켜버린다.
열쇠를 교체하러 고객을 마주하는 내 일이다.
단순히 제품을 설치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매일 수많은 말투와 수많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어떤 손님은 이렇게 말한다.
“이거 얼마까지 해줄 수 있나요?
그 가격에 안 되면 딴 데 갈게요.”
거래 같기도 하고 협박 같기도 한 그 말에
나는 잠시 말문이 막힌다.
그런데 또 어떤 손님은 이렇게 묻는다.
“이거 얼마인가요?
물건은 참 마음에 드는데,
솔직히 조금 부담되네요.
혹시 조금만 깎아주실 수 있을까요?”
단어는 다르지 않다.
가격을 묻고, 할인받고 싶은 마음은 비슷하다.
그런데 어째서 마음의 결은 이토록 다를까.
말투 하나 차이인데,
한쪽은 고맙고, 한쪽은 피로하다.
“말은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지만
천 사람의 귀로 들어가고
끝내 만 사람의 입으로 옮겨진다.”
– 이기주, 『언어의 온도』중에서
말 한마디는 생각보다 멀리 간다.
소문을 타고 퍼지는 향기처럼.
어쩌면 말은 눈보다 정확하게 사람을 보여준다.
말버릇 하나로 타인의 마음을 흔들 수 있고,
말 한마디로 그 사람의 살아온 방식이 비친다.
그러니 말은 신중해야 한다.
특히 일상 속의 말들은 가장 자주 하지만,
가장 대충 내뱉기 쉬운 그 말들이
결국 내 품격을 만든다.
이기주 작가는 말했다.
“자신의 말소리가 다른 사람의 귀를 틀어막게 한다면
그건 소리가 아니라 소음입니다.”
혼잣말처럼 던진 말이
누군가에겐 날카로운 흉기일 수 있다.
특히 습관처럼 하는 말일수록 조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습관은 자기 자신도 모를 정도로 무심하게 반복된다.
말은 습관이고,
습관은 내가 알아차려야 고칠 수 있다.
그걸 알았을 때,
나는 내 말의 무게를 조금씩 돌아보기 시작했다.
우리는 말로 시작해서, 말로 오해하고,
결국 말로 풀어야 하는 삶을 산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은
이미 고전이 된 속담이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이렇게도 쓰여 있다.
“말 한마디에 천 냥을 잃을 수도 있다.”
좋은 말은 향기처럼 남고,
나쁜 말은 흠집처럼 남는다.
사람은 잊는 동물이지만,
이상하게도 말의 상처는 오래 남는다.
그래서일까,
상대방이 아닌, 나의 향기를 위해
나는 요즘 말을 고른다.
말을 잘한다는 건,
재치 있거나 유창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가끔은 조용히 기다려주는 말이 필요하고,
어떤 때는 먼저 물어봐주는 말이 위로가 되며,
무엇보다도,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말이 오래 남는다.
그 말들이 결국 당신을 기억하게 만든다.
말은 한순간의 도구 같지만,
사실은 평생 남는 인상이다.
좋은 말은 향기처럼,
그 사람의 마음에 오래 남는다.